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넷플릭스의 150명 감원, 워펜 버핏이 '파라마운트 주식'을 산 이유
넷플릭스, 1분기 20만 명 구독자 잃은 이후 내부 운영 원칙에 비용 절감 강조하는 등 체질 개선 나서. 지난 월요일 15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 한다고 밝혀 충격. 놀라운 일은 직원들의 성과가 아닌 비용절감 차원으로 전체 슬림화 노력. 치열해지는 스트리밍 시장의 미래, 워렌버핏은 파라마운트+를 택해
넷플릭스(Netflix)는 자유로운 기업 문화로 유명했다. 특히, 투자나 직원 스카우트에서도 돈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이런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를 담은 회사 운영 가이드라인 ‘넷플릭스 문화(Netflix Culture:Freedom vs Responsibilty)’는 미디어 업계에서 매우 유명합니다. 2009년 넷플릭스 공동 창업주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가 만든 이 정책은 2020년 그의 책 ‘규칙 없음 규칙(No Rules Rules: Netflix and the Culture of Reinvention)’에도 소개된 바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주요 경영 원칙(기존)>
-보호해야 할 직원들을 정하는 키퍼테스트(The Keeper Test started by accident)
-헤이스팅스가 자신의 결혼 생활에서 착안한넷플릭스의 솔직한 정책(Netflix’s policy of frank feedback stemmed from Hastings’ marriage counseling)
-비용 집행이나 전략적 결정에서 사전 승인 필요 없음(Employees don’t need pre-approvals for expenses or certain strategic decisions, but they’re fired if they do something dumb)
-자신의 시장 가치 및 스카우트 비용을 측정해 회사에 전달(Netflix asks employees to get salary estimates from recruiters trying to poach them, and relay that to their boss)
-넷플릭스의 자유와 책임 문화(Freedom & Responsibility)
최근 넷플릭스는 이 정책을 업데이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거의 5년 만인데 넷플릭스는 조만간 공개 발표할 예정입니다. 125페이지 분량 회사 문화 및 운영 정책은 2017년 마지막으로 대규모 수정이 있었습니다.
[진정한 가치는 가치 있는 행동으로]
눈에 띄는 변경은 ‘경비 절감’이 포함된 부분입니다. 직원들의 투자나 스카우트 비용 등을 담은 과거 진정한 가치(Real Values)라는 이름의 섹션은 가치 있는 행동(Valued Behaviors)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섹션에는 결정(Judgment)이라는 항목이 포함됐습니다. 결정에는 ‘우리는 구독자들의 돈을 현명하게 쓴다(You spend our members’ money wisely)’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는 지난 2018년 넷플릭스가 주주들에게 보냈던 메모에 등장했던 내용입니다. 그러나 내부 문서인 넷플릭스 문화에 이 표현이 담긴 것은 처음입니다.
특히, 직원들이 쓰는 비용을 거의 통제하지 않는 넷플릭스 정책은 대폭 수정됐습니다. 직원들이 회사 돈을 쓰는 것에 대해 전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새로운 문화 정책에는 “지출 통제는 없고 계약과 관련한 통제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각 직원은 적절한 조언과 관점을 구해야 하며 선한 판단을 해야 한다.(There are virtually no spending controls and few contract signing controls. Each employee is expected to seek advice and perspective as appropriate. ‘Use good judgment’ is our core precept.)”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특히, 개정판은 “우리 회사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경우 우리는 직원들에게 더 적은 임금을 받으라고 묻지 않을 것이다.”(Note that if our company experienced financial difficulty, we wouldn’t ask our employees to accept less pay)는 내용도 삭제했습니다. 회사 사정이 좋지 않더라도 직원 임금을 삭감하지 않겠다는 내용인데 이를 없앤 겁니다.
넷플릭스는 회사 운영 정책과 관련 이른바 ‘무제한 연봉(Free-for-All Pay Policy)’ 정책도 최근 폐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업계 최고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매니저급에게 직원을 스카우트할 때 ‘적정 연봉을 결정’하는 권한을 부여해왔습니다.
이 인사 정책은 능력 있는 인사들에게 무제한 스카우트 비용을 지급할 수 있게 해 넷플릭스를 스트리밍 서비스 1위로 만드는데 일조했습니다.
‘넷플릭스 문화’에도 “보너스는 없다. 그냥 높은 급여(Just big salary)를 줘라”는 원칙이 담겨있습니다. 리드 헤이스팅스의 책 ‘규칙없음(No Rules Rules)’에도 최고 인재 영입과 최고 보상 원칙은 여러 번 등장합니다. 이 책의 4장 제목은 아예 ‘업계 최고 수준으로 대우하라(Pay of Personal Market, Offer Rock-Star pay)’입니다.
넷플릭스의 이 같은 변화는 콘텐츠 투자 금액 증가, 가입자 감소 등 성장 정체가 이어지자 비용 절감을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또 높아지는 사내 불만 목소리도 정책 변화에 한 몫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2년 1분기 넷플릭스는 메이저 스트리밍 서비스로는 유일하게 20만 명의 구독자가 감소했습니다. 2분기의 경우 넷플릭스는 200만 명의 추가 감소를 예상했습니다.
[인원 통제에 나선 넷플릭스]
비용 통제에 이어 넷플릭스는 직원을 구조조정 할 것으로 알려져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데드라인 등의 미국 미디어들은 5월 17일(화)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150명의 직원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성장 둔화에 따른 비용 절감 차원입니다.
넷플릭스의 직원 해고는 흔한 일입니다. 넷플릭스는 지난 4월에도 팬 이벤트인 ‘투둠(Tudum)’을 담당하던 콘텐트 팀 직원 25명을 정리 해고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정리해고는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넷플릭스가 보호 직원 선별(Keeper Test) 등 해고 시 기준으로 삼았던 ‘개인 성과’가 아닌 부서 별로 적정 인원을 산정하는 ‘절감’에 목적을 둔 구조조정이기 때문입니다.
감원은 부서 별로 적정 인원을 산정해 이뤄지며 개별 직원들의 성과가 아닌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진행됐습니다. 정리해고 규모는 넷플릭스 미국 직원의 2%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는 이 내용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직원 메모에는 “1분기 실적 둔화에서 볼 수 있지만 수익 성장 둔화는 회사 비용 증가도 늦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에 슬프게도 우리는 미국 근무 직원의 150명을 오늘 구조조정 한다. 이런 변화들은 성과가 아닌 비즈니스 전략의 문제”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업계에서는 미국에서 시작된 넷플릭스 구조조정은 조만간 글로벌 브랜치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유럽 등에서도 시장 포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사업 포토폴리오 구조 조정에 나선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사업 구조도 조정하고 있습니다. 비밀번호 공유 시 추가 과금 하는 정책을 밝힌 데 이어 올해 연말 광고 기반 저가 구독 모델도 공개가 예정됐습니다. 모두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여기에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중에 공개하기 전에 피드백을 받을 멤버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구독자 중 일부를 시사회 패널(customer-feedback panels)로 활용하는 것인데 높아진 넷플릭스의 ‘콘텐츠 성공’ 민감도와 감수성(다양성 및 인종 등)을 반영하는 정책입니다. 대규모 공개 전 시사회 반응이 좋지 않을 경우 내용의 긴급 수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는 라이브 방송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방송은 구독자들을 매일 서비스에 방문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신규 가입자 확보에 매우 유리한 콘텐츠입니다. 데드라인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예능이나 토크쇼, 스탠드업 코미디 등의 라이브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개발 초기 단계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업계에선 넷플릭스가 음악, 음식, 댄스 등의 경연 프로그램을 라이브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과거 인기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 다시 만나는 리유니언(Reunion) 프로그램도 기획할 수 있습니다. 현재도 넷플릭스는 스탠드 업 코미디 등을 방영하고 있지만 전체 사전 레코딩입니다.
넷플릭스의 10년 만의 구독자 감소는 미국에서도 충격이었습니다. 해당 뉴스가 발표된 4월 20일 넷플릭스의 주가는 하루 기준 가장 큰 낙폭(68%)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20일 하루에만 540억 달러(66조 5,900억 원)의 시가 총액이 공중 분해됐습니다. 넷플릭스는 2022년 1분기 78억 7,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미국 증권가의 예측에 못 미친 수준입니다.
넷플릭스 성장 둔화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치열한 경쟁’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넷플릭스는 여전히 좋은 작품들을 만들고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고 있지만, 모든 미디어들이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든 상황에서 ‘독주’는 힘듭니다.
PA가 집계한 5월 7~13일 미국 스트리밍 오리지널 콘텐츠 수요 10위 리스트 중 3개 만이 넷플릭스 작품이었습니다. 나머지는 디즈니+, HBO MAX, 훌루 등 다른 메이저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차지했습니다.
넷플릭스의 장점이었던 글로벌 제작, 글로벌 공급 전략도 다른 회사들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5월 17일 디즈니는 2022~23년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9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해 디즈니+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디즈니가 특정 국가에서 수급한 스트리밍 콘텐츠 중 가장 많은 양입니다. 특히, 호주 제작 콘텐츠 중에는 성인 대상 프로그램(드라마 The Clearing)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질적 다양성도 넓히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의 변심은 진심이며 이는 모든 서비스가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CEO 워렌 버핏(Warren Buffet)이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의 지분을 대량 매집(26억 달러, 3조 3,000억 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버핏은 이와 관련한 내용을 미국 연방증권거래소(SEC)에 신고했습니다. 이번 투자로 버핏은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개인 대주주 중 한 명이 됐습니다. 파라마운트는 세리 레드스톤(Shari Redstone)과 레드스톤 가족이 이끄는 내셔널 어뮤즈먼츠(National Amusements)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2월 바이어컴CBS에서 파라마운트(Paramount)로 사명을 변경한 이 회사는 CBS와 니클로디언, 코미디 센트럴, MTV, 쇼타임, 파라마운트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파라마운트+(Paramount+)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버핏이 넷플릭스가 아닌 파라마운트+를 대량 구매한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워렌 버핏은 장기적으로 상승 가능성이 높거나 시장에서 저평가된 주식을 인수하는 전략으로 유명합니다. 물론 파라마운트에게는 좋은 사인임에는 분명합니다.
참고로 스트리밍 서비스 투자와 관련 버핏은 애플(애플 TV+)과 아마존(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주요 주주이기도 합니다. 버핏은 또 최근 컴캐스트(Comcast)와 함께 스트리밍 서비스 조인트벤처(Joint Venture)를 만들기로 한 차터 커뮤니케이션(Charter Communication) 주식도 보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