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애플과 야구의 동거, 성공 가능성은
애플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TV+, 서비스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경기 중계 나서, 가입자 확보를 위한 고육책. 한국 등에서도 서비스 될 듯. MLB가 현재 2000만 명 수준인 애플 TV+를 살릴 수 있을 지에 관심 집중.
애플 소식은 한국에서도 모든 매체가 전합니다. 그래서 다루지 않으려고 했지만 스트리밍 비즈니스에서는 의미 있는 시도가 있어 뉴스레터에 첨부합니다.
애플의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TV+(Apple TV Plus)가 출시 이후 처음으로 미국 프로야구 라이브 스포츠 중계에 나섭니다. 스포츠에 애플까지 가세했다는 건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애플 TV+ 첫 스포츠 중계에 나서, 한국서도 시청 가능]
애플 TV+는 매주 금요일 열리는 메이저리그베이스볼(MLB) 2경기(Doubleheader)를 2022년 시즌부터 중계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중계 방송사였던 ESPN이 주말(Sunday) 경기,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등의 중계에 집중하는 새로운 7년 계약을 맺으면서 애플의 중계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현재 선수들과의 임금 협상 결렬로 미국 프로야구 구단주들의 직장 폐쇄가 이어지고 있어 중계 시작 시점은 아직 불투명합니다. 그러나 양 측은 MLB가 시작되는 이후 즉시 중계를 시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LB 측은 3월 1일 오는 3월 31일 열릴 예정이었던 개막 경기를 취소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애플 TV+가 스트리밍 콘텐츠 라인업에 스포츠를 추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금요일 저녁 야구 패키지(Friday Night Baseball)는 전국 대상의 경기 중계이며 경기 전, 후 분석 프로그램과 함께 매주 두 번의 매치업을 선보입니다. 애플은 ‘MLB Big Inning’이라는 경기 하이라이트 소개 및 정규 시즌 분석 프로그램도 방송합니다. 그러나 중계권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애플 TV+ 야구 경기 중계는 독특한 포맷도 차용했습니다. 일단 24시간 7일 경기를 다시 볼 수 있고 경기 뉴스와 분석 해설, 과거 클래식 게임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도 서비스됩니다. 아울러 애플은 리그와 팀을 취재하는 뉴스 기사도 애플 뉴스(Apple News)에서 제공합니다. 구독자들은 뉴스 앱에서 경기 하이라이트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 경기는 미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시청할 수 있습니다. MLB를 선호하는 해외 팬들도 많은 만큼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상 국가는 미국 외 한국, 캐나다, 호주, 브라질, 일본, 멕시코, 푸에토리코, 영국 등입니다.
애플 서비스 담당 부사장 피터 스턴(Peter Stern)은 인터뷰에서 “야구 팬들은 시즌 개막을 상당히 많이 기다릴 것”이라며 “특히, 야구는 애플 고객들에게도 중요한 콘텐츠로 애플 TV+를 통해 중계할 수 있게 되어서 자랑스럽다”고 언급했습니다.
전세계 100개가 넘는 국가에 진출해 있는 스트리밍과 손을 잡게 된 MLB 도 이번 계약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제 스포츠 중계권이 해외 진출이 해당 국가의 중계 방송사가 아닌 글로벌 스트리밍을 통해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미국 내 방송 중계권과 블록 계약이 가능해 새로운 형태의 스포츠 중계권 시장이 형성될 수도 있습니다.
MLB 임원 노아 가든(Noah Garden)도 인터뷰에서 “우리의 다음 세대는 유료 방송을 보지 않거나 어떤 묶음 상품에도 속해 있지 않은 코드 네버(Cord-Never) 세대”라고 설명했습니다. 애플은 이번 MLB 중계로 더 많은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스포츠 중계 가속화]
스트리밍 플랫폼들의 라이브 스포츠 중계는 최근 2년 간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스포츠 콘텐츠의 경우 신규 구독자를 확보하기 쉽고 지속적인 방문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특히, 광고 모델을 수익 기반으로 채택하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수익 증대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아마존 스트리밍 서비스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도 2022년 시즌부터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목요일 중계(Thursday Night package)에 나섭니다.
이에 앞서 NBC유니버설은 올림픽 중계와 함께 영국 프리미어 리그(English Premier League soccer)를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에 중계하고 있습니다. 또 파라마운트 글로벌(과거 ViacomCBS)의 경우도 몇 개 해외 축구 경기 중계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외 HBO MAX도 지난 3월 1일 사상 처음으로 워너미디어 소속 채널 터너와 계약을 통해 미국 축구협회(U.S. Soccer Federation)와 8년 간 중계 계약을 맺었습니다.
문제가 되는 건 가격입니다.
기존 스포츠 중계권 시장에 TV뿐만 아니라 빅테크 스트리밍 사업자까지 가세하면서 주요 메이저 경기의 중계권은 다시 상승하고 있습니다. 최근 2033년까지 협상이 완료된 NFL 중계권은 평균 40~130% 중계권 가격이 올랐습니다.
[스포츠 중계권 애플 TV+를 살릴까]
MBL 중계에 나섰지만 애플의 스트리밍 TV+전략은 모호합니다. 여전히 투자 등의 지점에서 애매한 스탠스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 TV+는 정확한 가입자 숫자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4,000만 명 내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디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이 중 유료 가입자는 2,000만 명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HBO MAX가 1억~2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효 경쟁을 위해선 애플은 더 많은 가입자를 모을 필요가 있습니다. 애플 TV+의 부진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 라인업 부족’입니다. 비슷한 가격의 파라마운트+, 피콕 등과 비교하면 콘텐츠 다양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이 정도 가입자로는 애플의 스트리밍 수익도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월 4.99달러 가격을 산정하면 애플 TV+는 연간 12억(1조 4,900억 원) 달러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애플 전체 수익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스트리밍 콘텐츠 제작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건전한 성장을 위해선 더 많은 수익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MLB가 애플에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몰아질 주 내부에서도 관심이 많습니다.
HBO MAX는 지난해 4분기에만 12억 달러를 콘텐츠에 투자했습니다.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올해(2022년) 매주 하나의 영화나 TV쇼를 내놓으면서 스트리밍 서비스 마케팅에 5억 달러를 쓸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만약 이 계획대로 라면 애플 TV+는 상당한 적자가 불가피합니다.
엄청난 현금을 가진 애플의 적자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입장은 아직 없습니다. 지난 분기 실적 발표에서 팀 쿡(Tim Cook) CEO는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TV+’가 순항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 뒤 애플이 보여준 스트리밍 전략을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 컴캐스트의 케이블TV박스에 애플 TV+를 공급한다고 밝혔지만 장기적인 정책 변화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멤버십을 모으기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과 같은 전략인지 아닌 지를 알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애플의 막대한 이익을 감안하면 현재 적자는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의 미래는 알 수 없다. 애플에 대한 미국 규제 기관의 압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