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미디어 기업의 M&A에 이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M&A
오는 4월 11일 합병을 앞둔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 통합 법인 런칭과 함께 HBO MAX와 디스커버리+ 등 대표 스트리밍 서비스 통합 작업.. 메이저 스트리밍 중 통합은 처음, 잘 될 경우 1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가진 또 다른 서비스 등장. 그러나 통합 시너지가 문제.
미국에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가 되자, 두 개의 서비스를 합치는 스트리밍 M&A가 처음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3월 11일 디스커버리(Discovery)와 워너미디어(WarnerMedia)가 합병을 결의해 다음 달 자산 53조 규모의 미디어 그룹이 탄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워너미디어의 HBO MAX와 디스커버리의 디스커버리+가 합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스커버리의 CFO 군나르 비덴펠스(Gunnar Wiedenfels) 3월 14일(월) 도이체방크 제 30회 연례 미디어&인터넷&텔레콤 컨퍼런스에 나와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며 두 서비스를 통합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비덴펠스는 통합에 앞서 두 서비스의 구독를 묶은 번들링(Bundling)을 먼저 한 뒤 이후 방법을 찾아 하나의 제품으로 서비스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비덴펠스는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번들이 아닌 결합된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소구될 것이라는 것”이라며 “문제는 단시간에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비덴펠스는 최장 기간 몇 년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통합 로그인 서비스 제공]
통합 작업은 현재 상황에서 일단 두 서비스의 로그인 환경을 통일해 하나의 아이디로 두 서비스(a single sign-on)을 이용할 수 있게 합니다. 결국 그러나 콘텐츠 라인업을 정리하고 가격 등을 통일하는 것이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교양, 음식, 리얼 예능, 트루 크라임(True Crime) 콘텐츠 위주인 디스커버리+는 4.99달러(광고 포함), 6.99달러(광고 없는)에 제공됩니다. 2021년 말 기준, 2,2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HBO MAX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말 7,380만 명 (HBO 포함)의 가입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은 광고 포함 9.99달러, 광고가 없는 상품은 14.99달러로 다소 고가입니다.
[문제는 가격과 가입자 유지]
두 회사 서비스 구독자를 산술적으로 합치면 9,600만 명에 달하지만, 중복 가입자를 제외하면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통합 후 가입자 유지가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그러나 안정적인 가입자 확보가 가능해지면 단숨에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3위 수준으로 도약하게 됩니다.
가입자 유지를 위해선 통합 서비스의 가격이 관건입니다. 그러나 디스커버리는 아직 통합 스트리밍 플랫폼의 가격을 최종적으로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통합 회사는 통합 서비스도 광고 상품과 광고가 없는 상품을 모두 내놓을 계획인데 업계에선 지금 두 서비스를 합친 가격보다는 다소 저렴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5달러에서 10달러 사이(광고 포함 서비스)에서 월 구독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디스커버리는 일단 통합 후 시장 점유율 확대에 자신하고 있습니다. 매우 충성도가 높은 콘텐츠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디스커버리는 30대 여성이 주 타깃인 예능 라이브러리가 가장 많습니다. 여기에 HBO MAX 충성 고객이 합쳐질 경우 충분히 시장 장악이 가능하다는 예상입니다.
하지만, 더 치열해지는 경쟁이 문제입니다.
지난 2019년 11월 디즈니+와 애플 TV+가 시장에 나온 뒤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마켓 규모는 급격히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1억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한 사업자는 넷플릭스(Neflix), 디즈니+(Disney+),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 정도입니다. 이 중 아마존 프라임의 경우 프라임 멤버십 회원 유지 명분이 강한 만큼, 결국 넷플릭스와 디즈니, HBO MAX간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와 관련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는 3조 원 이상의 통합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테리어, 음식 등의 콘텐츠로 여성 고객이 많은 디스커버리는 HBO MAX의 부족한 시청자층을 많이 매워줄 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통합 법인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더 많은 고객층을 확보한다는 전략입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디스커버리의 분석입니다. 시장은 보다 복잡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 같았으면 다양한 채널을 가진 것이 유리지만 구독 중심의 시대는 코어가 매우 단단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핵심 스트리밍을 가지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M&A를 하더라고 동등한 상황에서 협상을 하려면 자체 구독자가 필수입니다.
결국 통합 작업이 얼마나 빨리 이뤄지는지, 또 통합 후 콘텐츠 라인업을 어떻게 가지고 갈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향후 한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통합 작업을 한번 지켜보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