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오징어게임'의 유통기한은 2년, 오징어가 사라지기 전 필요한 준비
오징어게임에서 시작된 한국 콘텐츠 글로벌 인기, 현재 최고조. PA가 조사한 한국 콘텐츠 글로벌 수요는 역대 최대. 최근 흥행작 중 10편 중 5편이 오징어게임 이후 개봉된 작품이라는 점에 주목. 오징어가 사라지기 전에 또 다른 오징어를 만들 필요
2021년 한국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The Game)’에서 시작된 한국 콘텐츠 신드롬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2021년 9월 17일 공개된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글로벌 콘텐츠입니다.
[오징어 게임, 2021년 강타하다.]
오징어게임에 대한 관심은 수상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 자체와 출연 배우들은 세계 각종 드라마 어워드를 휩쓸고 다니고 있습니다. 3월 14일 진행된 미국 크리틱스초이스 슈퍼 어워즈에서도 작품상(액션 시리즈), 남자와 여자 연기상을 받았습니다.
시즌 2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습니다. 3월 19일(토)에 열린 미국 프로듀서들과 제작자 조합이 수여하는 PGA어워드(Producers Guild of America awards)시상식에 참석한 ‘오징어게임’ 황동연 감독은 시즌2 현황에 대한 질문에 “아직 시즌2에 대해 명확한 플롯이 나오지 않았다”며 “지금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엄청난 게임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은 출연자였습니다.
황동연 감독은 “시즌1에서 대부분 죽었기 때문에 이들을 다시 출연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강새벽(출연 정호연)이 쌍둥이 동생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징어게임의 (상업적) 성공은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최근 미국영화협회(MPA)가 내놓은 글로벌 극장/가정/모바일/디지털 등에 공개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그 소비 트렌드를 담은 ‘2021년 연계보고서’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은 2021년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오리지널 드라마 중 시청 시간 기준 2위를 기록했습니다.
닐슨이 집계한 이 자료에서 오징어게임은 2021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164억3,200만 분 시청됐습니다. 1위는 넷플릭스의 ‘루시퍼(Lucifer)’였습니다.
사실 이 정도의 시청량이면 미국의 거의 대부분 가구에서 시청이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완전히 가정 미디어 시장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1년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number of online video subscriptions)는 3억5,320만 명에 달했습니다. 전년 대비 14% 늘어난 수치입니다. MPA는 미국의 모든 가구가 1개 이상의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징어게임에서 시작될 2년의 한국 콘텐츠의 인기]
이런 성공을 반영하듯, MPA의 보고서도 표지 주인공도 오징어게임이었습니다.
오징어게임의 영향력은 다른 한국 콘텐츠의 인기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패럿애널리스틱스(PA)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수요(global demand)가 사상 최대였습니다.
지난 2019년 이후 PA가 분석한 ‘한국 콘텐츠 수요 증가’를 보면 이를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3년간 한국 콘텐츠 수요는 2번의 큰 파도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2019년 영화 ‘기생충(Parasite)’으로 그해 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한국 콘텐츠에 대한 전 세계 수요는 80% 증가했습니다.
첫 번째 파도에 이는 피크(Peak)는 ‘기생충’이 비영어권 작품 처음으로 오스카 최고 영화상 수상했을 당시인 2020년 2월입니다. 2020년 한국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지만, ‘기생충’이 만들어 놓은 인지도로 전체적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개봉한 작품들은 기생충 키즈였습니다.
‘킹덤(Kingdom, 2020년 3월)’시즌 2의 성공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지난 2019년 1월에 공개된 첫 번째 시즌은 전반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폭발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첫 공개 30일 동안 평균 대비 8.4배가 높은 수요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시즌은 달랐습니다.
2020년 3월 공개된 두 번째 시즌은 첫 번째 시즌에 두 배에 가까운 18.5배 높은 수요를 보였습니다. 이 때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으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였습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콘텐츠 글로벌 흥행에서 작품성과 함께 특정 나라 콘텐츠에 대한 수요와 이를 도와주는 빅히트 작품의 존재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더 기대되는 지점은 지금입니다. 바로 오징어게임이 만든 두 번째 파도때문입니다.
최근 3년 간 가장 수요가 많았던 한국 콘텐츠에 10개를 뽑은 결과 10개 중 5개가 오징어게임 공개 이후의 6개월 내 작품었습니다. 오징어게임이 새로운 K드라마 팬들과 글로벌 오디언스 증가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줬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오징어게임은 분명 지금의 한국 콘텐츠 전성시대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오징어게임 역시 영화 ‘기생충’의 부스터를 받았음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가 콘텐츠를 만들면 글로벌 오디언스의 호응을 받는데 과거와는 달리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분명 한국 콘텐츠의 전성 시대는 지금이고 사업자들은 이를 잘 활용할 필요도 있습니다. 특히, 플랫폼 관점에서 다양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함께 갖추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오징어게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시즌2가 나올 예정이지만 글로벌 오디언스의 선택을 받을 지는 모릅니다.
2019년 기생충이 만든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신뢰는 2021년 글로벌 전성기를 만들었습니다. 오징어게임의 성공은 2년의 유통 기한이라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한편, 여기서 우리가 명심해야 하는 건 넷플릭스에 대한 의존도입니다.
지난 3년 간 글로벌 수요 10위에 올랐던 한국 작품 모두가 넷플릭스에서 방송된 작품입니다. 우리 콘텐츠를 글로벌 오디언스에 소개하는 첫 번째 관문 역할을 했지만 넷플릭스에 지나치게 기대고 있는 우리 현실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