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5)
미국에서 가장 큰 스페인 언어(히스패닉) 방송사인 유니비전(Univision)이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주요 기업 중은 가장 늦은 시장 합류입니다.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인데 이름은 ‘Prende TV’입니다. 모든 콘텐트도 히스패닉 기반인데 미국에선 라틴, 히스패닉 인구 비율이 18%가 넘습니다. 시장은 어느 정도 형성될 수 있는 셈입니다.
유니비전의 스트리밍 시장 진출은 늦은 감은 있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주요 기업으로서는 가장 늦게 들어왔지만 스페인어 언어권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유니비전의 가장 큰 라이벌인 텔레문도(Telemundo)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모회사인 NBC유니버설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에 콘텐트를 공급합니다. 그러나 텔레문도 채널만을 서비스하는 것은 아니어서 아무래도 유니비전하고는 상황이 다릅니다.
유니비전은 실시간 채널과 VOD를 함께 서비스한다는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30여 편의 라이브 채널과 VOD 콘텐트를 제공하는데 영화, 뉴스, 스포츠, 코미디 등 장르도 다양화합니다. 일단 모든 프로그램은 스페인어로 제공됩니다. 실시간 채널처럼 다양한 콘텐트를 광고 기반으로 제공하는데 모두 디지털에만 서비스됩니다. 실제, 실시간TV처럼 한 채널에는 영화나 드라마 등 다양하게 편성됩니다.
유니버전은 대표적인 미국 스페인 언어 채널인 만큼 스트리밍 서비스에 공급하는 콘텐트 양도 많습니다. 1만 시간의 VOD 프로그램을 공급하는데 유니비전과 함께 대주주인 텔레비사(Televisa)의 프로그램도 제공됩니다. 이들 방송사의 프로그램은 다른 플랫폼에는 공급되지 않습니다. PrendeTV라는 이름은 스페인어로는 ‘켜다(turn on)’라는 뜻입니다.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유통됩니다. 스마트TV의 경우 애플리케이션이 무료 제공됩니다.
유니버전의 스트리밍 시장 진출은 대주주가 바뀐 이후 처음 이뤄진 대형 거래입니다. 지난해 12월 투자회사 ForgeLight LLC와 Searchlight Capital 등 유니비전의 지분 64%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외 34%는 멕시코 미디어 그룹인 텔레비사(Televisa)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방송사는 남미에선 가장 큰 미디어 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한국 스트리밍 서비스의 미국 성공 가능성은?]
현재 스페인 언어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사실상 경쟁자가 없습니다. 그래서 유니비전의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진출은 나쁘지 않은 도박입니다. 미국에선 스페인어를 쓰는 인구가 상당한 만큼 짧은 기간 수익 달성이 가능해 보입니다. 게다가 새로운 대주주는 인터넷 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하겠다고 밝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TV시청 시간이 늘어난 상황에서 유니비전은 공격적인 경영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와 관련 유니비전(Univision)은 최근 TV광고 전문가인 도도나 스페셜(Donna Speciale)를 채용했습니다. 그녀는 이제 유니버전의 모든 광고 판매를 책임집니다.
유니비전의 성공 여부는 한국에게도 의미가 있습니다. 영어 기반 서비스가 아닌 다국어 스트리밍 사업자의 점유율이 어느 정도 될 것인가 입니다. 스페인 언어권, 히스패닉은 한국보단 이용 인구가 많지만 외국어라는 영역은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어 이용 인구는 1% 미만이지만 미국 인구 중 아시아권은 6%가까이 됩니다. 한류 인숙한 동양권 인구들에게 승부를 걸 만합니다.
한국 서비스들은 유니비전의 콘텐트 라인업과 마케팅 전략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라틴 드라마도 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한국 드라마와 예능의 매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유니비전의 시장 경쟁 상황을 지켜본 뒤 면밀한 분석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