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18년 단골 기업의 변심 이유는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 변화’...버드와이저의 앤하이저부시 슈퍼볼 광고 중단 검토
최근 4번의 NFL 결승전 슈퍼볼에 연간 평균 640억 원이 넘는 광고비를 집행했던 주류회사 엔하이저부시. 한 인터뷰에서 18년 간 이어졌던 광고 집행 중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이는 NFL광고가 소비자들의 브랜드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내부 판단 때문. 슈퍼볼은 여전히 가장 시청률 높은 이벤트지만 미래 소비자 잡기에는 역부족일 수도.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프로미식축구(NFL)입니다. 그 중에서도 NFL의 결승전 슈퍼볼(Super Bowl)은 다른 리그를 단연 압도합니다. 광고나 시청률도 마찬가지입니다.
[단골 기업들의 잔치인 슈퍼볼]
슈퍼볼에 광고하는 브랜드 중 상당수는 단골입니다. 미국 스포츠 중계 시장에서 최근 화제는 맥주 기업인 앤하이저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의 슈퍼볼 광고 중단 검토입니다. 버드와이저, 칼스버그, 스텔라 맥주로 유명한 인베브는 지난 1989년부터 슈퍼볼 광고를 집행해왔습니다. 때문에 ‘슈퍼볼=인베브’로 인식됐는데 이번 광고 중단은 다소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슈퍼볼과 광고는 아직은 가장 높은 TV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NBC, 텔레문도, 피콕(스트리밍), NBC디지털 등을 통해 2022년 슈퍼볼을 본 시청자 수는 1억 1,230만 명(디지털 1,120만 명)이었습니다. 이는 미국에서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은 시청자입니다. 2월 15일 닐슨과 NFL은 이 숫자에 더해 스포츠바 등에서 본 경기 시청자를 포함하면 미국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2억 800만 명이 경기를 관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광고주들의 주목도가 높음은 당연하고 가격도 가장 비쌉니다. 2022년 2월 13일 TV로 중계된 슈퍼볼은 NBC 등이 중계했는데 두 회사는 경기 중간에 송출되는 막간 광고를 완전히 판매했습니다. 업계가 추정했던 2022년 슈퍼볼 30초 당 광고 가격은 580만 달러에서 620만 달러(30초 당 80억 원) 사이입니다.
일부 광고주는 초당 700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본 광고는 아마존(Amazon)의 인공지능(AI) 알렉사(Alexa) 광고입니다. “Mind Reader” with Scarlett Johansson and Colin Jost
[18년 단골의 변심 이유는 ‘광고 효과’]
40분 내외로 제한된 슈퍼볼 광고 시장 쟁탈전은 매우 치열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미국적인 브랜드 중 하나인 앤하이저 부시는 해당 카테고리 광고 독점권을 가진 유일한 기업이었습니다. 어떤 방송사가 슈퍼볼을 중계해도 버드와이저 광고 자리는 늘 비워뒀습니다.
그러나 내년(2023년)에는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악시오스는 내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새로운 브랜드가 아닌 엔하이저는 슈퍼볼 광고의 효용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슈퍼볼은 여전히 대규모 시청자를 모으는 경기지만, 다양한 플랫폼에서 마케팅이 가능해진 지금 ‘슈퍼볼 광고 시청이 소비’로 이어지는 공식은 아닙니다.
스펜서 고든 앤하이저 부시 소비자 연계 담당 부사장(vice president of consumer connections)은 에드위크(Adweek)와의 인터뷰에서 “슈퍼볼은 소비자들에게 거대한 텐트폴(Tent Pole)이지만 맥주 산업의 핵심 소비 순간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며 “우리는 우리 브랜드의 매력을 정확한 시간과 장소,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곳에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시 말해 시청률은 높지만,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고령화되는 TV시청자들의 영향도 있습니다. 이에 앞서 음료 회사 펩시도 10년 간 이어왔던 하프타임 광고를 2022년에 중단했습니다.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엔하이저 부시의 결정이 아직 최종 결론은 아니다. 내년(2023년) 슈퍼볼 중계 주간사는 FOX인데 협상 결과에 따라 다시 한번 광고를 집행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슈퍼볼을 포함한 NFL 경기 중계도 빠르게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피콕(Peacock), 파라마운트+(Paramount+) 등이 NFL 중계 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NFL도 직접 경기 스트리밍에 나섰습니다.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은 최근 자체적으로 경기를 모바일과 PC을 통해 경기를 유료(월 5달러)로 스트리밍하는 NFL플러스를 런칭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NFL은 올해 7월 지역 프로 풋볼 경기를 중계하는 모바일, 인터넷 전용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는데 경기 실시간 중계와 하이라이트 VOD,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등을 유통합니다.
슈퍼볼 시청자수는 2022년 다시 1억 명을 돌파했지만, 최근 주춤한 것이 사실입니다. 슈퍼볼 직전 두 경기(2020, 2021년)는 시청자 수 1억 명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한편, 대규모 시청자를 모으는 슈퍼볼은 루키(Rookie) 기업들에게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NBC에 따르면 2022년 슈퍼볼에서도 전체의 40%(30개)가 새롭게 등장한 기업이었다. 특히, 2022년에는 4개의 암호 화폐 관련 기업들이 TV광고를 장악했습니다.
리시처 회사 미디어레이더(Media Radar)에 따르면 Coinbase, Crypto.com, eToro, FTX 등 슈퍼볼에 광고했던 4개 암호 화폐 회사들은 총 7,300만 달러(945억 원)를 지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