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AT&T,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에 미래를 걸다...4분기 이용자 2배 증가
[AT&T Q4] HBO Max, 이용자 1,720만 명으로 2배 증가, 워너브러더스 매출 21% 감소
(2020-1-28)
미국 통신 방송 미디어 기업 AT&T가 영화 <원더우먼1984 Wonder Woman1984>으로 HBO MAX의 가입자를 2배 증가시켜 2020년 4분기 1,720만 명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HBO MAX는 이 영화를 지난해 크리스마스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와 극장에 동시 개봉했습니다. 이 슈퍼 히어로 영화를 보기 위해 신규 가입자가 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면, 영화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 매출은 21% 감소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영향이 AT&T의 4분기 매츨과 이익을 끌어내렸습니다.
[HBO MAX+HBO 가입자, 4,000만 명 돌파]
AT&T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HBO MAX 구독자와 미국 내 HBO 채널(케이블 유료 채널)가입자가 총합 4,150만 명에 달했습니다. 1년 전 3,460만 명에 비해 20%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1년 사이 거의 700만 명이 순증했는데 회사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라고 AT&T는 설명했습니다. 특히, HBO 가입자는 10년 이래 최고였습니다. 지난해 5월 런칭 당시 HBO MAX는 향후 5년 내 미국 내 가입자 5,000만 명과 글로벌 가입자 5,000~7000만 명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참고로 HBO의 글로벌 가입자는 6,100만 명이었습니다.
HBO는 유료 채널 HBO 가입자도 별도 추가 비용 없이 HBO MAX로 전환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HBO MAX에 가입하는 루트가 HBO MAX 단독가입, HBO를 통한 전환 등입니다. 이 기준으로 2020년 4분기 기준, HBO MAX를 이용할 수 있는 가입자가 3,770만 명이었는데 이 중 3,078만5,000명은 컴캐스트 등 케이블TV를 통해 가입했고 688만 명은 개별적으로 채널을 구독한 시청자였습니다. 이는 HBO 가입자의 절반 가량(46%) HBO MAX를 가입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가입자 증가는 오리지널 콘텐트에 대한 투자에 기인합니다. AT&T는 2020년 4분기 HBO MAX에 8억 달러를 제작비로 투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1년 동안 스트리밍 서비스에 투입한 비용은 20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와 함께 HBO MAX가 로쿠(Roku)와 아마존 파이어TV(Fire TV) 등 미국 내 1, 2위 스트리밍 플레이어에 서비스하기 시작한 것도 신규 가입자를 견인했습니다. 스트리밍 플레이어는 미국 내 가정들이 TV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반적인 통로입니다.
4분기 애널리스트와의 간담회에서 AT&T CEO 존 스탠키(John Stankey)는 워너미디어가 오는 2분기 저가형 및 광고 기반 또 다른 HBO MAX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월 15달러에서 가격을 낮추는 대신, 광고를 포함하는 보급형 HBO MAX를 내놓다는 이야기인데 디테일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도 추가로 밝혔습니다. 2분기 라틴 아메리카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나섭니다. 아직 아시아 시장 서비스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와 관련 AT&T는 오는 1분기 말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는 증가했지만 방송 부문 매출은 그렇게 좋지 않았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영향입니다. AT&T는 극장과 TV부문 4분기 매출 중 16억 달러가 이로 인해 줄었다고 공개했습니다. 2020년 4분기 이 통신사는 제작 지연으로 인한 손해가 7억8,000만 달러에 달했고, 극장 폐쇄로 발생한 손실도 5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극장과 HBO MAX에 신작 영화를 동시 공개하는 하이브리드 개봉 모델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스탠키는 “물론 신작 영화 상영 때마다 HBO MAX 가입자가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동시 개봉 모델이 극장과 HBO MAX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극장 개봉 일정 조정 없이 신작 영화를 공급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의 2020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1%가 줄어든 32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 역시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한 제작 감소, 상영 지연, TV라이선스 매출 감소 등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중 HBO 매출은 11.7% 증가하는 19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HBO MAX가입자 증가가 매출에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AT&T 유료 방송 부문, 하락세 지속]
스트리밍 서비스 성장과 함께 AT&T의 무선 인터넷 분야 실적도 좋았습니다. 이 역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이용 증가 때문입니다. 후불 휴대전화 요금제 가입자가 80만 명 늘었습니다. 1년 22만9,000명과 비교하면 급증 수준이고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입니다.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는 2020년 말 495만 명으로 한 해 동안 100만 명(27%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무선 사업부문의 강세는 유료 방송 TV 약세로 상당 수준 상쇄됐습니다. AT&T의 유료 방송 부문(PAY TV)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현재 AT&T는 유료 방송 사업 수익이 급감함에 따라 비디오 부문과 인터넷, 전화 부문 사업을 분할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비용이 155억 달러에 달합니다. 기업가치가 490억 달러 정도인 위성 사업 사업자 디렉TV(Direct TV)도 매각을 추진 중입니다.
2020년 4분기 기준, AT&T는 디렉TV와 AT&T 프리미엄 비디오 구독자 등을 포함 61만7,000명의 유료 방송 가입자가 줄었습니다. 특히, AT&T NOW(단계적 사업 철수) 가입자도 2만7,000명 감소했습니다. AT&T NOW는 우리나라로치면 IPTV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모바일 OTT서비스와 유사합니다. 그래서 2020년 말 AT&T의 유료 방송 가입자(video subscribers)는 1,716만 명으로 1년 전 2,042만 명에 비해 16% 감소했습니다.
한편, 이로 인해 AT&T의 2020년 4분기 총 매출은 456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에 비해선 4.9% 감소한 수치입니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약간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이런 실적으로 AT&T의 1년 주가는 경쟁사에 비해 고전했습니다. 2020년 한 해 동안 20% 가량 감소했습니다. 반면, 버라이즌은 7% 감소하는데 그쳤고 컴캐스트는 10% 이상 상승, 디즈니는 2020년 한 해 동안 16% 올랐습니다. 최고 승자는 넷플릭스였는데 같은 기간 53% 급증했습니다.
실적 발표날인 미국 시간 27일(수) 주가가 소폭 하락(2.23% 수준)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AT&T의 현재 위치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코드 커팅(Cord-Cutting) 현상 증가, 스트리밍 서비스 확대, 휴대 전화 사업부 매출 견조 등에서 AT&T의 미래 전략을 엿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