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트리밍 서비스, 프랑스 지상파 방송 시장을 흔들다.
지난해 5월 합병을 선언한 프랑스 최대 민영 방송사 TF1과 M6. 프랑스 규제 당국의 조사가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스트리밍 합작 사업도 정비. 기존 프랑스 공영 방송과 공동 소유하고 있던 스트리밍 서비스 살토(Salto) 지분, 합작 법인이 전량 인수키로. 공영과 민영 스트리밍으로 재편되는 프팡스
스트리밍 시대, 방송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스트리밍의 광풍 속 상대적 안정권이었던 지상파 방송사들까지 합병을 선언한데 이어 힘을 합쳐 넷플릭스, 디즈니+에 대항하기 시작한 겁니다. 다름 아닌 프랑스(France)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5월 합병을 선언한 프랑스 민영 지상파 방송사 TF1과 M6의 결합 작업은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현재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데 올해 연말 공식 승인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러니 하게 합병의 원인도 스트리밍이지만 합병을 가능하게 만든 것도 스트리밍입니다.
과거 같았으면 불가능했을 결합이지만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TF1과 M6도 지난해 합병 계획을 발표하면서 “프랑스의 주요 미디어 그룹을 만들고 글로벌 플랫폼과의 경쟁에 대응할 것”이라며 “합병이 성공할 경우 넷플릭스, 디즈니+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또 합병 이후에는 연간 비용 절감도 연간 2억 5,000만 유로(3,360억 원)~ 3억 5,000만 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합병 방송사 독점 경영권은 30% 지분의 부이그가 보유하게 됩니다.
[TV광고 시장 70%의 합병, 독점 아닌 생존 문제]
프랑스 건설사 부이그(Bouygues)가 보유하고 있는 방송사 TF1과 독일 미디어 기업 베텔스만(Berteslmann)이 보유한 M6를 결합하면 프랑스 TV 광고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게 됩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연간 매출액 40억 달러(4조 8,800억 원)에 달하는 민영 방송사가 탄생합니다.
그러나 프랑스 규제 당국은 현재 TV시장 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광고 시장도 함께 보고 있습니다. 이를 확장하면 두 회사의 점유율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합병 승인을 자신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두 회사의 결합은 독점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겁니다.
M6의 입장에선 안타까운 합병일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 1987년 메이저 방송사(텔레비지옹, TF1)이 독과점하고 있는 프랑스 방송 시장에 다양성을 불어넣기 위해 시장에 들어왔습니다.
당시 별명은 ‘떠오르는 작은 방송국’이었습니다. 독창적이고 알찬 프로그램, 젊은 이들이 좋아하는 방송을 내세우며 90년 대 초반 연간 매출 성장률이 50%에 달했습니다. 저녁 8시 메인 뉴스 프로그램을 내보내기보다는 저녁 7시 54분에 6분 동안 주요 뉴스를 단신으로 전하는 '6 Minutes'를 편성했고 또 모든 TV가 주말 영화를 방영하는 일요일 저녁(8시 50분) 경제와 시사 정보 프로그램을 편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실험은 30년이 넘은 지금, 도전 받고 있습니다.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테크놀로지와 방송이 결합되는 시대’의 책임입니다.
[프랑스 공민영 스트리밍 분리]
M6와 TF1의 합병 이유가 넷플릭스와 싸우기 위해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관점에서 합병 이후 변화하는 모습이 또 있습니다. 프랑스 공민영 방송사들의 연합 스트리밍 서비스인 살토(Salto)가 결별 수순에 돌입한 겁니다.
지난 2020년 10월 런칭한 스트리밍 서비스 살토는 프랑스 텔레비지옹, TF1, M6 등 프랑스 공민영방송들이 힘을 합친 ‘공민영 방송 합작 서비스’입니다. 공민영 방송사들의 협업은 드문 케이스입니다. BBC와 ITV가 합친 영국 브릿박스(Britbox)가 있었지만 첫 런칭을 미국에서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찾는다면 웨이브의 전신인 푹(Pooq)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프로그램 공급 등 다른 점도 많습니다.)
결국 TF1-M6의 합병은 이들의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지난 2022년 3월 24일(미국 시간) TF1과 M6은 합병에 성공하게 되면 프랑스 공영방송 텔레지옹이 보유하고 있는 살토 지분(33%, 600억 규모)을 모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지분 인수 이유는 지배 구조를 단순화해 스트리밍 경쟁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니다. TF1과 M6는 성명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그룹(M6+TF1)은 살토 지분의 100%를 보유하게 된다.”며 “스트리밍 서비스에 공격적 경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사실, TF1과 M6의 합병은 공영방송(텔레비지옹)에게 고민을 줬습니다. 불가피한 현실이라는 것을 알지만 3대 1에서 2대 1의 지분 구조를 가지게 되는 합병에 대해 텔레비지옹은 장고에 들어갔습니다. 에르노트 텔레비지옹 대표는 살토 지분 매각 후 프랑스 텔레비지옹은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 강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텔레비지옹은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1위인 프랑스TV(France.tv)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결국 스트리밍 시장이 가속화되자 프랑스 방송 시장은 이렇게 변했습니다. 방송사들의 합병과 스트리밍 서비스의 분화(공영과 민영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한편, 프랑스 공정 경쟁 조사 당국(The L’Autorité française de la concurrence)은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TV채널 거래 시장보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공정 경쟁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두 회사는 살토 외 MyTF1, 6play 라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SVOD)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참고/3월 4주 주간 미디어 요약입니다. 오스카와 넷플릭스, 파라마운트+의 할로에 대한 내용이 담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