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콘텐츠는 보지만 TV는 안보는 시대에 대한 증언” "광고가 되지 않는 디지털 뉴스"
최근 미디어 시정 변화를 보여주는 두 가지 단상. TV를 보지 않는 TV애호가들을 찾아다니는 NBC유니버설, 돈 되는 뉴스를 위해 뉴스룸을 과감히 줄인 버즈피드
이게 모두 광고 때문입니다. 미디어 그룹은 시청자를 찾아 나섰고 광고 기반 디지털 뉴스는 눈물의 감원을 합니다. NBC유니버설과 버즈피드 이야기입니다.
새로운 광고 측정 기술을 찾아서
미국 NBC유니버설 그룹이 스마트TV, 스트리밍 시대 변화하는 시청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새로운 광고 테크 기업들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스마트TV 광고 시청률 측정에 특화된 iSpot.tv와 협력을 확대하고 새로운 광고 테크 측정 파트너들을 선정했습니다.
NBC유니버설(NBCUniversal)은 광고주 콘텐츠 설명 행사(Upfront)에 앞서 열린 회사의 연간 개발자 컨퍼런스 ONE22에서 이 같은 내용과 기업을 공개했습니다. NBC유니버설은 TV시청 습관 변화 트렌드를 측정하고 새로운 광고의 소비와 판매 경로를 측정하는데 가장 적극적인 레거시 미디어 기업입니다.
ONE22는 NBC유니버설이 2년 전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 스타일의 현장 이벤트입니다. 이 자리에는 광고 트렌드와 기술 변화가 설명됩니다.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가 통합되는 ‘엔터테크(Enter-Tech)’ 트렌드가 반영된 행사입니다.
[통합시청률 측정 본격 가동]
ONE22에 따르면 NBC유니버설의 광고 파트너들은 iSpot.tv 데이터를 활용해 크로스 미디어 플랫폼 광고(TV와 디지털 광고)를 통합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 플랫폼에는 실시간 TV와 디지털 오디언스를 인식하기 위한 오픈AP(OpenAP)의 오픈ID(OpenID)가 이용됩니다. 하나의 ID를 가진 시청자의 시청 패턴을 추적하는 방식입니다.
켈리 아브카리안(Kelly Abcarian) NBC유니버설 데이터 측정&효과(Measurement & Impact) 담당 부사장은 현장에서 “이제는 변화를 받아들일 때가 됐다”며 “오는 5월 16일 열리는 광고주 설명 대회에서 iSpot의 크로스 플랫폼은 자세히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Ispot.TV의 통합 광고 측정 플랫폼은 지난 2월 베이징 겨울 올림픽에서 시험 가동된 적이 있습니다. 이 때 NBC유니버설은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하루 안에 결과를 산출하는 등 기존 오류를 상당히 줄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통합 광고 측정 플랫폼의 핵심은 스트리밍 서비스와 실시간 TV를 통해 광고를 보는 모든 시청자를 끌어내는 것입니다. 베이징 올림픽 때도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과 TV를 통해 스포츠 경기를 보는 오디언스들을 모아, TV광고 효과의 제대로 된 가치 측정을 목표했습니다.
현재 닐슨(Nielson)의 광고 측정 시스템이 변화를 따라 잡지 못한다는 반성이다. NBCU 등 상당수 미국 미디어 그룹들은 닐슨의 부정확한 시청자 추적(tracking viewership)을 문제 삼아왔습니다.
이들이 불만을 가지는 건 시청자들이 여전히 TV 콘텐츠를 보고 있는 닐슨이 이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TV를 보지 않는 TV애호가들이 모두 사라지기 전에 이 기준을 만들어야 해서 마음이 조급합니다.
NBC유니버설은 새로운 시청 기준 선정을 위해 데이터 측정 사업자를 공모한 바 있습니다. 이 결과 NBCU는 120개 업체가 참여했고 이 중 9개를 선정했습니다. iSopt.tv도 이 곳 중 하나이며 Comscore, Conviva, Moat, Integral Ad Science, FreeWheel, Innovid 등이 추가로 인증 받았습니다.
[ispot.tv의 부상 의미]
ispot.tv는 아직 미국에서도 업계 전반에 도입되지 못했습니다. 닐슨을 당장 대체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미국 많은 미디어 그룹들은 광고주들이 새로운 데이터에 적응할 때까지 당분간 닐슨 자료를 인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600억 달러(73조 원) 규모 미국 TV광고 시장을 둘러싼 변화는 분명합니다. 기존 강자였던 닐슨이 시청자 변화에 주저하는 사이 스마트TV와 스트리밍 서비스 광고, 시청 효과 측정에 특화된 에드 테크 기업들의 부상이 눈에 띕니다.
팬데믹 시절, 닐슨(Nielson)의 시청률 자료는 상당수 업계에서 부정됐습니다. 업계 중심 미국 시청률 인정 기관인 MRC(Media Rating Council)은 닐슨이 2020~21년 TV광고 시청률은 과소 계상했다며 인증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닐슨은 이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고 통합 시청률 도입 등 시청 변화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업계의 신뢰에는 금이 간 상태입니다. 대안으로 닐슨은 닐슨원(Nielsen One)이라는 새로운 통합 시청률 측정 플랫폼 2022년 말에 공개합니다. 실시간과 스트리밍 TV, 모바일 시청 등을 모두 통합해 산출하는 모델입니다. 닐슨은 오는 2024년 닐슨원으로 모든 시청률 측정 기준을 대체한다는 계획입니다.
NBC유니버설은 현장에서 오는 2024년이면 닐슨원이 또 유일하게 TV광고 측정을 하는 유일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아브카리안 대표는 “지금 시청률 측정 방식은 사라질 것”이라며 “이는 멈출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시작을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아브카리안 대표 자체가 NBC유니버설에 합류하기 전에 16년 동안 닐슨에 근무했다는 점입니다.
NBC유니버설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 새로운 측정 기준 시험 도입에 합의한 광고주들은 66개에 달했습니다. NBC는 광고주들이 ispot.tv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허용했으며 매주 정기적으로 데이터들의 의미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NBC유니버설과 iSpot은 올림픽 시험 운영 기간 얻은 데이터와 파악한 문제점으로 시스템 개선에 돌입했습니다. 아브카리안 대표는 “17일 동안 이어진 올림픽은 광고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며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에 시간 당 5분으로 제한한 광고 시간이 시청률에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MRC도 새로운 시청률 및 광고 측정 기준에 대해 적응하고 있습니다. 2022년 2분기 새로운 시청률 측정 기준과 인증 방법 등에 대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MRC CEO 조지 이비(Geogie lvie)는 디지데이와 인터뷰에서 “올해 중반까지 결과 측정 기준을 확정하고 2023년 초 새로운 측정 업체 인증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아직은 TV콘텐츠에 대한 오디언스 충성도가 존재한다는 내용입니다.
플랫폼 경쟁은 스트리밍에 넘겨줬지만, 콘텐츠는 여전히 레거시 미디어가 만들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힘 역시 영원할 수 없습니다. TV프로그램을 향한 시청자 관심도가 더 줄어들기 전에 ‘우리(TV)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 뉴스는 광고가 되지 않아
지난 2021년 12월 특수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해 기업 공개에 성공한 디지털 뉴미디어 버즈피드(Buzzfeed)의 첫 성적이 나왔습니다. 버즈피드는 2000년대 초반 런칭한 뉴미디어 언론 중 첫 상장한 기업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버즈피드는 기업 공개 이후 큰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당시 거래가 시작되자 마자 주가가 40% 이상 하락해 주가가 5달러 이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고난은 디지털 광고에 지나치게 치우친 상품 포토폴리오 때문입니다. 뉴스도 광고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3월 22일(미국 시간) 버즈피드는 2021년 4분기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버즈피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당초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버즈피드는 기업 공개 당시, 2021년 5억2,100만 달러 매출과 5,700만 달러의 수익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미래가 걱정입니다.
2021년 4분기 실적
매출(Total revenue): 1억 4,579만 달러 연간 18% 성장
광고 매출(Ad revenue): 6,910만 만 달러. 연간 24% 성장
콘텐츠 매출(Content revenue): 5,990만 달러, 연간 33% 성장
커머스 매출(Commerce revenue): 1,670만 달러, 연간 26% 성장
순이익(Net income): 4,160만 달러 연간 29%
2021년 연간 실적
총 매출(Total revenue): 3억9,760만 달러, 연간 24% 성장
광고 매출(Ad revenue): 2억580만 달러, 37% 연간 성장
콘텐츠 매출(Content revenue): 1억3,020만 달러, 연간 9% 성장
상거래 매출(Commerce revenue):6,160만 달러, 연간 19% 성장
순이익(Net income): 2,590만 달러 연간 132%
이에 대해 버즈피드 CEO 요나 페레티(Jonah Peretti)는 숏 폼 콘텐츠에 대한 투자와 뉴스룸과 영업 조직에 대한 인력 감축을 밝혔습니다.
페레티는 “우리는 또 다른 진화의 시기에 돌입했다. 숏 폼 형식의 버티컬 비디오는 젊은 오디언스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며 “버즈피드는 현재 틱톡 팔로워가 수천 만명에 달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뉴스 비즈니스는 축소하겠다고 밝혀 충격을 줬습니다. 버즈피드는 이제 뉴스 서비스보다 커머스, 숏 폼 콘텐츠 판매, 광고 등으로 포토폴리오를 조정하겠다는 뜻입니다.
구독도 고민할 수 있지만 지금 정도의 뉴스 콘텐츠 수준으로 뉴스 구독자 확보는 어렵습니다. 버즈피드의 편집장(editor-in-chief) 마크 슈프(Mark Schoofs)과 톰 나마코(Tom Namako) 부국장도 사임했습니다.
페레티는 “100명 뉴스 부문 중 약 3분의 1의 인력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생태계 속에서 모든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는 디지털 미디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디지털 미디어 광고 모델에서 ‘단순 뉴스’는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2022년의 경우 버즈피드는 매출은 소폭 증가하고 수익은 30% 넘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독특한 뉴스 포맷으로 시장에 안착했던 버즈피드는 이제 뉴스를 떠나 숏 폼과 커머스 콘텐츠 판매 등으로 진화합니다. 성공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뉴스를 만드는 분들이 아셔야 할 사실은 단순 ‘디지털 뉴스’가 종착지가 될 경우 버즈피드의 현실은 우리에게도 닥칠 것이라는 겁니다. 디지털 뉴스가 아닌 뉴스가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