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을 넘어 청소년이 된 스트리밍. 이와 함께 변화하는 OTT포맷
닐슨, 미국인들의 TV와 스트리밍 시청 형태 조사한 자료(Stay of Play) 발표. 2022년 오리지널 콘텐츠 81만 7,000개로 전년 대비 26%증가. 10명 중 9명이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틈새가 대세가 되는 현상
요즘 사람들은 콘텐츠라는 바다에서 살고 있습니다. 과거 어느 때보다 TV와 스트리밍(Streaming Service)에서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프로그램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2022년 2월 현재 전통TV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방영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81만 7,000개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결과지만 한국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으로 자세히 소개합니다.
닐슨(Nielsen)의 자회사 ‘그라세노트(Gracenote)’는 2022년 2월 현재, 미국 전통 TV와 스트리밍 서비스에 걸쳐 817,000개 이상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으며 이 중 상당 수가 수백 개의 에피소드(편)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자료는 닐슨이 처음 발표한 ‘State of Play’에 포함된 내용입니다. 자료는 실시간 TV와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행태와 프로그램 증가 추이가 상세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 결과는 TV보다 스트리밍 콘텐츠의 증가 추이를 보여주는 예입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21년 12월 14일~2022년 1월 6일 사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는 18세 이상 미국 성인 1,39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이뤄졌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통되는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는 지난 2019년 12월 64만 6,000편에서 26%(81만 7,000개)이상 늘었습니다.
때문에 같이 이뤄진 설문 조사에서 미국 시청자 중 절반 가량(46%)은 스트리밍 서비스 급증으로 인해 늘어나는 콘텐츠 유통에 대해 약간의 ‘중압감(overwhelmed)’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너무 많은 콘텐츠가 쏟아져 나와 어떤 것을 볼 지 혼란스럽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와 관련 응답자의 64%는 자신이 원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번들(bundled video streaming service)’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습니다. 스트리밍을 선택하기도 어렵고 원하는 콘텐츠를 찾기 위한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대한 피로감입니다.
그러나 미국인의 93%는 내년에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늘리는 등 기존 상품을 변경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됐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 쓰는 비용도 절반 이상(53%) 20달러(2만 4,000원)을 넘어섰습니다. 50달러(6만 원) 이상을 월 구독 비용에 쓰는 사람들도 15%나 됐습니다.
소비자들의 구독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스트리밍 시장의 경우 신규 사업자들은 진입이 어렵고 기존 사업자는 지키기 어려운 곳이 됐습니다. 한국도 다를 수 없습니다.
[미국인, 2021년 1,500만 년 분량 스트리밍 시청]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시간도 과거에 비해 늘었습니다. 미국인들의 일주일 평균 스트리밍 비디오 시청 시간은 1년 전(2021년 2월) 1,432억 분에서 2022년 2월 1,694억 분으로 18% 증가했습니다. 스트리밍 비디오 시청 시간을 통합하면 미국인들은 2021년 한 해만 거의 1,500만 년 분량 스트리밍 비디오 콘텐츠를 시청한 셈입니다.
미국인들의 스트리밍 사랑이 뜨거워짐에 따라 이 플랫폼의 시청 점유율도 높아졌습니다. 닐슨의 통합 시청률 ‘게이지(The Gauge)’에 따르면 2022년 2월 소비자들의 스트리밍 콘텐츠 시청량은 전체 TV 사용 시간의 29%(28.7%)에 육박해 4개월 연속 실시간 TV방송(26.4%)을 앞섰습니다.
더 게이지는 스마트TV 이용자의 스트리밍 서비스와 TV사용량을 합산 분석해 월 별 평균으로 산출합니다. 같은 기간 시청자들의 넷플릭스 이용 시간은 하루 전체의 6.4%였습니다.
[‘+’의 시대 유년기에서 청소년기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이제 유년기에서 성숙기로 접어들고 있다. ‘+’서비스는 이제 더하기가 아닌 전부입니다.
지난 2007년 넷플릭스의 VOD시작에서 태동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대는 2019년 디즈니+(Disney+)와 애플 TV+의 가세로 큰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후 2020년 HBO MAX와 피콕(Peaocock)이 시장에 참전했고 2021년 파라마운트+(Paramount+), 디스커버리+(Discovery+)의 합류는 ‘스트리밍의 시대’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3월 뉴스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CNN+의 등장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틈새’에서 ‘대세’라는 인식을 확인해줍니다. 종합 서비스에서 전문 서비스까지 스트리밍이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이용자들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MPA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온라인 VOD 포함)에서 13억 명으로 늘었습니다.
닐슨의 제품 전략 담당 부사장 브라이언 퍼러(Brian Fuhrer)는 성명에서 “이번 결과는 스트리밍 서비스 이제 다음 세대로 진입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스트리밍 서비스는 유년기에서 청소년기로 접어들었다. 사람들의 시청 패턴을 매우 다양하게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용자 급증과 다양한 사업자들의 등장은 콘텐츠 포맷도 바꾸고 있습니다. 이른바 스트리밍 숏 폼(Short Form)입니다.
짧은 시간 시청과 몰아보기로 스트리밍 콘텐츠는 편당 길이는 줄어들고 편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1시간 12부 작보다 30분 24부 작이 늘어나고 있는 겁니다. 넷플릭스도 이런 트렌드에 합류해 최근 ‘단편 영화(Short Ass Movie)’ 장르를 신설했습니다.
물론 시작은 코믹하고 즉흥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실도 그렇습니다.
넷플릭스는 최근 SNL(Saturday Night Live)에 출연 중인 개그맨 피트 데이비슨(Pete Davidson)이 방송에서 넷플릭스 영화의 길이가 기본 3시간이 넘는다며 불평하자 이를 바로 현실에 반영했습니다. 넷플릭스는 트위터에 데이비슨의 SNL 랩을 인용하며 ‘좋은 아이디어’라고 남기며 실행에 옮겼습니다.
참고로 피트 데이비슨은 넷플릭스 영화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한 코너를 SNL에서 방송해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습니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단편 영화’ 장르의 평균 길이는 1시간 30분 정도입니다. 지금 스트리밍 트렌드에도 맞습니다.
스트리밍 대세가 내용도 바꾸는 현상들은 이제 더 많이 벌어질 겁니다.
몰아보기의 다음 버전도 시동을 겁니다. 신작 에피소드 3편을 먼저 공개하는 스트리밍 개봉 트렌드가 어느새 자리 잡았습니다.
일부 프로그램은 ‘스트리밍 공개 후 TV방송’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제 변화는 TV가 아닌 스트리밍에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