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
지난 1월 6일 미국 의사당 난입 사태는 전세계를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 시청자들을 TV뉴스에 집중시켰습니다. 재난이나 큰 사고가 나면 뉴스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모든 뉴스 미디어가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워싱턴 D.C에서 난동이 발생한 이날 케이블 뉴스채널의 시청률은 급증했습니다. CNN뉴스는 자체 기록을 세웠습니다. 닐슨에 따르면 CNN은 일일 시청률 기준, 522만 명의 통합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25-54 성인 등 주요 뉴스 인구 통계에서 CNN은 총 하루 동안 183만 명의 시청자를 달성했습니다.
또 다른 뉴스 채널 MSNBC도 성적이 좋았습니다. 일일 기준, 400만 명의 통합 시청자와 25~54세 시청자 층에선 97만2,000명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시절 늘 1위를 기록했던 폭스는 일일 총 시청자 수 300만 명으로 3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이날 대부분의 방송사들은 특보를 편성했으며 6일 저녁 8시 뉴스를 본 총 시청자는 3,630만 명에 달했습니다.
보통 미국에선 3,000만 명이 넘는 시청자를 성공의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미국 시청자와 시청률이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냐고 하시겠죠.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얻을 수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습니다.
먼저 케이블 뉴스의 약진입니다.프라임 타임(오후 8시~11시) 기준, CNN와 MSNBC, 2대 케이블 뉴스 채널 오디언스는 주요 지상파 네트워크(ABC, CBS, NBC)를 압도했습니다. 지상파 네트워크 채널들도 6일 특보를 편성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폭스 뉴스도 ABC와 CBS를 앞섰습니다.
다만, 폭스 뉴스 시청률은 오후 4시 이후 다른 진보 채널들에 비해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아마 여론이 트럼프 대통령 등에 불리하게 돌아가자, 보수 성향의 시청자들이 TV를 꺼버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외 오후 9시 이전 별다른 특보를 편성하지 않은 CBS의 시청률은 거의 바닥이었습니다.
폭스(FOX)보다 더 극우적인 관점을 선보이며 보수들의 새로운 우군으로 부상하고 있는 뉴스맥스(Newsmax)의 성과도 눈에 뜁니다. https://www.newsmax.com/
뉴스맥스는 6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케이블TV 150위권 안에 들었으며, 폭동이 최악의 상황이었던 오후 2시부터 8시까지는 시간당 100만 명의 시청자를 기록했습니다.
CNN와 MSNBC의 성과의 의미는 1년 전 프라임타임과 세대별 시청자수(Demo Ratings) 비교하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두 채널은 6일 모든 연령층에서 시청률이 급상승했습니다. CNN은 18~35세 시청자층에서 오후 9시~10시 사이, 시청자는 1년 전에 비해 1,983% 증가했습니다.
폭스뉴스도 시청률이 상승했지만 100% 내외의 증가였습니다. 두 번째 주목할 점은 바로 ‘폭스 채널’의 부진입니다.이 채널의 대표 프로그램인 <해니티 Hannity>는 매년 50대 이상 시청자 층에게 점점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또 보수 성향 채널 간 경쟁으로 폭스 전체 시청률도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뉴스맥스TV(Newsmax)나 One America News(OAN)와 같은 매체들은 폭스보다 우파들의 마음을 더 많이 이해해주고 있습니다.
일일 총 시청자수(Total Audience)를 봐도 폭스의 부진을 알 수 있습니다. CNN은 저녁 프라임타임(오후 8~11시) 일일 통합 시청자 숫자에서 전년 대비 550%가 넘는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MSNBC 역시 1년 사이 오디언스(Audience)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폭스도 시청자가 증가하긴 했지만 CNN과 MSNBC에 비해 큰 성과는 아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점점 양극화되는 TV 시청자입니다. 더 이상 사람들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 TV를 더 이상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보고 듣기 위해 TV를 봅니다. 이번 미국 워싱턴 의회 난동 사건에 대한 뉴스 시청률에선 이를 잘 알 수 있습니다. 보다 중립적으로 팩트(Fact)만을 보도하는 미국 지상파 네트워크가 시청률에서 밀렸습니다.
아울러 영원한 보수의 대변자일 줄 알았던 폭스도 이젠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는 사실도 이 폭동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미 대선 이후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애매한 자세를 취한 폭스. 이에 실망한 우파 시청자들은 더 쎈 매체인 뉴스맥스나 OAN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폭스가 긴장하고 있는데 우파 충성 경쟁이 벌어질 경우 매체들의 보도 퀄러티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이들이 가장 큰 적은 지상파 방송사나 경쟁 채널이 아닐 겁니다. 유튜브에서 방송하고 있는 각종 뉴스 채널이나 음모 이론을 담은 라이브 방송이 적일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정부 규제 기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방송사는 꼭 필요합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PS>이 뉴스레터(News Letter)는 미국 미디어 시장을 통해 한국을 봅니다 기술 발전, 그에 따른 저널리즘,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다루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