(2021-1-20)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1년을 넘기면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일단 극장, 테마파크, 스포츠 이벤트 등은 폐쇄 기간이 길어지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직 많은 시청자들의 외부 활동을 자제한 상황에서 집에서만 머물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에도 기회를 잡는 사업자들이 있습니다. 집에서의 즐기는 콘텐트를 만드는 회사들입니다. Trailer Park Group은 코로나바이러스 시대, 집에서의 미디어 소비가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매번 드리는 말씀이지만 미국과 한국이 다르지 않습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23~49세 미국 거주자 10명 중 8명이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TV 등 콘텐트 소비가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스트리밍 서비스 등의 구독과 미디어들의 광고 매출도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실 야외 활동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모든 콘텐트 소비가 가정 내 소비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궁금한 문제는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 인가 입니다. 재택 근무가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콘텐트 소비가 늘어났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4명 중 3명 재택 근무 선호]
여기 대답을 찾기 위해 재미있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앞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어떤 근무를 형태를 선호하냐는 질문에 4명 중 1명만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나머지는 어떤 형태로든 집에서 일하는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응답자 중 37%는 가까이는 앞으로도 완전히 집에서 근무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일주일에 2~3번 정도 사무실 가고 싶다는 답을 한 사람들은 40%나 됐습니다.
23~49세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인데, 이를 정리하며 10명 중 8명의 사람들이 재택 근무를 선호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콘텐트 소비와 연동됩니다. 집에 있다 보면 TV나 스트리밍 서비스 시청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당분간은 가정 내 미디어 시청의 전성 시대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가정 시청 시대, 어떤 콘텐트가 뜰 것인가. 좀 구체적인 설문 조사 결과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같은 조사에 ‘집에 있으면서 절약된 출퇴근 시간에 뭘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응답자들은 첫 번째로 ‘TV와 영화 시청’을 꼽았습니다. 복수 응답이 가능했는데 전체의 54%입니다. 두 번째도 유사한 답변인 ‘온라인 콘텐트’ 시청입니다. 쿠킹이나 운동, 비디오 게임, 오디오북, 팟캐스트 등의 콘텐트의 범주에 포함할 수 있는 미디어 시청이 급속히 증가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온라인 뉴스 소비(37% 증가)의 증가인데 장기적으로는 온라인 미디어들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종합하면, 영화와 TV시청이 늘지만 동시에 팟캐스트 등 다른 포맷의 콘텐트 소비도 증가한다는 겁니다. 시청자들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TV와 영화 시청 증가, 어린이 콘텐트를 주목하라]
이와 함께 TV와 영화 시청이 늘어났지만, 이 혜택은 모든 방송사에 돌아가지 않습니다. 준비된 방송사들 혹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시대, 정말 필요성이 높아진 콘텐트를 만드는 방송사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시간 TV네트워크(ABC, CBS, NBC 등)의 시청률은 더욱 떨어질 겁니다. 일단 수치상으로 보면 2020년 미국 내 대다수의 TV네트워크 프라임타임(오후 8~11시, 주말 7시-10시)시청률은 떨어졌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한 신작 콘텐트 부족 때문이라고 자조할 수 있지만 상황은 좀 다릅니다. 2019년보다 시청률이 올라간 방송사는 3곳이었는데 CNN, FOX뉴스, MSNBC 등 뉴스 채널이었습니다.
프라임 타임 시청률 감소에는 스트리밍 서비스 소비 증가, 소셜 미디어 이용 증가, 가족과 보내는 증가 등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앞으로도 실시간 TV는 이들 서비스와 시청자들의 시간을 나눴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뉴스 등 이슈 중심의 시청은 늘어나겠지만 관습적 TV시청은 점점 줄어들 겁니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 콘텐트 시청 트렌드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한국 미디어, 콘텐트 기업들도 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오디언스는 이제 시청자가 아닌 구독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집에서 보는 콘텐트는 내용과 성격이 다소 다릅니다. 중장년층의 미디어 시청이 더 많아지고 어린이 교육 콘텐트 소비도 늘어납니다.
이에 대한 해답은 최근 끝난 CES2021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닐슨이 올해(2021년) 처음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시청률(영화)를 공개했는데 1~10위까지 모두 어린이나 가족과 관련된 영화였습니다. 물론 여전히 개인 시청은 늘겠지만 적어도 집에선 다시 공동 시청의 흐름도 살아납니다 .그럴 경우 가족을 이어주는 강력한 매개체가 됩니다.
한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