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넷플릭스를 넘어선 디즈니, 6월 분기 1,440만 명 가입자 증가
100년 간 글로벌 미디어 기업 1위 자리를 지켜온 디즈니. 스트리밍 시대 넷플릭스에 1위(가입자 기준) 넘겨준 뒤 10년간 절치부심. 2022년 3분기(6월 말 분기) 드디어 디즈니+, 훌루, ESPN+ 등 합친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 넷플릭스 앞서. 오는 12월 8일 광고 탑재 저가 상품 내놓고 본격적인 1위 굳히기 나서
디즈니 채널, 테마파크, 디즈니 스튜디오(Disney Studio)와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Disney Plus) 등을 운영하고 있는 월트디즈니(The Walt Disney)가 2022년 4월~6월 말 분기, 강력한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의 구독자가 1,440만 명 늘었고 디즈니랜드 등 테마파크 사업 매출도 70% 이상 급상승했습니다. 적어도 디즈니에게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의 악영향이 끝나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총 가입자 숫자도 넷플릭스를 넘어 ‘글로벌 1위 미디어 기업’의 자존심을 회복했습니다.
디즈니+ 2022년 4~6월 분기 가입자 현황
[디즈니+ 6월 말 분기 1,440만 명 증가]
디즈니+의 글로벌 유료 가입자는 1억 5,210만 명(회사 3분기, 7월 2일 기준)으로 증가했습니다. 당초 미국 미디어 전문가들은 지난 분기 디즈니가 1,000만 명 정도의 구독자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디즈니+의 급성장은 글로벌 1위 넷플릭스가 2분기 연속 가입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달성되어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또 다른 경쟁사인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의 HBO MAX와 디스커버리+도 거의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디즈니+ 서비스 상품별 가격(블룸버그)
디즈니+는 또 스트리밍 업계 초미의 관심사인 광고 버전 저가 상품(Disney+ Basic) 출시 날짜를 2022년 12월 8일로 공식 공지했습니다.
아울러 디즈니는 2022년 4분기 디즈니+ 프리미엄 버전 구독료를 인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광고 버전과 프리미엄의 가격 차이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디즈니+ 광고 버전은 12월 8일 7.99달러(월)로 미국에서 첫 출시되며 현재 광고 없는 프리미엄 버전(Disney+ Premium)은 가격이 38% 오른 10.99달러(1만 4,300원)으로 조정됩니다.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 판매되는 월정액 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다만, 베이직 버전과 프리미엄 버전에 편성되는 콘텐츠는 모두 같습니다. 디즈니는 일부 콘텐츠는 광고 없이 편성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만약 현재 구독자가 가격 인상에 동의하지 않으면 12월 8일부터는 자동으로 광고가 포함된 디즈니+를 이용해야 합니다.
밥 체이펙 CEO는 “가격 변동으로 스트리밍 구독자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우리의 가치는 가격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그는 “광고의 경우 (시청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적정한 양과 빈도(lower ad load and frequency)가 편성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디즈니는 디즈니+에 광고가 편성되면 광고 수입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디즈니는 5월 업 프런트 광고주 설명회 때 2022년 시즌 TV광고를 90억 달러 판매했다고 밝혔는데 이중 40%가 스트리밍 등 온라인 콘텐츠 광고였습니다.
[넷플릭스를 넘어선 통합 디즈니+]
디즈니는 스트리밍 비즈니스 가입자 숫자에서 이제 넷플릭스도 넘어섰습니다.
디즈니+, ‘디즈니+핫스타(Disney+ Hotstar, 동남아, 인도 지역)’, 훌루(Hulu), ESPN+ 등의 디즈니가 운영하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총 구독자는 2억 2,110만 명에 달합니다. 2분기 말 기준, 넷플릭스의 글로벌 구독자는 2억 2,070만 명이었습니다.
물론 스트리밍 통합 실적이지만 디즈니는 디즈니+ 단독으로도 넷플릭스를 위협하고 있다. 디즈니+는 1억 5,0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해 넷플릭스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 지역 가입자 격차가 급격히(넷플릭스 7,330만 명, 디즈니 4,450만 명)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넷플릭스를 긴장시키는 요소입니다. 넷플릭스는 2분기 북미 지역에서 130만 명의 구독자를 잃었습니다. 디즈니+의 경우 북미 지역 가입자가 다른 지역에 비해선 더디게 성장(10만 명 증가)했지만 감소는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북미 지역 외에서 디즈니+는 급성장했습니다. 6월 말 분기 디즈니+ 가입자 증가 대부분은 미국과 캐나다 외의 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글로벌 디즈니+구독자는 분기 기준 600만 명이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시장 디즈니+ 구독자는 4,920만 명입니다. 인도, 서남아시아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디즈니+핫스타는 830만 명이 늘어 5,84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디즈니는 최근 수년간 디즈니+의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인도 등의 지역에서 수백편의 현지 언어 드라마, 예능을 만들고 있습니다. 2022년 여름에만 디즈니+는 동유럽, 중동, 북아프리카, 동유럽을 중심으로 53개 국가와 지역에 신규 런칭했습니다.
가입자 증가로 디즈니+매출도 늘었습니다. 디즈니+구독자 당 월 평균 매출(average monthly revenue per subscriber)은 6.29달러로 1년 전에 비해 3%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디즈니+핫스타의 경우 가입자 당 1.20달러에 불과했습니다. (54% 증가) 북미 지역 가입자의 매출도 1년 전 6.62달러에서 6.27달러(월)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고객 1인당 매출이 1.20달러에 불과한 ‘디즈니+핫스타 서비스’입니다.
현재 5,84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스트리밍 사업주 적자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 넷플릭스 정도는 아니지만 북미 지역 구독자 증가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북미 지역의 경우 스타워즈(Star Wars), 마블(Marvel) 콘텐츠에 대한 피로감과 극장 매출 회복, 경쟁 서비스 증가 등으로 인해 스트리밍 서비스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당 매출
실적 발표에서 CFO 크리스틴 맥카시(Christine McCarthy)는 9월 분기 스트리밍 가입자 전망에 대해 ‘특히, 북미 지역 가입자를 중심으로 약간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장기 전망은 약간 하향 조정했습니다. 맥카시 CFO는 애널리스트들과의 실적 통화에서 2024년 9월 디즈니+ 등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가 2억 1,500만 명~2억 4,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전 전망 보다 6~7% 떨어진 수치입니다.
디즈니가 인도 크리켓 리그(IPL) 중계권을 잃었기 때문에 서남아시아 지역 구독자 증가세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이 중 코어 스트리밍인 디즈니+ 구독자는 1억 3,500만명~1억 6,500만 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디즈니+핫스타는 같은 기간 8,00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전망했습니다. 기존 디즈니는 2024년 디즈니+가입자가 2억 3,000만 명~2억 6,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는 훌루(Hulu)의 경우 6월 말 분기 60만 명의 유료 가입자가 증가해 총 4,62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기록했습니다. 이 중 라이브 TV채널 시청할 수 있는 상품인 훌루 라이브TV 구독자는 400만 명이었습니다.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ESPN+는 50만 명의 가입자가 늘어 2,280만 명으로 가입자가 늘었습니다.
디즈니 2022년 6월 말 분기 주요 매출
훌루의 실적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2018년 이후 가입자가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ESPN+나 디즈니+에 비해 가입자당 평균 매출(Average revenue per user (ARPU))은 매우 높다. 6월 말 분기 기준, 훌루의 ARPU는 12.92달러(1년 전 13.15달러)였다.
디즈니는 현재 훌루의 대부분 지분(67%)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9년 폭스 인수 이후 훌루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컴캐스트(Comcast)가 소액 지분(33%)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019년 계약에 따라 컴캐스트는 2024년 1월까지 이 지분을 보유하며 원할 경우 디즈니가 이 지분을 최소 평가액 275억 달러(35조 원 상당)에 사들이는 계약입니다. 이 계약에 따라 컴캐스트는 최소 90억 달러(33%)를 확보할 수 있으며 훌루의 기업 가치에 따라 이 금액은 더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디즈니, 분기 매출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
디즈니의 분기 매출도 급성장했습니다. 4월~6월 말 분기 매출은 215억 달러(27조 9,930억 원)로 1년 전에 비해 26% 늘었습니다. 파크, 익스페리언스, 프로덕트 사업부문( parks, experiences and products segment) 매출이 70% 상승한 영향이 컸습니다.
이 사업부의 실적 상승은 유럽과 아시아 지역 디즈니파크 매출 상승이 견인했습니다. 파크 사업부의 순이익은 22억 달러로 1년 전 3억 5,6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높아졌습니다.
디즈니 전체 순이익(Net income)도 전년 대비 53% 늘어난 14억 1,000만 달러(주당 조정 이익 1.09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증권가 예측치인 리피니티브 데이터(Refinitiv data)는 디즈니가 6월 말 분기 206억2,000만 달러 매출에 주당 이익 1달러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뛰어난 실적 발표 후 디즈니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7% 이상 상승했습니다.
디즈니 6월 말 기준 분기 테마파크 부문 실적
밥 체이펙(Bob Chapek) 디즈니 CEO는 6월 말 분기 실적 발표에서 “테마파크, 라이브 스포츠 시청률 급상승,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 급성장 등에 힘입어 우리는 엄청난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고 밝혔습니다. 밥 체이펙은 2022년 6월 이사회에서 2025년까지 임기는 보장 받았습니다. 그의 기본 연봉은 연간 250만 달러(32억 원) 정도입니다.
맥카시 CFO도 “(테마파크) 수요가 줄어들지 않았다”며 “2021년 팬데믹으로 인한 디즈니의 테마 파크는 폐쇄 이후 파크는 최대 수용량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온라인 예약 시스템과 기구 탑승 예약 앱은 방문자 수요에 잘 대응하고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녀는 또 만약 경기가 악화되면 수익을 높이기 위해 최대 수용 인원을 더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디즈니 6월 말 분기 실시간 TV네트워크 및 DTC부문 매출
디즈니의 DTC(direct-to-consumer) 부문 매출은 6월 말 분기 50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19%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당초 팩트셋(Factset) 등 미국 증권가의 예상 52억 달러를 약간 밑도는 실적입니다. DTC부문의 영업손실(operating loss)은 10억 6,000만 달러로 전년(2억 9,3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스트리밍 콘텐츠 투자와 글로벌 확장 영향이다. 아직은 투자 기간인 셈입니다.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 손실(분기별 악시오스)
지난 2019년 11월 디즈니+ 출시 이후 디즈니는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에서 70억 달러(9조 1,000억 원)가 넘는 손실을 냈습니다. 이에 맥카시 CFO는 2022년 회계연도 전체 콘텐츠 투자가 32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39조 400억 원)로 약간 줄어들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아울러 ABC 등 디즈니의 실시간 TV네트워크 부문 매출은 3% 증가해 72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TV부문 영업이익(operating income)은 13% 증가한 25억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디즈니 스트리밍 전략에서 훌루의 역할]
훌루는 스트리밍 시장 원조 서비스입니다. 2008년 넷플릭스가 DVD비즈니스에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오기 전부터 2007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면서 훌루의 정체성은 희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훌루는 원래 폭스, NBC유니버설, 디즈니 등이 스트리밍 성장에 대응해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통 플랫폼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지만,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의 콘텐츠를 다 볼 수 있다는 이미지가 너무 강했습니다.
특히, 디즈니가 디즈니+를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훌루의 포지셔닝은 더 흔들리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ABC의 히트 예능인 ‘댄싱위드 스타(Dancing with the Stars)’를 올해 가을 디즈니+에 독점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원래 이 예능은 TV방송 뒤 훌루에서 이용가능했습니다.
여기에 컴캐스트는 2022년, 2023년 새로운 방송 콘텐츠를 훌루에서 삭제할 예정입니다.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는 키우기 위해입니다.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나 ‘더 보이스(The Voice)’와 같은 예능이 훌루에서 빠집니다.
그러나 훌루는 여전히 디즈니 스트리밍 번들에서 중요한 서비스입니다. 디즈니+가 가족 중심의 콘텐츠로 편성되고 있어 더 넒은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해선 훌루의 존재 여부가 필수입니다. 이미 광고 모델을 도입하고 있는 훌루는 디즈니의 스트리밍 광고 전략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연간 수십억 달러를 광고로 벌어주고 있습니다. CFO 크리스틴 맥카시는 실적 발표에서 훌루 가입자의 3분의 2가 광고 버전 저가 상품을 구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24년 지분 매각 데드라인이 다가오지만 디즈니는 훌루를 계속 보유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현재처럼 다른 서비스로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HBO MAX와 디스커버+가 서비스를 합쳤듯 디즈니+와 훌루가 하나의 메가 스트리밍으로 재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메가 디즈니+는 디즈니 프랜차이즈 콘텐츠 뿐만 아니라 폭스나 다른 스튜디오 콘텐츠를 한 곳에 볼 수 있는 ‘빅 스트리밍 서비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넷플릭스를 괴롭힐 수 있는 유일한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