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크]글로벌 뉴스 미디어, 1년 NFT 총 매출 150억 원? 실패 혹은 성공
영국 미디어 전문지 프레스가젯 조사 결과 지난 1년 타임, CNN 등 주요 글로벌 뉴스 미디의 NFT 판매액이 150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한 때 NFT가 뉴스의 새로운 수익 기반으로 인식되던 분위기 식어. 그러나 팬과의 교감을 위한 플랫폼으로 진화 중.
오늘은 뉴스레터 작업 방식 설명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제 미디어 뉴스 레터는 주로 한국 시간 새벽에 2~3시간 쓰여집니다. 미리 써두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새벽에 기사 마감하듯 최신 정보를 분석과 함께 묶어 정리됩니다.
그렇지만, 이 작업 방식은 깊이를 넣기에 턱없이 부족한 단점이 있습니다. 이번 경우가 그렇습니다. 얼마 전 엔터테인먼트 NFT에 대한 내용을 보내드렸는데 그때 불어넣지 못한 호흡이 있습니다. 사실 뉴스 미디어들의 NFT에 더 집중하고 싶었는데 사례도 깊이도 부족했습니다. 이에 오늘은 뉴스미디어의 NFT 이야기를 다시 전합니다. 앞선 뉴스레터와 같이 보셔도 좋습니다.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미디어 업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non-fungible tokens)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언론사들도 2021년 잇따라 기사 등을 기반으로 한 NFT 출시 붐이 불었습니다. NFT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 디지털 자산이지만 개인의 소유와 이전, 판매가 인정되는 디지털 상품입니다.
영국 미디어 전문지 프레스 가젯(Press gazette)은 최근 지난 2021년 3월 이후 2021년 4월까지 약 1년 간 글로벌 주요 언론 미디어들이 NFT발행과 유통을 통해 1,200만 달러(148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엄청난 부가 가치로 거품이라는 우려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입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많은 언론사들이 NFT에 뛰어들었지만 대부분 수익을 크게 올리지 못했고 타임 등 일부 언론사들이 상당수의 매출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레스 가젯에 따르면 현재까지 NFT 발생을 통해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언론사는 잡지 타임(Time)입니다. 미국 돈 1,000만 달러(123억 원)입니다. 사실상 전체 NFT매출은 타임이 가져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언론사들이 발행한 NFT의 경우 거래 가치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은 이전에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글로벌 언론사들은 거의 모두 NFT에 뛰어들었지만 뚜렷한 매출이나 발행 실적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이제 NFT의 새로운 역할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NFT 발행에 성공한 언론사들은 더 큰 효능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팬과 오디언스와 교감하고 상호 친밀도를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NFT가 구독 미디어와 개인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로 확장하려는 요즘 뉴스 미디어들에게는 최적의 마케팅 플랫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팬들과의 NFT 교감을 확인한 뉴스 미디어]
미국, 영국 언론사들은 NFT를 통해 정확히 얼마를 벌었는지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수치를 통해 유추할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타임은 지난 2022년 1월 NFT를 통해 지난 9개월 동안 8자리 매출을 올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8자리 매출이란 ‘0’이 8개 있는 금액을 말하는 것으로 100만~900만 달러의 수익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성공으로 타임은 상당히 고무됐습니다. 타임 대표 케이스 글로스맨(Keith Grossman)은 당시 인터뷰에서 “NFT 등 웹 3.0 분야에서 수익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타임
2021년 3월 타임은 NFT 판매에 처음 나섰습니다. 상징적인 3편의 잡지 커버입니다. 이 중 2개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들을 담아 발행했던 잡지 표지고 하나는 NFT 경매를 위해 특별히 만든 표지입니다. 판매는 개별 구매하거나 암호 화폐 거래소 슈퍼레어(SuperRare)를 통해 할 수 있었습니다. 애드위크(AdWeek)는 이를 통해 43만 5,000달러 정도(이더리움)를 타임이 벌어들였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인사이더는 ‘피아트’ 커버가 83이더리움(당시 13만1,000달러)로 판매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이후 타임은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시(Opensea)에 타임 브랜드 NFT를 판매하는 상점을 구축했습니다. 타임 기사나 과거 업적 등을 기반으로 한 NFT는 거의 없지만, 현재 대부분의 매출이 이 곳에서 일어납니다.
현재 타임은 4종류의 NFT 수집품(TIMEPieces), NFT로 발행된 잡지(magazine issue)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NFT잡지의 커버스토리에는 이더리움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바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등장합니다. NFT 소유자들은 오는 2023년 타임 100주년까지 타임 온라인 뉴스 사이트(TIME.com)을 무제한 접속할 수 있는 혜택도 주어집니다. 또 향후 진행되는 오프라인 행사에도 초대될 것이라고 타임은 밝혔습니다.
타임 NFT 성공 비결은 경제성이 아닌 독자와의 연대감 및 참여감입니다.
타임의 NFT은 100년 잡지의 가치를 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나눠준 데 있습니다. 타임 커버스토리의 영향력을 이용해 NFT를 만들었고 NFT행사 참여자들에게 ‘독점적’인 접근 권한을 줘 효능감을 극대화했습니다. 독자와 잡지 사이 새로운 디지털 유대감이 생긴 것은 물론입니다.
NFT를 통한 독자와의 연대를 꿈꾸는 또 다른 언론사는 포브스(Forbes)입니다.
포브스
포브스는 잡지 커버스토리를 NFT로 만들어 판매한 첫 번째 언론사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지난 2021년 4월 ‘메타버스 상인’을 묘사한 커버스토리가 33만3,333달러에 경매됐다고 밝혔습니다.
포브스는 ‘버추얼 억만장자 컬렉션(Virtual Billionaires Collection)’이라는 표지를 NFT로 내놨습니다. 이 콜렉션은 2022년 4월 선 판매됐는데 뉴욕 증권거래소 기준, 100명의 가상 억만 장자(virtual billionaires)의 개별 이미지로 구성됐습니다.
포브스는 “개별 억만장자들이 실제 주식에서 무작위로 추출된 버추얼 포트폴리오로 발행된다”고 말했습니다. 포브스는 버추얼 NFT 억만장자(Virtual NFT Billionaires List) 리스트를 통해 가상 재벌들의 자산 순위를 매일 매깁니다.
각각의 억만장자 NFT 가격은 0.25이더리움(약 750달러) 정도입니다. 포브스는 첫 출시에 100개 억만장자들의 이름을 유통했는데 모두 선 판매됐습니다. 이를 통해 포브스는 7만5000달러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포브스는 프레스 가제트와의 인터뷰에서 “억만장자 NFT 판매는 하락은 기부나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대신 우리는 오디언스를 끌어들이고 그들을 위한 독특한 경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성공 방정식 기부 혹은 교감]
뉴스 미디어들의 NFT발행 대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NFT 시장 열풍으로 많은 언론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준비된 미디어들은 올해도 계속 NFT를 낼 것입니다. 그러나 수익 만을 바라본다면 이들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NFT의 가격 등락폭이 워낙 크고 독자들이 구입할 NFT도 많지 않습니다.
실제, 지난 2021년 4월 잡지 애틀랜틱은 2종류의 팬데믹 관련 저널리즘을 담은 삽화 NFT를 내놨지만 판매를 하지 못했습니다. 각 NFT는 10장의 삽화와 뉴스 헤드라인을 담고 있었는데 경매에 나섰을 당시, 이 기사를 사겠다고 나선 독자들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어떠한 수익이나 향후 소장 가치를 느끼지 못한 겁니다.
그래서 많은 언론사들이 NFT가 겨누는 방향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웹 3.0에 편승하지 못했다는 불안감에서 새로운 수익을 위한 기대, 그리고 지금은 기부를 넘어 독자와의 교감에 NFT를 활용하고 있습니다.뉴스 미디어의 NFT활용법을 찾아가는 과정인 셈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타임 사례처럼 수익이 대량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NFT는 미래 수익, 미래 독자에게 향하는 언론들에게는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합니다.
참고로 NFT를 통한 연대와 교감의 중요성은 우크라이나 미디어들의 NFT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미디어들(Ukrainska Pravda, Novoye Vremya, Hromadske)은 NFT플랫폼 볼트(Vault, CNN과 관련 없는 동명 서비스)와 협업 계약을 맺고 NFT 판매를 통한 기금 모금에 나섰습니다.
이 모금에서는 우크라이나 언론사들의 일부 독점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키(Key)’가 NFT로 판매됩니다.
각 키의 가격은 99.99달러.
NFT키는 99만9,900달러가 발행됐는데 4월 현재 35개 키(3,499달러)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