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커가는 인도 스트리밍 시장, 머독도 가세 "인도 로컬 사업자의 고민"
스트리밍 가능 인구 10억 명에 달하는 인도 시장. 디즈니, 넷플릭스 등 글로벌 스트리밍에 이어 미디어 재벌 머독도 인도 기반 서비스 투자에 나서. 힌두어 콘텐츠는 비영어 작품 중 30% 정도의 글로벌 수요도 가지고 있어 스트리밍 서비스 글로벌 진출에 중요도 높아져
폭스 뉴스(FOX NEWS), WSJ 등 글로벌 미디어 제국을 건설한 루퍼트 머독의 아들 제임스 머독(James Murdoch)이 인도 투자에 나섰습니다.
제임스 머독과 전직 디즈니 아시아 지역 대표 우다이 샹카르(Uday Shankar)가 이끄는 보디 트리 시스템스(Bodhi Tree Systems)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인도 스트리밍 서비스 바이어컴18(Viacom18)에 17억 8,000만 달러(2조 2,6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머독과 샹카이는 지난 2021년 스트리밍 시장 공략을 위해 합작사 보디 트리를 설립했습니다. 보디 트리는 카타르 투자청(the Qatar Investment Authority)으로부터 15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커가는 인도 시장, 글로벌 스트리밍의 격전지]
머독 가족(Murdoch family)은 지난 2019년 21세기 폭스(Fox)를 디즈니에 매각하면서 인도 자회사 스타 인디아(Star India)도 함께 넘겼습니다. 스타 인디아가 운영하던 스트리밍 서비스 핫스타(Hotstar)도 디즈니에 경영권이 넘어갔습니다. 핫스타는 수백 만 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크리켓(criket) 경기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등 디즈니의 인도 스트리밍 시장 공략의 교두보가 됐습니다.
그가 다시 인도 투자에 나선 이유는 인도가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스트리밍 서비스 성장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인도의 스트리밍 가능 인구는 10억 명입니다. 디즈니+(Disney+)는 글로벌 시장 1억 2,900만 명의 가입자 중 가량인 4,900만 명이 인도 지역 구독자입니다. 미국과 캐나다를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그러나 인도는 대표적인 저가 스트리밍 서비스 지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박리다매인 셈인데 구독료 평균이 월 2~3달러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워낙 시장이 크니 사업자들이 몰립니다.
4년 전 인도에 진출한 넷플릭스도 고전 속 점유율 확대를 위해 노력 중입니다. MPA(Media Partners Asia)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구독자가 550만 명(2021년 말 기준), 전체 가입자 중 인도 점유율도 0.4%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지난 1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도 인도의 낮은 성과에 상당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비영어 콘텐츠 중 인도 드라마, 영화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이 지역에 투자해 제작한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으로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제작비도 저렴해 투자 대비 효과도 큽니다.
악시오스는 지난 2월 “인도어 힌디(Hindi) 콘텐츠가 비영어 작품 중 30~40% 가량의 수요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 이후 한국, 일본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로 점유율은 낮아졌지만 글로벌 확장이 절실한 메이저 스트리밍 서비스들에게는 여전히 필요한 시장입니다.
머독과 상캬르도 준비된 성명을 통해 “10억 명 이상의 시장을 가진 인도에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인도 스트리밍 시장 1위가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과 싸우는 인도 토종 스트리밍]
머독의 투자를 받은 바이어컴18은 파라마운트(Paramount Global)와 인도의 통신 재벌 무시케 암바니(Mukesh Ambani)가 49대 51의 지분을 투자한 조인트 벤처입니다. 현재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 채널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암바니의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Reliance Industries)의 자회사(Reliance Projects & Property Management Services)도 이 회사에 2억 1,6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릴라이언스는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JioCinema)를 바이어컴18로 옮겨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럴 경우 바이어컴18은 아시아 시장을 넘어 글로벌에서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규모를 보유할 것으로 보입니다. 릴라이언스는 50억 달러를 투자해 인도 프리미어 리그, 크리켓 리그(cricket league) 등 스포츠 판권 확보 경쟁에도 뛰어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재벌 머독과 인도 재벌 암바니의 등장은 ‘인도 스트리밍 시장’ 경쟁을 더 뜨겁게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바이어컴18은 현재 인도 스트리밍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디즈니, 아마존, 소니와 현지 기업 지(Zee)가 합작한 ‘지 엔터테인먼트(Zee Entertainment Enterprises)’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로컬 인도 스트리밍 서비스는 글로벌 메이저 스트리밍과 맞서기 위해 ‘외국 자본’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규모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로컬 스트리밍의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그러나 결국 외국 자본들과 손을 잡는 건 또 다른 시장 잠식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글로벌 미디어들이 인도 현지 시장을 장악한다는 측면은 우리에게도 주는 메시지가 큽니다. 그렇지만, 투자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로컬의 고육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