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워너, 1분기 나쁘지 않았지만 걱정되는 미래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가 합병해 탄생한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1분기 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3억 달러 가까이 증가.. 그러나 최근 CNN+ 전격 중단하는 등 스트리밍 투자를 현실화하겠다고 밝혀. HBO MAX, 디스커버리+ 등을 합친 메가 스트리밍도 예고
지난 4월 8일 합병에 성공한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arner Br Discovery, WBD)가 2022년 1분기 수익이 증가했습니다. 레거시 TV오디언스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스트리밍 서비스 관련 광고와 콘텐츠 유통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유료 뉴스 스트리밍 서비스 CNN+를 서비스 한 달 만에 전격 폐쇄해 논란이 됐던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는 워너미디어(WarnerMedia)와 디스커버리(Discovery)가 합병해 탄생한 회사입니다. 1분기 발표는 합병 후 처음 공개되는 데이터인데 합병 시점에 따라 워너미디어의 영업 실적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3월 말 현재 디스커버리+의 구독자는 2,400만 명으로 지난 2021년 말보다 200만 명의 증가했습니다. 이에 앞서 HBO MAX는 1분기 300만 명의 가입자가 증가했다고 밝혀 이를 포함하면 WBD는 500만 명의 구독자가 늘었습니다.
합병된 WBD는 스트리밍 서비스 두개 HBO MAX, 디스커버리+와 함께, HBO CNN, HGTV, 푸드네트워크, OWN, TNT 등 다양한 케이블TV채널, 제작 스튜디오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WBD, 1분기 순이익 4억 5,600만 달러]
2022년 1분기 이 회사의 순이익은 4억 5,600만 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 1억 4,0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상승했습니다. 실적 발표 성명에서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CEO는 과거가 아닌 합병 회사의 미래를 강조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썼습니다.
또 합병 후 두 스트리밍 서비스(HBO MAX와 디스커버리(Discovery+))를 통합해 ‘메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전격 폐쇄한 CNN+의 콘텐츠도 이 메가 스트리밍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WBD 경영진은 뉴스 스트리밍 서비스가 메가 스트리밍 전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습니다.
자슬라브 CEO는 “우리는 우리의 스토리텔링과 뉴스, 스포츠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우리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기 위해 전략적 통합과 균형 있는 접근을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팀과 서비스를 합치고 조직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매출의 경우 WBD는 2022년 1분기 31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28억 달러에서 13%가 상승한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WBD는 디지털과 모바일 사업부의 광고 성장에 힘입어 미국 네트워크(미국 내 방송) 매출이 7% 상승했습니다. 또 디스커버리의 성장에 따라 유통 매출도 11% 커졌습니다. 글로벌 시장 매출의 경우 디스커버리의 유럽 스포츠 사업부 유로스포츠(Eurosport)의 베이징 동계 올림픽 중계로 광고 매출이 크게 늘어 전체 25%가 급증했습니다.
[WBD, 합병 후 보수적 투자 전망]
하지만, 2022년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으로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뉴욕 증시에 상장한 WBD의 주가는 8.7% 떨어진 19.63달러로 4월 11일 합병 후 첫 거래를 시작한 뒤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실적 발표에서 CFO인 구나 위덴펠즈(Gunnar Wiedenfels)는 “(기존)워너미디어는 정확한 전략적 재무적 기반이 부족한 대규모 투자를 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또 데이비드 자슬라브 CEO도 “CNN+중단에서 봤듯 우리는 신속하고 명확한 경영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최근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미래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할 것이라고 WBD는 밝혔습니다. 자슬라브는 “합병된 회사가 향후 보다 집중적이고 규칙을 가진 투자를 할 것(discipline and focus to its investments)”이라며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과도한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금 흐름 유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향후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의 콘텐츠 투자가 다소 축소될 것을 예고하는 대목입니다. 이는 지난 주 넷플릭스가 2분기 200만 명의 가입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 함께 당분간 스트리밍 서비스의 투자 과열 양상이 다소 조정될 것이라는 분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때문에 스트리밍 성장과는 별개로 그동안 이 산업에 대한 맹목적 지지를 이어온 투자자들의 생각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스트리밍, 가입자 대신 수익성 및 대차대조표 관리]
WBD는 당초 두 회사가 합병되면 연간 30억 달러의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투자 축소, 비용 절감, 조직 구조 조정 등이 진행되어야 가능한 숫자입니다.
3,600억 원이 넘게 투자한 CNN+의 죽음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CNN+의 전격 중단으로 700명 중 최소 350명이 해고될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예상했습니다. 자슬라브 CEO는 영화, TV, 스트리밍, 뉴스, 스포츠 등에 관계없이 ‘균형적이고 수직적인 전략으로 콘텐츠’에 집중하는 회사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HBO MAX와 디스커버리+는 조만간 통합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가격이 문제인데 아직은 공식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성공의 잠재력은 충분합니다. 그러나 시장은 잠재력보다는 실행에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악시오스는 4월 30일 서비스를 중단하는 CNN+의 최신 분석과 성과 데이터를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당초 CNN은 향후 10년 내 유료 뉴스 스트리밍 서비스가 연간 5억 달러(7,000억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기존 케이블TV 비즈니스에 비해 수익율이 더 많을 것으로 분석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스커버리가 ‘스트리밍 뉴스 비즈니스’의 미래와 수익성을 의심하며 서비스를 전격 폐쇄했던 이유는 상반되는 결론입니다. 이 데이터는 3월 CNN이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 임원들에게 공개했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습니다.
CNN+는 또한 디스커버리의 원대한 목표인 ‘메가 스트리밍’에는 CNN+가 맞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일부 CNN 임원들은 “디스커버리 지도부가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 합병이 공식적으로 완료되기도 전에 이 서비스를 죽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느꼈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습니다.
CNN+의 이런 재무 전망은 가입자 증가 예상 추이를 통해 나왔습니다.
CNN+는 향후 7,200만 명의 잠재 시장 중 20230년 3,000만 명 정도의 글로벌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CNN은 확산되고 있는 크리에이터 경제 내에서 ‘충성도 있는 오디언스’를 중심으로 구독 비즈니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바 있습니다. CNN+가 포섭 가능한 구독자는 세 층위로 구분됐습니다. 물론 이들 숫자에는 중복도 있습니다.
CNN슈퍼팬: 2,900만 명
뉴스와 교양 프로그램 SVOD 팬: 2,400만 명
글로벌 뉴스 소비자(유료 뉴스 서비스 이용자): 3,600 만 명
이런 분석 아래 CNN+는 현재 CNN+구독자 70%가 HBO MAX와의 번들(묶음 상품)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CNN의 계산에 따르면 HBO MAX(15.99달러)와 CNN+(5.99달러)의 묶음 상품이 나올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두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는 가격이 단순 합산 22달러. 통상적으로 번들로 이용할 경우 20% 이상 저렴해지는 것을 감안하면 16~18달러 가량의 월 이용료를 받는 새로운 서비스들이 가능했습니다.
여기에는 또 기존 CNN 케이블TV 이용자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와 전반적인 구독 비즈니스가 강해지는 구조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디스커버리는 이런 CNN의 분석을 믿지 않았습니다.
CNN+가 폐쇄를 결정할 당시 구독자는 15만 명 수준이었습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2주 정도 되는 시점이었는데 CNN 내부에서는 나쁘지 않은 결론이라는 분석이었습니다. 스마트TV 앱이 나오지도 않았고 로쿠(Roku) 등 스트리밍 서비스 포털에서 공급되지 못한 상태에서 올린 성과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디스커버리는 만족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