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글로벌 언론들이 우크라이나를 취재하는 방법은 바로 '현장'과 '플랫폼'
CNN, NYT 등 전례 없는 전쟁을 대하는 자세. 팩트 보도를 위해 과거 어떤 전쟁보다 많은 기자 현장 파견. 소셜 미디어 등에 유통되는 오남용 가짜 뉴스와 차별화를 위한 전략. 또 러시아 정부의 억압을 피해 다양한 우회 플랫폼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불법 침공한 이후, 글로벌 뉴스 미디어들도 러시아와 전쟁 중이다. 팩트와 진실, 그리고 전쟁의 참상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미국의 경우 CNN, 폭스뉴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은 이미 많은 인력을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1명부터 75명까지 규모는 매우 다릅니다.
이번 취재의 특징은 바로 현장입니다. 지상에서 벌어지는 현대전에는 역대 어떤 전쟁보다 많은 취재 인력이 현장 취재에 나서고 있습니다.
트위터, 유튜브에서 유통되는 넘치는 정보와 이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한 눈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현장 그림만을 위해서 라면 굳이 기자를 위험하고 취재가 힘든 지역에 보낼 필요가 없습니다. 요즘엔 틱톡과 트위터가 더 많은 영상 자료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글로벌 뉴스 미디어(좋은)들이 주목하는 지점은 바로 ‘팩트’와 ‘정보’입니다. 이를 왜곡하는 오픈 플랫폼과 러시아 정부에 대응해 과거 어느때보다 현장을 더 주목합니다.
워싱턴포스트 국제 담당 에디터 더글라스 제일(Douglas Jehl)은 프레스 가젯과의 인터뷰에서 “아랍의 봄 이후 과거 어느때보다 많은 인력이 현장에 투입됐다”며 “현장 보도(Our on-the-ground presence)와 팩트 기반 취재는 오남용 정보와 가짜뉴스가 넘치는 지금,진실을 취재하고 탐구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 많은 언론사가 있지만, 몇 곳만 소개합니다. 현장과 플랫폼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곳들입니다.
CNN
현재 어떤 언론보다 많은 인력을 현장에 배치했습니다. 지난 2월 말 한 인터뷰에 따르면 CNN은 총 75명을 현장으로 보내 취재 인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CNN 인터내셔널 대표인 마이크 맥카시(Mike McCarthy)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운전사와 통역 등을 포함해 75명을 투입했다.”며 “사이버 공격으로 방송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키예프가 아닌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 시를 기지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CNN은 시스템 문제에 대비해 6개, 7개의 백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NN은 매일 아침 9시 30분. 모회사 워너미디어의 대표가 될 데이비 자슬라브(David Zaslav) CEO와 3명의 CNN사장 대행(Michael Bass, Amy Entelis, Ken Jautz)이 모여 현장을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 현장 보도로 CNN의 2월 시청률은 디지털의 경우 전체 1등이며 TV시청률도 5위 내에 포함됐습니다.
CNN은 이번 전쟁을 계기로 자신들의 가치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파악했습니다. 이는 조만간 출시 예정인 구독 스트리밍 서비스 CNN+(월 5.99달러)의 방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뉴욕타임스 내셔널 현장 특파원 사브리나 타버니스(Sabrina Tavernise)는 3월 3일 한 명의 특파원 동료 등 7명이 우크라이나 한 유치원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힌 바 있습니다.
또 다른 특징은 뉴욕타임스가 다양한 플랫폼과 IT기술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커버하고 있다는 겁니다. 러시아 침공 지도를 제공하고 뉴스 업데이트를 계속 제공하기 위해 구독자 전용 뉴스레터(dedicated newsletter)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이 전쟁의 원인과 의미를 알려지기 위한 부모와 ‘어린이 전용 페이지’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방법들을 알려주는 페이지도 있습니다.
또한 현장 기지와 사진 작가, 영상 기자, 오디오 프로듀서 등이 보내오는 자료를 서비스하는 전용 라이브 블로그(live blog)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틱톡(TikTok) 등을 이용하는 뉴스 미디어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전합니다.
CBS뉴스
CBS뉴스는 전날 TV에서 방송된 메인 뉴스’ The CBS Evening News with Norah O’Donnell’에서 30초 뉴스를 편집한 꼭지를 포스팅합니다. 이외 CBS는 현지 주민과 인터뷰하는 특파원 AP, 로이터와 같은 통신사 콘텐츠 및 소셜 미디어 서비스 통신사 스토리풀(Storyful)에서 받은 비디오를 올립니다.
CBS뉴스는 현장에서 기자들이 직접 느끼고 경험한 영상을 전송하고 있습니다. CBS는 키예프의 주유소 대기 줄이 거리를 따라 늘어선 모습이나 헝가리 국경에서 재회한 뒤 울며 껴안는 우크라이나 엄마들 등을 통해 ‘전쟁이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기자를 보냈기 때문도 있습니다.
바이스뉴스 (Vice News)
뉴미디어인 바이스도 현장 취재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규모는 크지 않습니다. 바이스 뉴스 현장 특파원 매튜 카젤(Matthew Cassel)은 키예프에서 취재를 벌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인터내셔널 특파원 벤 솔로몬(Ben Solomon)은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에서 현장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현지 통신원(Contributor)도 운영 중입니다.
버즈피드 뉴스(Buzzfeed News)
국내 안보 담당 기자 한명(Christopher Miller)을 현장에 배치했고 3명의 로컬 프리랜서 기자들을 고용해 현장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이외 미국 공영 라디오인 NPR은 우크라이나 상황을 그대로 보도하기 위한 전용 데일리 팟캐스트( State of Ukraine)도 오픈했습니다.
취재 억압에 대응하는 방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를 보도하는 서방 언론들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압박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의회(Duma) 지난 3월 4일 전쟁에 대한 가짜 뉴스를 보도하는 기자들에 대해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부여할 수 있는 법안(fake News Law)을 통과시켰습니다.
BBC, 블룸버그 등 언론사들은 러시아 내 취재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또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 자유 언론들(Echo Moscow, TV Rain, Meduza)도 대거 폐쇄했습니다.
BBC, VOA(Voice of America), 라디오 프리 유럽(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RFE/RL)) 등은 이미 러시아에 정부에 의해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이 사이트들이 가짜 뉴스를 소식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러시아 정부의 억압을 피해 진실을 알리기 위한 언론사들의 노력도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미디어 뉴스들은 러시아 독자들에게 VPN(가상 사설 네트워크), 암호화된 브라우저를 통해 뉴스를 볼 수 있는 사이트를 알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냉전 시대 사용했던 단파 라디오까지 도입(BBC)하며 뉴스 중단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입니다.
BBC는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정확하고 독립적인 정보에 대한 접근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부정되어서는 안 되는 기본적인 인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검열 우회 툴인 피시폰(Psiphon)과 익명 보안 브라우저 토르(Tor) 등 2개 앱을 통해 BBC 콘텐츠에 접속해 정보 차단을 우회하는 방법을 담은 안내문을 게재했습니다.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역시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 있는 우리 사이트에 가해지는 어떠한 차단 노력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시청자들이 러시아 정부를 우회해 볼 수 있는 도구와 자원을 홍보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