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정책]FCC, 러시아 정부 프로그램에 대해 칼을 빼다.
간단한 소식 하나 더 전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뉴스입니다.
미국에서 외국 정부 지원 TV채널 및 콘텐츠에 대한 규제가 시작됐습니다.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은 2022년 3월 15일(화)부터 해외 정부가 제작비를 지원한 TV프로그램의 경우 관련 내용을 화면에 명기해야 합니다. 최근 러시아 정부 지원 TV채널과 프로그램의 노골적인 미국 TV시장 침투에 대응하는 정책입니다.
미국 방송통신규제 기구인 연방방송통신위원회(FCC)는 3월 15일 위원회를 열고 지난 2021년 4월 회부된 ‘해외 스폰서 식별 규칙(the foreign sponsorship identification rules)’을 만장 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FCC는 이 규칙에 대해 방송 프로그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언급했습니다. 해외 정부 혹은 관련 단체 자신들의 의견을 미국 국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TV프로그램을 협찬하거나 특정 방송사의 방송 시간을 구입할 때 이를 명확히 공지하는 겁니다.
이 규칙은 새로운 계약에 즉시 적용되며 기존 방송의 경우 3월 15일 이후 6개월 이내 적용해야 합니다.
현재 미국 방송법은 해외 정부와 관련 단체가 미국 지상파 방송사를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나 중국 등은 이 규제를 피해 미국 지상파 방송의 시간을 임대해 선전 프로그램을 방송해왔습니다.
이에 미국 의회 등은 미국 지상파 방송의 해외 정부의 프로파간다 매체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싱클레어 등 미국 지역 지상파 방송의 경우 프로그램 공급자(해외 정부)가 자신을 밝히길 꺼린다는 이유로 이를 반대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RT 등 해외 관영 채널의 가짜 뉴스나 오남용 정보 제공이 심해지자 FCC가 규제의 칼을 뽑아 들었습니다. 이제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은 실시간 TV방송 뿐만 아니라 온라인 프로그램에도 ‘해외 정부 후원’임을 밝혀야 합니다.
이에 앞서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도 러시아에 대해선 자세를 바꿨습니다. 전미방송협회(NAB)는 “가짜 정보 유통 가능성 때문에 러시아 정부 단체가 자금을 대는 프로그램의 방송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FCC의장 제시카 로젠워셀(Jessica Rosenworcel)은 성명에서 “이 규칙 도입으로 FCC는 미국 지상파에서 방송되는 해외 정부 후원 프로그램에 대한 투명성이 더 높아졌다”며 “오디언스들은 외국 정부의 방송 콘텐츠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알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3월 초 로쿠(Roku), 위성방송 디렉TV(Direc TV) 등은 미국 유료 방송 플랫폼들도 러시아 정부 지원 보도 채널 RT 아메리카(RT America)의 방송을 중단했습니다. 이에 RT아메리카는 미국 내 대부분의 직원을 정리해고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지상파 이외 소셜 미디어들도 해외 정부 지원 콘텐츠를 포함하는 포스트에 ‘레벨링(labeling)’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초 트위터(Twitter)는 러시아 정부 운영 미디어 콘텐츠의 경우 이를 인지할 수 있는 레벨을 부착했습니다. 이들 콘텐츠가 과도하게 확산되고 가짜 뉴스가 소비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