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아버지의 스트리밍이 아닌 할아버지의 스트리밍 나왔다...솔트박스(Saltbox)의 미래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가 확대되고 노년 층도 유튜브 등을 손쉽게 쓰는 가운데, 65세 이상을 겨냥한 스트리밍 서비스 론칭. 솔트박스 TV는 팬데믹 시절 소외받는 노년 층을 위한 정보, 교양, 운동 관련 콘텐츠 생산 및 유통. 솔트박스는 9,000만 명이 잠재적인 시청자 층으로 분석.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지상파나 케이블TV 등 전통 미디어 이용자들은 점점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TV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도 점차 나이가 들고 있다. 버라이어티(Variety)에 따르면 세대별 ‘엔터테인먼트 소스(Rank of Entertainment Sources)’ 순위는 크게 차이가 났습니다. 15세~29세 젊은 세대는 구독 미디어(64%)와 유튜브(59%)를 1, 2위 순위로 꼽았습니다.
이에 반해 60세 이상 노년층은 지상파 TV(66%), 케이블TV(60%)를 주요 정보 소스로 꼽았습니다. 자신들의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미디어를 자주 방문한다는 가정을 하면 지상파와 케이블TV시청자들이 고령화되고 있는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TV시청자들의 고령화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오디언스가 유지된다는 말입니다. TV시장은 이른바 컨베이어 벨트(Conveyor Belt) 비즈니스인 만큼 지금 젊은 세대도 언젠가는 나이가 들어 레거시 미디어로 옮겨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노년 층도 TV를 안보는 시대 개막]
하지만 지금 레거시 미디어의 위기는 복합적입니다.
60세 이상 노년층이 전통 TV를 즐겨보는 것은 맞지만 이들도 더 이상 케이블TV나 지상파 만을 시청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산됨에 따라 고령층의 스트리밍 서비스, 뉴미디어 이용 빈도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상파 입장에선 고령화가 아니라 시청자 감소, 멀어지는 오디언스를 잡아야 할 때입니다.
노년 층까지 레거시 미디어를 외면하는 이유는 콘텐츠의 질 때문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오리지널이 TV콘텐츠보다 뛰어나다’는 응답은 15~29세에서 가장 높았지만(44%) 60세 이상 시니어 세대에서도 24%나 됐습니다.
60세 이상 10명 중 3명이 ABC나 NBC보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더 높게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또 노년 층 응답자 중 15%는 하루 종일 유튜브를 시청해도 지루하지 않고 답했습니다.
이런 트렌드는 지상파에는 위기지만 또 다른 진영에서는 기회가 됩니다. 시니어 세대의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빈도가 높아지다 보니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미국에서 런칭한 솔트박스TV(Saltbox TV)입니다.
65세 이상 시니어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솔트박스(SaltBox)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모두에게 가혹 했지만 직장이나 학교, 커뮤니티 센터의 폐쇄는 독거노인이나 은퇴 세대 등 주변의 도움이나 대화가 필요가 절실한 노년 세대들에게는 더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노년층은 PC나 스마트폰 이용도 익숙하지 않아 외부와 소통 창구는 유일한 TV였습니다. 그러나 TV는 노년층에 친절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프로그램이 메인 광고 타깃인 15~49세 프로그램도 집중했습니다.
토니상과 그레미상 수상 후보에 올랐던 브로드웨이 프로듀서 제리 고어링(Jerry Goehring) 노년 층이 볼만한 엔터테인먼트와 정보 콘텐츠를 담은 스트리밍 서비스(솔트박스 TV)를 구상해 런칭했습니다.
은퇴한 세대를 중심으로 노년 층에 집중하는 솔트박스 TV는 로그인이나 비밀번호 없이 바로 볼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한 구독 기반 서비스입니다.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이며 스마트TV와 웹사이트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스트리밍 장르도 ‘복지(Wellness & Care), ‘평생 학습(Lifelong Learning), ‘예술&음악(Arts & Music)’, ‘TV쇼’, ‘영화’, ‘오리지널’, ‘종교’, ‘영적서비스(Spiritual)’, ‘시니어 피트니스’ 등으로 노년 층 관심사에 집중했습니다. 웹사이트에서 그냥 클릭만 하면 뜨개질과 같은 동영상을 콘텐츠를 볼 수 있습니다.
솔트박스TV는 노년 층의 관심을 더 끌 수 있도록, 미국에서 노년층에 인지도가 높은 전설적인 스타(David Chase, James Burrows, Doc Severinsen, Henry Winkler, Didi Conn and Jo Marie Payton)들도 참여시켰습니다. 또 학교 도서관, 노인복지관 등에서 다양한 공연을 한 바 있는 고어링의 와이프(Patty Carver)도 콘텐츠 개발에 합류했습니다. 그 결과 정말 노년 층이 원하는 콘텐츠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솔트박스TV가 유튜브와 경쟁 우위를 점하는 부분은 다양한 콘텐츠 기획 능력과 퀄러티입니다. 솔트박스가 제작하고 유통하는 콘텐츠는 타깃이 분명하고 퀄러티도 정결합니다. 유명했던 배우들도 솔트박스를 찾고 있습니다.
이 중 ‘아메리칸 레전드(American Legends)’는 인기가 높은 대표 콘텐츠입니다. 과거 유명했던 스타나 배우들이 과거와 지금의 자신을 이야기합니다. 이 콘텐츠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집에서 갇혀 있었던 시절 꽤 주목 받았습니다.
또 노년 층에게 필요하지만 어려워하는 상속, 부동산, 등 법률 상담을 해주는 ‘Elder Care Law’도 구독자들의 관심이 많았습니다. 시작 당시 고어링 대표는 “우리는 무료이고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며 “더 많은 시니어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이용한다면 광고와 협찬 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솔트박스TV는 오리지널 제작을 위해 할리우드 기획사와도 접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지난 2022년 1월 7일 유명 탤런트 에이전시인 부쉬왈드(Buchwald)와 계약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65세 이상의 시니어 연기자, 배우들을 출연자로 섭외하기 위해서입니다.
[시니어 스트리밍.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유망 시장]
일부 전문가들은 노년 층을 대상으로 한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광고주들의 주목하지 않는 시장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제리 고어링은 최근 버라이어티 팟캐스트에 출연해 “숨어 있는 노년층의 구미에만 맞추면 잠재적인 수요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히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노다지라는 이야기입니다.
고어링 대표는 “우리가 찾아낸 건 우리와 논의 중인 광고 기획사들이 그동안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 확장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모든 스트리밍, 콘텐츠 기업들이 젊은 층에 집중해 오히려 노년 층 시장이 더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고어링은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 노인 스트리밍 시장 잠재 이용 대상자가 9,000만 명 가량이고 시장 규모는 2조6,000억 달러(3,120조)나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55세 이상 시청자들은 하루에 최소 5시간 이상을 콘텐츠를 보는데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 '노인학자’와도 접촉]
솔트박스 TV는 노년 대상 교양, 예능, 다큐멘터리 외 클래식 영화, TV쇼도 공급하고 있습니다. 노화와 관련한 교양 프로그램도 대거 보완하고 있습니다. 타깃 오디언스에 맞추기 위해 스트림이 서비스 디자인도 노인층이 가장 편안해 할 수 있는 색상과 디자인으로 변경했습니다.
이 작업은 노화 전문 연구 학자들과 협업했습니다. 또 시청에 불필요한 모든 장벽들도 걷어냈습니다. 아울러 IN2L, 인디펜다, 시너지 홈 케어 등 노년 관련 전역의 5,000여개 지역 커뮤니티와도 콘텐츠 공급 MOU를 맺었습니다.
한편, 솔트박스 TV는 뉴스로도 영역을 확장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노년 층이 가장 충성스러운 뉴스 구독자 및 시청자이기 때문입니다.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고어링은 “향후 뉴스도 솔트박스 TV가 필요로 하는 콘텐츠”라고 언급했습니다.
주식 콘텐츠, 스포츠 콘텐츠 등과 함께 노인 대상 스트리밍 콘텐츠도 분명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시장입니다.
그러나 관건은 수익성입니다. 버라이어티의 지적대로 일반 광고주들의 우려(노년층은 소비력이 약하다)를 넘어설 수 있는 확장성이 필요합니다. 물론 노년 층으로만 비즈니스하는 광고에도 신경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