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지상파와 스트리밍의 협업 '가능성' 그리고 가치
방송 시장 스트리밍 시대로 가고 있지만 여전히 지상파 방송은 미디어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 미국 FCC위원 "지상파 방송으로 스트리밍 민주화(무료 보편적)"시키자는 주장. 아울러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에서의 지상파 콘텐츠의 가치
지상파 방송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죽지 않았습니다.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점점 오디언스가 옮겨가는 이른바 스트리밍의 시대에도 말입니다. 미국 방송과 통신을 규제하는 위원회(FCC) 위원 중, 지상파의 힘을 스트리밍에도 이용하자는 위원이 나왔습니다. 설득력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미국 지상파(미국에서는 메이저 네트워크)들이 가진 힘도 아직은(?) 강합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미국 디지털TV 방송 표준 규격으로 2016년 한국의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표준 규격으로도 채택된 ATSC 3.0이 유료 스트리밍 시대, 국민 시청 복지를 위한 대안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ATSC3.0’은 IP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고화질 영상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모바일, 다채널 방송과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며 호환성도 높습니다.
[FCC 스타크스 위원 “ATSC 3.0 스트리밍 시대 무료 방송 대안”]
민주당 추천 FCC위원인 제프리 스타크스(Geoffrey Starks)는 2022년 10월 1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기술혁신경쟁센터(the University of Pennsylvania Carey Law School Center for Technology, Innovation & Competition)에서 열린 강연에서 “새로운 ATSC 3.0 첨단 TV 전송 시스템을 사용해 지상파 방송사가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스트리밍 경쟁자가 된다면 모든 미국인이 혜택을 볼 것”이라며 “정부도 그 노력을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타크스 위원은 이 같은 주장을 내세우며 정부가 ASTC 3.0 보급을 더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타크스는 “지상파 방송사의 ATSC 3.0으로 향상된 화질, 사운드, 양방향 방송을 즐길 수 있다”며 “소비자들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직접 지불하거나 인터넷 요금을 추가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그는 또 “하이퍼 로컬 콘텐츠 방송사들이 더 많은 비전형적인 방송 콘텐츠를 전달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타크스는 ATSC3.0이 무료라는 점을 크게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스트리밍 시대에 모든 미국인들에게 도움을 줄수 있는 일종의 ‘콘텐츠 민주화(kind of democratization of content)’”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스타크스 위원은 “소비자들이 ATSC 3.0 혜택을 받기 위해선 새로운 TV를 사야하기 때문에 정부가 기기 구입에 보조금을 지급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타크스 위원이 바라는 건 시청자들에게 ‘시청의 주도권’을 돌려주는 겁니다. 스타크스의 논리에 따르면 (방송사들이) 새로운 기술로 무장을 하면 소비자들은 시청 주도권을 잡게 됩니다.(viewers would be "in the driver's seat)
그는 “ATSC 3.0이 모두 IP기반이기 때문에 인터넷이 제공하는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며 “그러나 시청자들은 버튼 하나면 지상파 TV에 무료 제공될 수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필수 항목인 인터넷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넷과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TV방송]
더 쉬운 언어로 이야기하면 지금 시청자들은 스트리밍 서비스들에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에 적응할 수 밖에 없지만, 지상파 방송이 스트리밍을 하게 되면 ‘시청자들이 편리하게 방송을 선택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는 “지상파 TV가 인터넷과 같은 방식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공중파 방송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방송 콘텐츠 외 인터넷이나 스트리밍이 제공하는 콘텐츠 유통의 다른 형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ATSC 3.0 망을 통해서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하는 것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보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새로운 스트리밍 경쟁을 가속화하기 위해, 스타크스 위원은 “의회가 필수 디지털 전환 장비 보조금 프로그램(mandated digital transition equipment subsidy program)을 위한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고 제안했습니다.
2009년 아날로그 TV에서 디지털 전환 시 정부가 디지털 TV컨버터 구입 비용을 보조했던 방식입니다. 2009년 미국 전기통신 및 정보청(NTIA)는 아날로그 TV를 보유한 가정에서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도록 하는 ‘TV디지털 박스(Digital-TV converter-box-coupon)’ 구입을 지원하기 위해 40달러(가구당 최대 2장) 쿠폰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당시 미국 의회는 정부가 총 3,350만 장의 쿠폰을 제공할 수 있는 비용을 집행하도록 승인했습니다. 또 그는 미국 연방방송통신위원회(FCC)가 TV장비 규제 기관 자격으로 개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정부 지원 앞서, 지상파 콘텐츠 다양성 갖춰야]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은 당초 FCC는 오는 2023년로 예정돼 있는 디지털 방송(ATSC 1.0)을 일몰(Sunset ATSC 1.0) 기한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은 3.0으로 전환을 준비하는 동시에 1.0 방송도 하고 있습니다.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은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ATSC 3.0(Next Gen) 전환 속도가 빠르다며 FCC도 새로운 서비스의 연착륙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미방송협회(NAB)는 2022년 8월 “3.0으로 전환 과정에서 기존 디지털 방송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일몰하는 등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FCC가 도와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습니다.
9월에도 NAB는 2022년 9월에도 ”많은 장벽에도 불구하고 넥스트 젠으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제 FCC가 명확히 ATSC 1.0방송의 일몰 시점을 확정해줘야하고 언제 1.0과 3.0방송 동시 전송을 중단해야 하는지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2022년 9월 NAB가 FCC에 낸 자료에 따르면 미국 가구 절반이 넥스트젠(NextGen TV) 신호 도달 범위 내에 내에 있으며 이미 ATSC호환 TV 등이 수백만 대 팔렸습니다.
미국 방송 기술 관련 미디어인 TV테크는 NAB자료를 인용해 오는 2025년 말에는 TV 등 넥스트젠 호환 기기가 5,800만 대 가까이 팔릴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NAB는 “업계의 광범위한 ATSC 3.0전환 노력을 저해할 수 있는 강압적인 조치는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채널 운용에서도 방송사들의 재량권을 대폭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FCC는 지난 2017년 11월 ATSC 3.0 표준을 결정할 당시 5년 간의 동시 방송 전환 기간(2023년)을 설정했습니다. 당시 5년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고 FCC는 전환 과정을 점검하면서 일몰 기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은 FCC의 동시 전송 의무 조치를 중단해야 하며 다른 프로그램 옵션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1.0방송을 계속할 경우 소비자들이 굳이 장비를 구입해 ATSC 3.0으로 이전을 고려할 의지가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사들도 ATSC1.0이 완전 종료된다는 사실 확정되지 않으면 새로운 장비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케이블TV사업자들은 동시 전송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아직 높은 미국 지상파 방송 콘텐츠 수요]
글로벌 시장 콘텐츠 수요를 측정하는 패럿애널리스틱스(PA)는 최근 한 자료에서 “미국에서 지상파 TV의 죽음은 엄청나게 과장되어 있다.(The death of broadcast television in the U.S. has been grossly exaggerated)”고 서술했습니다.
지상파 TV시대가 아직 저물지 않았다는 이야기기입니다.
물론 2015년 이후 4대 미국 지상파 TV의 프라임 타임 평균 시청률은 계속 하락했습니다. 18~49세대의 타깃 시청률 급락했습니다. 이 세대는 광고주들의 주목하는 연령대이기도 합니다.
지상파 방송 평균 오디언스의 고령화도 심각한 문제다. 미국 지상파 시청자의 중간 연령( Median viewer age)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CBS (63.2), ABC (58.5), NBC (59.2) and Fox (52.4).
이런 시대 지상파 방송은 희망이 없어 보이지만, 적어도 미국의 경우 사실이 아닙니다.
지난 1년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높았던 100대 인기 TV시리즈 중 15편이 미국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였습니다. 만약 미국 시장만을 한정한다면 이는 23편으로 늘어납니다.
이는 스트리밍 서비스 비즈니스에서도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가 스트리밍 시대에도 여전히 의미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기이 때문입니다. 특히 매주 업데이트되는 지상파 방송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은 스트리밍의 고객 이탈을 막아주는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미국 지상파의 힘은 스트리밍 훌루(Hulu)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훌루(Hulu)는 원래 폭스, NBC유니버설, 디즈니(ABC) 등 미국 지상파 방송을 자회사로 둔 미디어 그룹이 만든 조인트벤처였습니다.
이 서비스의 설립 목적은 스트리밍 시대, 지상파 콘텐츠를 고객들에게 더 잘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상파의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고육책이었던 셈입니다.
그때부터 지상파 방송사들은 자사 인기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실시간 방송 다음날 훌루로 넘겼습니다. 지상파 콘텐츠의 힘으로 훌루가 번영했음은 물론입니다.
2016년부터 ‘심슨(폭스)’, ‘그레이 아나토미(ABC)’.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FX)’, ‘크리미널 마인드(CBS)’ 등 미국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은 미국 훌루에서 가장 높은 수요를 차지한 콘텐츠(in-demand shows) 상위 10위에 모두 올랐습니다.
훌루의 구독자는 2016년 1,500만 명에서 2022년 2분기 4,620만 명까지 커졌습니다. 사실 이는 디즈니+의 미국 내 가입자(4,450만 명)보다 많고 넷플릭스의 북미 지역 가입자(7,340만 명 3분기)의 절반 수준입니다.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지상파의 존재는 막강합니다. 2022년 PA조사 결과 훌루 미국 오디언스 수요의 33.8%가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향했습니다.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10명 4명이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원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지상파 방송과 스트리밍의 상호 보완적인 관계 ]
이를 종합하면 스트리밍 서비스와 지상파 TV는 단순히 적은 아닙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지상파 TV 시청률 상승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인기 TV시리즈 ‘애봇 초등학교(Abbott Elementary)’ 시즌2는 ABC에서 첫 방송된 뒤 훌루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됐습니다. 일주일 후, ‘애봇 초등학교’의 ABC의 광고 타깃 오디언스 숫자는 318% 늘었습니다. 당시 ‘애봇 초등학교’에 대한 콘텐츠 수요는 평균보다 26.84배에 달했습니다.
2022년 1월 훌루 CEO 크레이그 어위치(Craig Erwich)도 한 인터뷰에서 “훌루와 ABC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very complementary relationship)”라고 설명하면서 “ ‘댄싱 위드 스타(Dancing With the Stars)’가 양쪽 플랫폼에서 모두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디즈니는 인기 콘텐츠 ‘댄싱 위드 스타’를 훌루에서 전략 스트리밍인 디즈니+(Disney+)로 이동시켰습니다.
NBC유니버설도 비슷합니다. 1965년에서 2022년까지 최장 방영된 가족 드라마 ‘Days of Our Lives’의 상영장소를 2022년 9월 NBC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으로 옮겼습니다.
지상파 콘텐츠의 힘은 콘텐츠 장벽으로 이어집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유한 미국 지상파 방송 그룹들은 자사 플랫폼 강화를 위해 콘텐츠 장벽을 치고 있습니다.
9월부터 NBC유니버셜은 훌루가 아닌 자기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에 지상파 방송 콘텐츠 익일 방영권을 넘겼습니다. CBS는 상위 30개 시리즈 중 17개를 자사 스트리밍 파라마운트+(Paramount+)에 방영하고 있습니다. 파라마운트+에서 CBS콘텐츠 수요는 30%를 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