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역대 4위 합병인 워너미디어-디스커버리 이번 주(4월 9일) 완성
430억 억 달러 규모로 5년 내 미디어 시장 4위 규모에 달하는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 이르면 4월 8일 완료 예상. 합병 후 7,000만 명의 스트리밍 서비스 등장하고 콘텐츠 투자 규모도 30조 원 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 시장의 향배는
CNN+의 모회사 워너미디어(WarnerMedia)와 디스커버리(Discovery)가 이르면 미국 시간으로 4월 9일 합병(한국 시간)이 공식 완료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 회사의 당초 합병 계획은 4월 11일(화요일)이었지만 일정이 조금 앞당겨졌다고 버라이어티가 단독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430억 달러 규모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합병 법인)은 미국 시간 4월 8일 금요일 첫 업무를 시작합니다. 버라이어티는 “금요일 인수가 완료되면 합병 워너브라더스를 이끌 디스커버리 CEO 데이비드 자슬라프(David Zaslav)가 타운홀 미팅을 한 뒤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현재 디스커버리와 AT&T 등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두 회사에 합병에 따른 법적 절차는 모두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지난달 3월 11일 디스커버리 주주들은 투표를 통해 인수를 승인한 바 있습니다. 미국 법무부(DOJ)와 EU 규제 당국도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합병 후 스트리밍 전쟁 본격화]
두 회사가 합칠 경우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상당한 힘을 갖게 됩니다.
워너미디어는 알다시피 HBO, HBO Max, CNN, Warner Bros., DC Films, New Line Cinema, TBS, TNT, TruTV, Cartoon Network/Adult Swim, Turner Sports, Rooster Teeth, among other brands 등의 유명 채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파라마운트(Paramount)와 함께 CW채널도 가지고 있다. 영화사 워너브러더스도 워너 소속입니다.
디스커버리 역시 체급과 여행, 라이브 스타일, 음식 등의 장르에선 뒤지지 않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디스커버리+(Discovery Plus)를 비롯해 케이블TV채널 Discovery Channel, HGTV, Food Network, TLC, Investigation Discovery, Travel Channel, Turbo/Velocity, Animal Planet, Science Channel, OWN (Oprah Winfrey Network) 등이 디스커버리에 속해 있습니다.
특히, 합병 후에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 회사는 이미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와 디스커버리(Discovery+)를 합쳐서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콘텐츠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웰스파고는 두 회사가 합병되면 오는 2025년 콘텐츠 투자 규모가 250억 달러(30조 5,000억 원)를 넘어 넷플릭스를 앞선 디즈니에 이은 2위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디스커버리는 2021년 말 현재 4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기업에 현금이 얼마나 순 유입됐는지를 보는 잉여 현금 흐름(free cash flow)이 24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들 자금을 스트리밍 콘텐츠에 쏟아 내면 시장 경쟁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넷플릭스(Netflix)-디즈니(Disney)-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의 3강 구도가 본격화됩니다.
WBD가 보유한 스트리밍 서비스 통합 가입자도 7,000만 명 수준(산술계산)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HBO 유료 가입자까지 합친다면 1억 명은 이미 넘깁니다.
여기에 HBO MAX와 디스커버리+를 합치고 워너의 뉴스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CNN+까지 번들(묶음 상품)을 할 경우 더 많은 가입자 유입이 예상됩니다.
그러나 합병 후 디스커버리는 상당한 부채도 상환해야 합니다. 워너미디어의 부채 규모가 크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 디스커버리는 거래 종료 직후 자신 대비 부채비율(leverage ratio)을 약 4.5배에서 2년 내 2.5배에서 3배까지 줄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디스커버리는 합병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300억 달러 우선순위 무담보 채권(senior unsecured notes)을 발행했습니다.
워너미디어의 분사가 끝나면, AT&T에는 430억 달러의 현금이 유입된다. AT&T는 분사 수익금을 2021년 말 1,562억 달러에 달하는 순부채 상환에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합병 후 경영진도 변화 불가피]
두 회사가 합친 이후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경영진 구성도 바뀌게 됩니다. 합병 법인은 데이비드 자슬라브 디스커버리 대표가 이끕니다. 또 디스커버리의 CFO 군나르 와이드펠스(Gunnar Widenfels)도 합병 후에 같은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자슬라브가 합병 이후 첫 영입한 임원은 CNN의 신임 대표 크리스 리히트(Chris Licht)입니다. NBC, CBS에서 아침 뉴스를 정상으로 만든 인물입니다.
현재 워너미디어를 이끌고 있는 제이슨 키라(Jason Kilar)는 합병 전에 사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두 회사 합병 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대응을 위한 전략과 조직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입니다. 제이슨 키라는 최근 내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 팀을 이끈 것은 내 평생 영광이었다”며 “최고의 팀이었으며 항상 마음에 간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이슨 키라는 전 AT&T 대표였던 존 스탠키(John Stankey)에 의해 2020년 8월 발탁됐습니다. AT&T는 워너미디어의 모회사입니다. 당시는 팬데믹이 점점 심해졌던 시기였으며 HBO MAX 출시를 앞둔 때였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Hulu)의 창업주이자 아마존의 스트리밍 서비스 대표였던 키라는 워너미디어의 스트리밍 서비스 기초를 다졌습니다.
특히, 팬데믹 영향이 심각했던 2021년 12월 키라는 2021년 개봉할 17개 워너브러더스 영화를 HBO MAX와 극장에 동시 개봉하겠다고 밝혀 시장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이 결정에 극장은 크게 반발했지만 HBO MAX는 강력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HBO와 HBO MAX는 2021년 글로벌 가입자가 7,380만 명을 넘어섰다.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합병 회사에서는 그의 자리는 없습니다. AT&T의 존 스탠키는 디스커버리 CEO 데이비 자슬라브(David Zaslav)와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을 2021년 5월 전격 발표했는데 이 사실을 키라에게는 공식 발표되기 전까지 알리지 않았습니다.
이 때부터 합병 후 공동 회사의 CEO는 자슬라브이며 키라와는 결별 수순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그 사이 CNN의 대표였던 제프 저커(Jeff Zucker)가 2022년 2월 부하 직원과의 교제 사실을 회사에 알리지 않는 등 회사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회사를 사임하기도 했습니다. 저커의 후임은 앞서 언급했던 리히트입니다.
자슬라브는 키라와는 다릅니다. 뉴스를 강화하고 보다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가 예상됩니다. 소비자들은 경쟁이 즐겁지만 사업자는 이제부터 더 긴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