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스트리밍 서비스 대유행…버티컬 프로덕션 전략(Vertical Production Strategy)를 만들다.
HBO MAX(왕좌의 게임), 디즈니+(만달로리언) 등 명품 드라마의 세계를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구현
(2021-2-2)
AT&T는 최근 2020년 말 기준, HBO MAX 구독자(HBO 채널 포함) 4,150만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1년 전 3,460만 명에 비해 20%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1년 사이 거의 700만 명이 늘어난 것인데 인기가 급증하고 있음을 반증합니다. HBO의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가 이렇게 단기간 성장한 배경엔 당연히 오리지널 콘텐트가 있습니다. 볼 것이 있으니까 사람들이 찾아 들어오는 겁니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왕좌의 게임>]
지난 2020년 5월 HBO MAX는 출시 당시부터 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프로그램 콘텐트를 내세웠습니다. 이런 기준으로 드라마 <Raised by Wolves>, <True Detective>, <Lovecraft Country> 등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서비스했습니다. 이제 HBO가 자사의 가장 유명한 작품을 HBO MAX에 소개합니다. 최근 할리우드리포트는 HBO MAX가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애니메이션 버전을 만들고 있습니다. HBO MAX에 단독 편성한다는 전략인데 아직은 초기 단계라고 이 매체는 보도했습니다.
아직은 구상 초기 단계여서 작가가 배우도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사로 남은 이 유명시리즈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왕좌의 게임> 팬 층을 성인에서 어린이 가족으로 확장시킬 수 있을 겁니다.
지난 2019년 10월 시리즈가 끝난 <왕좌의 게임 Game of Thrones>는 드라마의 세계를 확장시키려는 시도 중 워너의 가장 우선 순위에 올라있습니다. 워너미디어에겐 그만큼 중요한 콘텐트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드라마를 HBO MAX에 투입한다는 것은 워너미디어가 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시즌8까지 이어진 이 드라마 시리즈는 59개의 에미 상(Emmy Awards)을 받은 명품 드라마입니다. HBO는 <왕좌의 게임> 프리퀄(전작 드라마)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는 실사 영화인데 <House of the Dragon>이 제목입니다. 아마 방영은 오는 2022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드라마는 ‘용들의 춤(Dance of Dragons)’으로 알려진 웨스테로스의 타르가르옌 내전(Targaryen civil war in Westeros)을 다룹니다.
이와 함께 HBO MAX는 또 다른 레전드 콘텐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바로 <해리포트 Harry Potter>시리즈의 드라마화입니다. 이 역시 아직은 초기 단계다. 워낙 유명한 영화인만큼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해리포터는 알다시피 전 세계적으로 5억 부가 넘는 책이 판매 됐고 8편의 영화는 8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바 있는 글로벌 최고 히트작 중 하나입니다.
DC코믹스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도 다수 HBO MAX에 투입됩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 피스메이커(Peacemaker)를 주인공으로 하는 시리즈를 만들어 투입합니다. 프로 레슬링 선수이자 영화 배우인 존 시나(John Cena)가 출연합니다. 유명 영화 감독 JJ 에브라함스(JJ Abrams) 역시, <저스티스 리그 다크 Justice League Dark> 시리즈를 만들고 있습니다. 유명한 <그린 랜턴Green Lantern> 시리즈도 HBO MAX에서 방송됩니다.
HBO MAX의 명품 드라마 전략은 최근 디즈니가 디즈니+를 붐업하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과 유사합니다. 디즈니도 디즈니+(Disney+)를 처음 내놓을 때 <스타워즈>의 캐릭터인 만달로리언(Mandalorian)을 주연으로 한 드라마를 만들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디즈니는 지난해 12월 투자자의 날에서도 C3PO 등 다양한 스타워즈 캐릭터를 앞세운 단독 작품을 디즈니+에 편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버티컬 제작을 통한 새로운 세계관 큰 무기]
이런 강력한 저작권(IP)을 활용해 확장된 세계를 만드는 버티컬 제작 전략(Vertical Production Strategy)는 큰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콘텐트를 가진 사업자나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ViacomCBS도 <스타트렉 Star Trek>를 중심으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첨가하는 <Star Trek: Discovery>, <Star Trek: Picard> 등의 시리즈를 계속 내놓고 세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 캐릭터의 수직 확장은 짧은 시간 오디언스를 모으는 데도 꽤 유용합니다. <왕좌의 게임>에 향수를 가졌거나 <스타워즈>의 팬들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만든 새로운 시리즈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원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전략이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캐릭터만을 앞세운 스토리(Story)가 없는 단편적 활용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그러나 한국도 이런 버티컬 프로덕션 전략을 적용할 수 있는 원석(드라마, 영화)들은 매우 많습니다. SBS의 <낭만사부 김사부>나 MBC <수사반장>, KBS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 TVN <구미호뎐> 등은 충분히 확장성이 있어 보입니다. 물론 단순히 시즌2가 아닌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세상의 시작을 말합니다.
[비정상 속 성공 확률 높은 버티컬에 거는 기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은 버티컬 제작 전략을 더 중요하게 합니다. 이 비정상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알 수 없고 코로나바이러스는 드라마 제작 환경을 바꾸고 있습니다. FX네트웍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미국에서 제작된 오리지널 드라마는 493개였습니다. 2019년에 비해 7% 감소한 수치입니다.
FX가 연간 드라마 제작 편수를 집계한 이후 연간 비교에서 제작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7년 전부터 FX는 지상파, 케이블TV,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방송되는 드라마 편수와 제작 트렌드를 연간 단위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FX Networks CEO John Landgraf는 이 조사를 연초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개합니다.
최근 몇 년 간 미국에서 TV 드라마 제작은 비정상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신규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방송 미디어 시장에 들어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를 넘어서기 위한 전쟁에서의 주요 무기는 물론 드라마입니다. 지난 2010년 216편에 불과했던 신규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 편수는 2015년 420개로 2배로 성장했습니다. 2019년에는 532편으로 500편을 넘었으나 2020년에 줄어들게 된 겁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이지만 미래는 어떻게 될 모릅니다. 불확실성이 높아져 확률이 좋은 ‘인기가 확인된 작품’ 위주로 제작이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연도별 드라마 제작 편수(미국)>
2009년 210
2010년 216
2011년 266
2012년 288
2013년 349
2014년 389
2015년 420
2016년 454
2017년 487
2018년 495
2019년 5322020년 493
지난 2019년 기자 간담회에서 FX네트웍스의 CEO Landgraf는 “2020년 당연히 드라마 제작이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몇 년간 거의 모든 성장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나왔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FX는 올해는 채널 별 제작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제작이 대거 중단된 우울함을 반영하지 않기 위해서 일지 모릅니다.
새로운 달이 시작됐습니다. 미국 미디어 기업들은 2020년 4분기 실적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한 해를 시작하는 달입니다. 이번 한 주 잘 챙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