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넷플릭스 1분기 20만 명 감소..."글로벌"이 해답
넷플릭스 2022년 1분기, 가입자 순감 20만 명, 전체 가입자 2억 2,000만 명 선에 머물러. 러시아-우크라이나, 가격 인상, 인플레이션, 스마트TV로의 무게 중심 이동 등의 악재가 겹친 결과. 다양한 수익원이 필요한 시점
지난해 4분기 8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Netflix).
넷플릭스는 지난 1월 이후 1분기 가입자 확보가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가 20% 이상 떨어졌습니다. 여기에 구독료 인상과 기대 콘텐츠 부족으로 영업도 고전을 거듭해왔습니다. 2022년 1분기 실적 발표 결과 우려가 현실이 됐습니다. 여전히 글로벌 최고 구독 미디어인 넷플릭스도 변화를 고민할 지점에 왔습니다.
[2022년 1분기 20만 명 줄어든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4월 19일(미국 시간) 오후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20만 명의 가입자가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드라마 ‘브리저튼(Bridgerton)’ 시즌2가 영어권 콘텐츠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1분기 실적에는 힘을 실어 주지 못했습니다. 3월 25일 공개된 ‘브리저튼’ 시즌2는 4월 17일 현재 공개 첫 28일 동안 6억2,700만 시간이 소비돼 역대 1위(영어 드라마)를 차지했습니다. 기대작 영화 ‘아담 프로젝트(The Adam Project)’는 역대 4위의 시청 시간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1분기 20만 명의 가입자가 빠진 넷플릭스는 또한 2분기에도 200만 명의 가입자 감소 예상된다고 공개해 충격을 줬습니다.
1분기 부진으로 2022년 말 2억 2,184만 명이었던 넷플릭스 가입자는 2억2,164만 명으로 줄었습니다. 넷플릭스 창업주이자 공동 대표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실적 발표 영상을 통해 “가입자 감소는 대내외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며 “주주들이 다소 실망하겠지만 실적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넷플릭스의 북미 지역의 요금 인상이 가입자 이탈에서 가장 큰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매출 확대를 위한 조치였지만 결과적으로 이탈율을 높이고 성장율을 낮춘 셈입니다 북미 시장의 경우 2회선 HD급 상품 가격은 13.99달러에서 15.49달러로 인상됐다. 이는 수년 간 3번째 가격 인상입니다.
이에 반해 디즈니+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광고를 도입해 구독료를 낮추는 등 넷플릭스와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현재 주요 메이저 스트리밍 서비스 중 광고 수익 모델을 도입하지 않은 서비스는 넷플릭스와 애플뿐입니다.
넷플릭스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회사는 러시아에서의 영업 중단으로 70만 명의 가입자 손실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관련 가입자 손실이 100만 명에서 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사태는 넷플릭스가 기대했던 1분기 250만 명 가입자 순증가를 억제한 가장 주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된 셈입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도 넷플릭스를 괴롭혔습니다.
최근 미디어 컨설팅 회사 칸타(Kantar)이 영국 시장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인플레이션으로 가정들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밖에 없었고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이탈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칸타의 아나 쿠반(Anna Cooban)은 “영국인들은 2022년 첫 분기 150만 개의 구독을 중단했다”며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 50 만에 비해 3배 가량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국의 사례지만 인플레이션이 전세계적인 현상이어서 한국 등도 비슷한 분위기로 보입니다. 또 칸타는 자금 문제 때문에 영국인의 38%가 향후 스트리밍 서비스 중단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넷플릭스의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넷플릭스는 주당 348달러로 마감됐습니다. 시간 외 거래에서 넷플릭스의 주가는 22%나 빠졌다. 1분기 실적과 2분기 전망이 매우 비관적으로 나온 이후입니다.
1분기 재정 지표의 경우 매출은 줄었고 수익은 늘었습니다. 넷플릭스는 78억6,800만 달러 1분기 매출에 주당순이익(EPS)는 3.5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오른 수준입니다. 주당 순이익은 당초 월가의 예상(2.89달러)보다는 높았습니다.
넷플릭스의 영업 이익(Operating income)은 19억 7,000만 달러로 영업마진(operating margin)은 25.1%였습니다. 순이익은 16억 달러라고 넷플릭스는 보고했습니다. 투자자들이 가장 신경 쓰는 영업 활동으로 인한 순현금 사용은 총 9억2,300만 달러, 현금흐름(free cash flow)은 8억 200만 달러였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제성 재고]
넷플릭스 사태에서 보듯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포화되어 있고 가입자 쟁탈전은 보다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와 디즈니+경우에도 광고 버전 서비스를 내놓는 등 구독료 이외 다른 수입원을 고려 중입니다. 넷플릭스도 또 다른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넷플릭스는 주주들에 보낸 서한에서 “1분기 실적과 전망이 다소 낮아지면서 매출 성장도 서서히 느려지고 있다”며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는 TV와의 경쟁에서 이길 것이고 넷플릭스의 콘텐츠들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서술했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높은 가구 침투율과 치열한 경쟁으로 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미래를 자신했습니다. 최근 3년 간 미국에서 전통 TV 시청 시간이 줄어들고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시간이 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닐슨에 따르면 TV시장에서 스트리밍 서비스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고 넷플릭스는 더 빨리 증가하고 있다고 회사는 내다봤습니다. 스마트TV 확산 속도가 빨라지자 TV를 통해 넷플릭스를 보는 고객들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넷플릭의 미래는 글로벌, 계정 공유는 걸림돌]
지난 2년 간 넷플릭스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가입자 증가에 상당한 이득을 봤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로 인한 착시 효과가 있었던 곳도 사실입니다. 매출 증대와 수익 다각화 등을 위한 노력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실적이 좋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넷플릭스는 이제 바람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전력질주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서비스 개선과 회선 공유 추가 비용 징수 등 수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영업 마진은 20% 정도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구독자 확대가 가장 중요한 데 이를 위해선 ‘넷플릭스 공유 경제’를 끊어내야 합니다.
넷플릭스는 전체 2억 2,0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들은 북미 지역 3,000만 명을 포함해 1억 명 가량과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넷플릭스는 페루 등 남미 지역에서 계정 공유 시 추가 비용 2~3 정도를 징수하는 정책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WSJ는 “이용자들의 계정 공유는 넷플릭스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넷플릭스의 고난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분석도 많다. 브라이언 위저(Brian Wieser) 그룹M(GroupM) 글로벌 담당 대표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넷플릭스와 스트리밍 경쟁을 ‘리셋(Reset)’이라는 표현을 쓰며 묘사했습니다.
위저 대표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제학이 전통 TV만큼 좋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매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실적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할리우드리포터의 게이로크 살라이(Georg Szalai)도 실적 발표 전 기사에서 “관리 문제가 스트리밍 서비스 성장에서 강조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넷플릭스가 더 많은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선 글로벌이 가장 중요합니다. 북미 시장은 이미 한계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시장을 위한 글로벌 수급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른 할리우드 스튜디오들도 자체 콘텐츠를 넷플릭스에 공급하는 대신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에 영화, 드라마를 우선 투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럴수록 ‘오징어 게임(The Squid Game)’과 같은 어떠한 할리우드 스튜디오도 연관이 없는 글로벌 수급, 흥행작이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넷플릭스도 성공 핵심 키워드를 ‘전세계에서 제작되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라고 꼽았습니다. 글로벌 콘텐츠가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자 경쟁사 대비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콘텐츠 수급과 제작 시스템이 장기적인 수익 개선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한편, 넷플릭스의 부진은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의 미래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분석됩니다. 후발 주자들을 당분간 성장하겠지만 언젠가는 넷플릭스가 고민하는 지점을 지날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수익(광고 혹은 번들 전략)과 구독자 유지 등에 대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