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워터게이트’ 50주년. 함께 일할 수 있는 더 큰 놀이터를 고민하는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
워싱턴포스트, '뷰티플 마인드'로 유명한 스튜디오 이매진 엔터테인먼트와 영화, TV제작 협업 추진. 포스트의 기사를 영상화하고 멀티미디어 포맷으로 만드는 작업 공동 진행. 스트리밍 시대, 텍스트를 벗어난 워싱턴포스트
스트리밍과 구독 미디어 전성 시대, 미국 대표 신문 워싱턴포스트가 영상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수년 전부터 집중하던 소셜 미디어 서비스, 유튜브, 오디오 등 멀티 미디어 콘텐츠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겁니다.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 WAPO)는 스튜디오 이매진 엔터테인먼트(Imagine Entertainment)와 기사 콘텐츠와 탐사 보도를 드라마와 교양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는 다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계약은 워싱턴포스트가 프리미엄 비디오 사업으로 진출하는 첫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제 WAPO는 신문사가 아닌 ‘멀티미디어 플랫폼’으로 진화 중입니다.
[WAPO 풍부한 기사, 영화와 TV로]
계약에 따라 이매진 엔터테인먼트는 워싱턴포스트의 IP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를 독점 개발하고 제작하는 모든 권리를 갖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발행인 겸 CEO인 프레드 라이언(Fred Ryan)은 성명을 통해 이매진 엔터테인먼트 CEO 브라이언 그래저(Brian Grazer), 이매진 엔터테인먼트 최고전략책임자 저스틴 윌크스(Justin Wilkes) 등과 함께 이번 거래를 최종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예 기획사 CAA도 포스트와 이매진이 다양한 포맷의 새로운 콘텐츠 제작을 돕습니다.
그동안 워터게이트 사건, 펜타곤 문건 등 워싱턴포스트의 단독 탐사와 역사적인 특종들은 영화의 단골 소재였습니다.
1974년 8월 9일 리처드 닉슨 대통령 사임으로 세상을 뒤흔든 워터게이트 사건의 워싱턴포스트의 첫 보도도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미국 언론에서는 ‘워터게이트 보도 50주년(50th Watergate anniversary)’ 특집이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 첫 보도가 ‘1972년 6월 17일’ 이뤄진 걸 기념해서 입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친 기자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의 모습을 그린 1976년 영화 ‘All the President’s Men’은 지금도 회자됩니다. 영화에는 로버트 레드포드(밥 우드워드 역)와 더스틴 호프먼(칼 번스타인 역)이 영화 주인공으로 열연 했습니다.
이제 워싱턴포스트는 영화의 소재가 아닌 기획자로 할리우드와 협업에 나섭니다. 수익과 함께 그들의 저널리즘을 확장하기 위해서 입니다.
워싱턴포스트 CEO 라이언은 성명에서 “우리의 설득력 있는 이야기는 우리의 저널리즘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긴 역사의 워싱턴포스트 영상 진출]
이번 협업은 하루 아침에 결정된 것은 아닙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수년 간 영상 부문에 투자를 강화해왔습니다. 주요 정치 이벤트와 미 전역에 걸친 이슈를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중계하고 영상으로 보도해왔습니다. 이 콘텐츠들은 틱톡(TikTok)이나 유튜브(Youtube) 등 소셜 미디어 서비스에 송출 됐습니다.
WAPO는 주요 기사 스토리를 외부 파트너와 숏 폼 다큐멘터리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2022년 1월 워싱턴포스트는 ‘브링 뎀 홈(Bring Them Home)’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발표했습니다. Big Sky Documentary Film Festival에서 공개된 이 다큐멘터리는 퓰리처 센터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졌습니다. 간첩 혐의로 재판도 없이 이란에서 10년 징역형을 선고 받아 수감 중인 남편이자 아버지인 에마드 샤르기(Emad Shargi)를 석방시키기 위한 전쟁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파트너쉽은 현재 디지털 콘텐츠에 집중되어 있는 워싱턴포스트의 영상 비즈니스를 TV와 영화 제작으로 확장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는 헬스, 웰빙, 소비자 기술 등과 같은 영역의 비디오 콘텐츠 제작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워싱턴포스트 소유주이자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지난 2021년 5월 영화사 MGM을 84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하는 등 비디오 사업을 힘을 주고 있습니다.
이 기조를 따라 워싱턴포스트도 틱톡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혁신적 영상 콘텐츠를 개발하고 공급하고 있습니다.
2021년 8월에는 워싱턴포스트의 멀티미디어 저널리즘에 분기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첼 자코니(Michelle Jaconi)가 WAPO의 뉴스 인재 전략 및 개발 대표(head of news talent strategy and development)에 임명된 겁니다. 이 자리는 워싱턴포스트 기자들과 이들이 만드는 콘텐츠를 뉴미디어와 이머징 미디어 플랫폼에 최적화되도록 돕는 역할입니다.
이에 앞서 자코니는 WAPO에서 텍스트 기사를 영상, 팟캐스트, 인터넷, 소셜 미디어, 뉴스레터 등 멀티 미디어 플랫폼 콘텐츠로 전환하는 ‘크로스 플랫폼 상품 개발’을 맡아왔습니다.
멀티미디어 뉴스 전략 하에 워싱턴포스트는 크리에이티브 비디오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자 개성에 집중한 콘텐츠(new personality-driven products)를 만드는 팀입니다.
기자 리비 케이시(Libby Casey)가 출연하는 ‘어떻게 기자가 되는가(How To Be A Journalist)’, 음식 비디오 호스트 및 에디터 매리 베스 알버트(Mary Beth Albright)가 진행하는 ‘비밀 식단(Secret Table), ‘, 사회부 기자 니콜 엘리스(Nicole Ellis)가 출연하는 ‘Should I Freeze My Eggs?’ 등이 모두 이 팀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어떻게 기자가 되는가’는 WAPO 기자들을 직접 인터뷰해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사안들을 취재한 기자들과 이야기하면서 대형 사건에 대한 뒷이야기와 기자들의 취재 후기, 취재 방법, 기자의 개인적인 면 등을 영상으로 담아냈습니다. 2021년 2월에는 당시 마티 베이런(Marty Baron) 워싱턴 포스트 편집국장이 직접 출연해 포스트의 뉴스룸의 취재 방향과 향후 집중해야 하는 사안 등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소셜 미디어 서비스 포맷 뉴스도 적극적으로 개발했습니다.
젊은 세대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입니다. 뉴스 프로듀서 데이브 조겐슨(Dave Jorgenson)이 만든 워싱턴포스트 틱톡 계정도 이런 컨셉트로 만들어졌습니다.
워싱턴포스트나 집에서의 에피소드를 담는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틱톡계정은 2022년 6월 현재 14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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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의 비디오 뉴스, 오디언스 확대 목적]
지면 뉴스의 멀티미디어 화는 ‘워싱턴포스트 독자를 지면에서 온라인으로 그리고 영상’으로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속보 뉴스가 발생할 때 이 효능은 극대화됩니다.
워싱턴포스트의 기사는 뉴미디어를 통해 수백만 명 새로운 독자에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2021년 미국에서 흑인 인권 시위의 원인을 제공했던 데릭 쇼빈 전 미네아폴리스 경찰관 재판 당시, 기자 리비 게이시(Libby Casey)가 진행한 라이브 뉴스는 유튜브에서 총 240만 명이 넘는 뷰(Views)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또 2021년 1월 6일 미국 의회 폭동의 포스트 라이브 중계는 유튜브에서 280만 뷰를 넘어섰습니다.
워싱턴포스트의 멀티미디어 뉴스 투자는 결실을 보고 있습니다. 인지도가 높아졌고 다양한 상도 받았습니다. 1월 6일 미 의사당 폭동의 원인과 여파 등을 분석한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는 최근 퓰리처상(Pulitzer Prize for Public Service)을 받았습니다.
포스트의 오디오팀(audio team)은 2021년 10월 포스트가 보도한 에피소드 ‘조지 플로이드의 삶(The Life of George Floyd)’으로 피바디 상에 지명됐습니다. 또 포스트 비디오팀은 지난 2020년 RTDA(Radio Television Digital News Association)가 수여하는 방송 관련 상인 ‘National Edward R. Murrow Award for Overall Excellence’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자코니는 임명 직후 악시오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워싱턴포스트에는 재능 있는 전문가들이 엄청나게 많다”며 “나는 사람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큰 놀이터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포맷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This job is now affording me a much bigger playground of people to work with and storytelling formats to work with.)
지난 1986년 Brian Grazer, Ron Howard가 설립한 이매진 엔터테인먼트는 키즈, 패밀리, 다큐멘터리, 영화, TV시리즈 등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를 만들어왔습니다. 오스카 상 후보에 47번 지명됐고 에미상은 203번 수상 후보작에 올랐습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로 아카데미 최고 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Wu-Tang: An American Saga (Hulu)’,. ‘Swagger (Apple)’, ‘Why Women Kill (CBS All Access)’ 등 최근에도 많은 TV시리즈를 만든 바 있습니다.
한편, 뉴욕타임스도 영상 제작 부문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콘텐츠가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Hulu)와 케이블TV채널 FX와 함께 하는 미디어 믹스 다큐멘터리 ‘The New York Times Presents’입니다. 뉴욕타임스가 만들고 FX가 상영한 뒤 그 다음날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에 공급됩니다.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다큐멘터리 ‘Framing Britney Spears’도 이 시리즈 중 한 편이며 최근에는 전기 자동차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Elon Musk)’와 사고를 그린 다큐멘터리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