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4일, 미국 케이블TV 의 '수난의 날'
미국 케이블TV뉴스 채널 시청 1위, 2위 간판 앵커 잇단 사퇴. CNN의 돈 레몬,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한 부적절한 언급으로 경질. 미국 뉴스 시청률 1위 앵커 터커 카슨, FOX가 천문학적인 명예훼손금 배상 뒤 사실상 해고. NBC유니버설의 대표는 부적절한 성접촉으로 사퇴
2023년 4월 24일(미국 시간)은 미국 케이블TV 역사에 기록될 만한 날이 됐습니다.
하루 만에 케이블TV 시청률 1, 2위 뉴스 채널의 대표 진행자가 회사를 떠났기 때문입니다. 또 케이블TV에서부터 지상파, 테마파크까지 소유한 복합 미디어 그룹 캠캐스트 NBC유니버설의 CEO도 성 비위로 인해 회사를 불명예스럽게 떠났습니다. 유명 채널과 유명 인사들이 한꺼번에 자리를 떠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폭스는 1위 앵커 경질
2023년 4월 24일 폭스 뉴스(Fox News)의 시청률 1위 프로그램 진행자 터커 카슨(Tucker Carlson)은 자신의 이름을 딴 뉴스 프로그램 ‘터커 카슨 투나잇(Tucker Carlson Tonight)’의 진행을 그만둔다고 밝혔습니다. 폭스 뉴스는 이날 오전 특별한 설명 없이 카슨과의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공개했습니다.
https://twitter.com/semaforben/status/1650556406242717697
폭스는 보도자료에서 “폭스 뉴스와 터커 카슨은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며 “우리는 카슨의 헌신에 감사하고 4월 21일 금요일 방송이 마지막이었다”고 공개했습니다.
폭스는 당분간 카슨이 진행하던 오후 8시 방송의 경우 순환 앵커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폭스는 터커와의 결별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소식은 폭스 뉴스가 도미니언 투표 시스템에 7억 8,750만 달러를 지급하며 명예훼손 소송을 해결한 지 1주일 뒤 나왔습니다.
또 ‘터커 칼슨 투나잇’ 프로듀서가 성적 착취와 왜곡된 성문화로 회사를 고소한 뒤 몇 주일 뒤에 발생했습니다. 뉴미디어 세마포에 따르면 터커 카슨 사임 이후 이 프로그램의 수석 프로듀서인 저스틴 웰스(Justin Wells)도 사표를 냈습니다. 웰스는 카슨, 폭스와 함께 이 소송의 피고인으로 올라있습니다.
그러나 카슨의 퇴장은 상당한 충격을 줬습니다.
폭스 뉴스가 카슨의 프로그램에 크게 기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데드라인에 따르면 터커 카슨 투나잇은 1년 광고 매출이 1억 달러에 달합니다. 시청률 역시, 프라임 타임 1위로 평균 시청자수는 325만 명이나 됩니다. (2023년 1분기)
카슨의 계약 중단이 발표된 이후 폭스의 주가도 4% 감소했습니다. 도미니언 시스템과의 소송은 해결했지만 비슷한 투표 테크 기업 스마트매틱(Smartmatic)과의 소송이 남아있고 일부 주주들도 폭스에 소송을 건 상태입니다.
악시오스의 사라 피셔는 “카슨의 해고가 도미니언 합의 판결 때문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 재판 전 카슨과 연관된 다양한 자료가 공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CNN은 돈 레몬 경질
카슨이 폭스를 떠난 몇 시간 뒤 CNN의 인기 앵커이자 최근 여성 혐오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돈 레몬(Don Lemon) 역시 경질됐습니다.
17년 동안 근무했던 CNN을 하루 아침에 떠난 겁니다. 현재 돈 레몬은 케이트란 콜린스와 포피 하로우 등과 함께 CNN의 ‘모닝 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의 경질은 방송 한 시간 전에 발표됐습니다. 이에 대해 레몬은 트위터에 자신도 방송 직전에 알 정도로 급하게 ‘해고’됐다며 상당한 분노를 드러냈습니다.
https://twitter.com/donlemon/status/1650533617636966400
그는 트위터에서 “누구도 나에게 당신은 해고될 것이라고 언급해준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CNN은 트윗에서 “돈 레몬의 트윗 메시지는 정확하지 않다”며 “경영진은 레몬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그는 트위터에 글을 쓰는 것을 택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돈 레몬이 경질 전 수주동안 CNN과 레몬이 긴장 관계에 있다는 소문이 계속 나왔습니다. 레몬은 전임 CEO였던 제프 저커(Jeff Zucker)의 심복이었지만 2022년 초 저커가 부하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인해 경질되면서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이후 레몬은 방송에서 2024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니키 헤일리(Nikki Haley)에 대해 전성기를 지났다고 발언한 뒤 상당한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이 발언은 상당수 미국 시청자들에게 반감을 샀습니다. 버라이어티 조사 결과 응답 대상자 중 60% 가량이 돈 레몬의 언급이 부적절했다고 답했습니다.
CNN의 새로운 CEO 크리스 리히트도 레몬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습니다.
돈 레몬은 사과했지만 이미 그 발언은 여성 비하 이미지까지 가미돼 크게 퍼져나간 뒤었습니다. 이후 버라이어티는 2023년 4월 5일 돈 레몬이 평소 여성 혐오와 폄하 발언을 일삼았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NBC 제프쉘, 20년 근무 회사에서 떠나
이에 앞서 일요일 NBC유니버셜의 대표 제프 쉘(Jeff Shell)은 회사 직원에 대한 부적절한 접촉으로 인해 사과하고 사임했습니다.
피해자는 CNBC의 해외 특파원인 하들리 갬블(Hadley Gamble)입니다. 갬블은 제프 쉘을 고소한 상태입니다. 4월 24일(월) 미국 연방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에서 컴캐스트(NBC유니버셜의 모회사)는 쉘이 부적절한 행동으로 내부 감사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중에는 성적 학대로 포함되어 있는데 회사는 상당 수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2년 CNN의 제프 저커 CEO가 부하 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회사를 물러간 뒤 ‘성문제’로 물러난 가장 고위직 인사입니다. 중동 아부다비에서 현장 특파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갬블은 2010년부터 MSNBC에서 일했습니다.
제프 쉘은 지난 2004년부터 컴캐스트에서 근무했고 2020년 NBC유니버설 대표로 임명됐습니다. 이에 앞서 쉘은 NBC유니버설 영화와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맡았었습니다. 제프 쉘의 사임은 컴캐스트에도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컴캐스트에서 NBC유니버설은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