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할리우드 스튜디오 게임 전략의 미래는 '워너브러더스'가 확보한 2,000만 명
WBD, 최근 DC코믹스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 플랫폼 '멀티버서스' 공개. 출시 한 달도 안돼 이용자가 2,000만 명 넘어. 스트리밍 서비스로 투자 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호재. WBD의 게임 사업은 회사의 수익 균형을 가져다 줄 중요 부문. 내년 출시되는 전략 게임 '호그와트 레거시'에 대한 관심도 집중
최근 할리우드 미디어 기업 사이에는 자신들의 캐릭터와 IP를 이용해 ‘자체 메타버스(Metaverse)’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메타버스는 현실처럼 친구들과 여가를 즐기며 업무도 하고 물건도 사고 팔수 있는 가상 플랫폼입니다. 이용자들은 가상 캐릭터를 이용해 플랫폼에 접속해 서로 교감하게 됩니다.
배트맨, 원더우먼 등 워너브러더스(WarnerBros)의 슈퍼 히어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워너의 ‘멀티버서스(MultiVersus)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워너브러더스는 오픈 베타로 서비스를 시작한 한 달이 되지 않아 이용자가 2,000만 명이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멀티버스는 플레이어들이 2대 2로 팀을 나눠 결투를 벌이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할리 퀸, 배트맨, 벅스 버니 등 워너브러더스와 HBO의 유명 캐릭터로 이용해 게임을 즐 길 수 있습니다.
게임에는 DC 등 워너브러더스의 캐릭터들이 총 출동하는 일종의 ‘워너브러더스 메타버스’로 구성됐다. 현재 ‘멀티버서스(Multiversus)’에는 배트맨(Batman), 슈퍼맨(Superman), 원더우먼(Wonder Woman), 할리 퀸(Harley Quin), 톰 앤 제리(Tom and Jerry) 등의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이 게임은 지난 7월 26일 베타버전을 시작했고 게임 내에서 리워드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배틀 패스(Battle Pass)가 8월 15일 시즌1의 공개됐습니다.
멀티버서스는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의 게임 제작사인 ‘플레이어 퍼스트 게임스(Player First Games)가 개발하고 워너브러더스(Warner Bros)가 유통했습니다.
워너브러더스는 향후 보다 많은 캐릭터들이 멀티버시스에 추가된다고 밝혔습니다.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모티 스미스(릭&모티), DC 유니버스의 ‘블랙 아담& 스트라이프(Gremlins)도 8월 말 멀티버서스(MultiVersus)에 등장할 예정입니다. 클래식 아케이드(classic arcade), 랭킹 등 새로운 기능도 추가됩니다. 멀티버서스의 오픈 베타는 플레이스테이션4, 5, X박스 시리즈, PC 등에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워너브러더스의 게임의 플랫폼 전략]
지난 2022년 4월 디스커버리(Discovery)와 워너미디어(WarnerMedia)가 합병돼 탄생한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 WBD)의 2분기 실적 발표는 매우 중요한 이벤트였습니다. 넷플릭스가 2분기 연속 구독자를 잃은 상황에서 워너의 위기 탈출 전략이 궁금했던 겁니다.
WBD는 상당히 허리띠를 졸라맸습니다.
30억 달러의 경비 절감을 위해 HBO MAX의 일부 오리지널 콘텐츠(배트걸) 제작을 중단하고 영화의 극장 개봉을 강력 추진하는 등 스트리밍에 기울었던 회사 콘텐츠 전략을 재조정했습니다.
또 HBO MAX와 디스커버리+를 통합해 ‘콘텐츠와 오디언스’를 극대화하는 ‘메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WBD는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주의 구조조정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HBO와 HBO MAX 사업부에 근무하는 직원 14%(70명) 감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오는 2025년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 수익 10억 달러와 1억 3,000만 명 구독자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WBD의 미래를 스트리밍 서비스에만 걸기엔 상황이 긴박합니다.
30억 달러의 부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익원을 다양화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중요한 사업은 바로 ‘게임’이다. WBD 2022년 2분기 게임 부문 실적은 좋았습니다. 현재 WBD 게임 사업은 ‘스튜디오 부문(Studios Segment)’에 속해 있습니다.
WBD 부문별 매출
WBD는 2022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게임 개발 비용 증가로 스튜디오 부문(studios segment)의 총 운영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레고 스타워즈:스카이워커 사가(LEGO Star Wars: The Skywalker Saga)’ 게임의 매출 상승으로 전체 통합 콘텐츠 매출도 3% 늘었습니다.
WBD는 2분기 영업이익(operating income)은 적자였습니다. 그러나 적자의 주요 원인은 WBD게임이 속해 있는 스튜디오가 아닌 DTC 부문 영업(direct-to-consumer operations)입니다. 스트리밍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는 한 앞으로 상당한 수준 적자는 불가피합니다. 이에 수익 다변화를 위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와 관련 WBD가 보유 IP를 적극활용하는 전략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데이비드 자슬라브 CEO가 스트리밍 보다 전통적인 IP유통(극장 등)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게임 IP개발과 유통도 매우 소중합니다. 현재 대부분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콘텐츠 기반, 게임 라이선스 제공하지만 소니를 제외하고는 게임 하드웨어나 게임 개발에 직접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WBD는 게임이 보다 깊숙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멀티버시스’와 함께 ‘Suicide Squad: Kill the Justice League’, 오는 2022년 10월에는 ‘고담 나이츠(Gotham Knights)’ 등의 IP기반 게임도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 IP기반 게임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스튜디오는 분명 WBD입니다. 고담나이츠는 플레이스테이션5, 원도우PC, X박스 시리즈 등의 모든 플랫폼을 통해 유통하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아직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기 게임 ‘레프트 4 데드(Left 4 Dead)의 후속작인 ‘백 4 블러드(Back 4 Blood)’가 이용자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2021년 4분기 수익 6억 달러를 돌파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WBD 게임 부문 분기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매각 소문도 끊이지 않습니다. 2020년 디인포메이션이 마이크로소프트가 WBD를 인수할 것이라고 전망한 이후 최근에도 소니, EA, 텐센트 등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현재 WBD 스튜디오 전략과 게임 플랫폼 전략이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매각과 관련한 루머는 커지고 있습니다.
[해리포터의 게임 확장, WBD의 미래가]
이에 업계 모든 관심은 WBD가 가진 최고 IP ‘해리포터’ 게임 성공 여부에 쏠려있습니다. ‘해리포터’ 유니버스의 구축은 WBD 게임 비즈니스 성공의 최고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일단 2023년 2월 공개되는 게임 ‘호그와트 레거시’는 향후 영화 해리포터 영화 시리즈와 관련 게임 콘텐츠, 그리고 ‘해리포터’의 프리퀄 격인 ‘신비한 동물 사전(Fantastic Beasts)’ 모두의 생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게임 ‘호그와트 레거시’는 ‘해리포터’를 현실에 볼 수 있는 유일한 경험인 유니버설 스튜디오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참여도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게임으로 만들어진 세계관은 또 다른 실물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이렇게 구축된 게임 기반 스토리텔링은 다른 차원의 충성팬을 구축합니다.
일단 이 게임에 대한 기대감은 높습니다. 2022년 초 게임 쇼트케이스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동시에 ‘신비한 동물사전 시즌3(Fantastic Beasts: The Secrets of Dumbledore)이 팬데믹 당시 개봉한 영화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과를 내면서 후속 게임들에 대한 전망도 밝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해리포터’의 원작자인 J.K.롤링이 동성애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는 등 잇단 실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는 것은 악재입니다.
소니는 잠재적인 가장 강력한 인수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일단 플레이스테이션(PS) ‘스파이더맨(Spider-Man)’ 독점 유통으로 큰 이익을 얻었고 마블의 울버린(Marvel’s Wolverine)’를 출시하는 등 IP기반 게임에 진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DC엔터테인먼트 IP를 활용할 수 있는 WBD 게임 부문은 소니에게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WBD가 DC코믹스 캐릭터들을 사용하는 IP비용으로 얼마를 제시할 지가 문제입니다. DC엔터테인먼트 모두를 인수하지 않는 이상 이 문제는 상존합니다.
현 시점에서는 WBD가 게임 사업부를 당장 매각하는 대신,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메울 전략적 사업으로 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성공의 시작은 멀티버서스의 성공과 호드와트의 완성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