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뉴스룸이 공존할 수 있는 이유."우리는 늘 현장에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 아메리칸 저널리즘 프로젝크(AJP)와 미국 로컬 미디어 지원 위한 500만 달러 펀드 조성 합의(2년)). AJP는 이 자금으로 로컬 미디어들이 AI를 활용해 새로운 뉴스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 지원. 향후 AJP는 AI를 이용해 뉴스를 만드는 'AI뉴스 스튜디오' 가동 예정.
챗GPT의 개발사 오픈AI(Open AI)가 2023년 7월 18일 미국 저널리즘 프로젝트(AJP)와 ‘미국 지역 언론사들의 AI활용 실험’을 위한 자금 지원 등을 포함한 2년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번 협업은 주어진 명령에 따라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를 만들어내는 생성AI가 언론 미디어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과물이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AJP는 2018년 비영리 및 지역 뉴스 미디어의 생존과 비즈니스 모델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입니다.
특히, 생성AI가 프롬프트(명령)에 따라 답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언론 미디어들의 많은 기사를 참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저작권 침해’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악시오스는 “이번 2년 계약은 뉴스와 기술 공유 계약과 관련해 저널리즘 기업과 협력을 원하는 오픈AI의 큰 틀의 노력 중 일부”라고 지적했습니다.
생성AI 역시 뉴스 미디어가 존재해야 원천 소스를 얻을 수 있는 만큼, 뉴스 미디어와의 관계 개선은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수익 기반이 취약한 로컬 언론의 경우 AI가 만들내는 생산물에 더 큰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협약으로 오픈AI는 AJP를 통해 500만 달러의 ‘로컬 뉴스 이니셔티브(local news initiatives)’ 펀드를 조성합니다. 이 자금으로 비영리, 로컬 뉴스 미디어의 운영을 지원하고 다른 뉴스 콘텐츠 개발 등 다른 지원도 고려 중입니다.
AJP는 소속 41개 기관 중 10개를 선정해 이 기금을 분배할 계획입니다. 선정된 뉴스 미디어는 뉴스룸과 영업 부서에서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고 수익을 내는 방법을 실험합니다. 이 결과는 AJP를 통해 다른 뉴스 미디어에 공유됩니다
[AJP, AI 뉴스 제작 스튜디오 추진]
버만(Sarabeth Berman)은 “자금은 또한 AJP 내에 OpenAI의 기술을 실험하는 지역 뉴스 매체를 돕는 새로운 제품 스튜디오(new product studio)를 만드는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스튜디오는 오픈AI기술을 이용, 로컬 뉴스 미디어의 수익원을 찾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종의 AI뉴스 스튜디오로 볼 수 있는 제품 스튜디오는 3명의 AJP직원이 상주하게 됩니다. 이 스튜디오는 오픈AI와 같은 외부 파트너와 협업을 통해 실제 뉴스룸에 작동되는 최적의 모델을 찾고 피드백을 공유하는 ‘일종의 중앙 허브’ 역할을 하게 됩니다.
500만 달러 펀딩과 별도로 오픈AI는 AJP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테크 제품 구입할 때 쓸 수 있는 500만 달러 상당의 크레딧도 지급합니다. 크레딧을 받은 미국 지역 뉴스 미디어들은 전체 뉴스 조직에 걸쳐 AI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을 실험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뉴스룸들은 AI를 이용해 더 빠르고 좋은 검색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제품 제작 부서는 생성AI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는 겁니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시대, 포털과 빅테크로 인해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무너진 것을 경험한 미국 지역 미디어들은 AI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버만 CEO는 보도자료에서“이 파트너십은 우리 산업이 혁신적인 순간에 진입했다는 것보여준다”며 “우리는 지역 저널리즘을 강화하기 위해 이러한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 지를 알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픈AI외 구글 등 AI테크놀로지를 개발한 다른 기업들도 2023년 초 뉴스 미디어들과 콘텐츠 저작권, 보상 문제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JP는 AI뉴스 스튜디오가 다른 생성 AI 기술과도 연동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I와 뉴스룸의 동거..새로운 시너지도]
하지만, AI기업들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뉴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악시오스는 사업 초기, 뉴스 미디어 콘텐츠에 상당 기간 의존했던 페이스북(메타)도 뉴스의 영향력을 넘어서는 시점에서 지원을 끊은 바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고객 유인을 위한 뉴스의 약발(?)이 다했다고 보는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22년 뉴스 미디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이후 메타 미디어 담당 부사장 캠벨 브라운(Campbell Brown)이 직원들에게 “이제 협업의 무게 중심을 뉴스 제품에서 크리에이티브 이코노미 콘텐츠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오픈AI는 뉴스 미디어가 필요합니다.
오픈AI는 규제 당국과 미디어들이 저작권 문제, 오남용 정보 등 AI확산으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에서 ‘뉴스 미디어와 좋은 관계’를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픈 AI CEO 샘 알트만도 의회 청문회 당시 낮은 자세로 오히려 ‘AI에 대한 규제’를 만들어 달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메타와 구글과는 달리 AI는 다른 모든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요소 기술이어서 미디어와의 협업은 시너지가 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오픈AI는 미디어들과 잇달아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7월 14일 통신사 AP는 오픈AI와 뉴스 콘텐츠 접근을 허용하는 2년 계약을 맺었습니다. 새로운 뉴스 상품 개발 실험에 오픈AI 기술을 이용하는 계약입니다.
AP와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오픈AI는 AI알고리즘 업그레이드를 위해 1985년 이후 AP 텍스트 기사의 활용 권리를 확보했습니다. AP 역시, 새로운 뉴스 콘텐츠 개발을 위해 오픈AI의 기술과 제품 전문가들과 협업이 가능하게 됩니다.
AP와의 협업은 ‘생성AI시대 저널리즘의 방향’을 정할 수도 있어 상당히 중요합니다.
AJP와는 달리 AP는 글로벌 시장을 커버 하는 메이저 언론사입니다. 사실 AP는 늘 뉴스 혁신에 진심이었습니다.
뉴스 기사에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 기술(automation technology)을 도입한 초기 뉴스미디어였습니다. 약 10년 전 AP는 기업 실적 보도나 지역 스포츠 경기 보도를 위해 뉴스 자동화 알고리즘을 사용한 바 있습니다. 이후 AP는 뉴스 자동화 기술을 뉴스 수집이나 외국어 변역 등 제작 과정에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AI시대, 기자가 있어야 할 곳은 ‘현장’]
이렇듯, AI가 뉴스에 깊숙히 침투했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AI와 뉴스룸의 협업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뉴스 산업에서 AI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AI는 정보 수집과 영상 편집, 검색 등의 기능을 통해 뉴스룸을 도울 수 있지만, 동시에 ‘기사를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은 기자들의 역할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AI는 가짜뉴스와 오남용 정보를 쉽게 유통시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AI가 기자를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지배적이지 않습니다.(사실 인간인 저도 앞으로도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이유는 뉴스에게는 여전히 현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기자의 발을 대체할 AI는 아직 없습니다.
뉴욕타임스 CEO 메러디스 코핏 레비앙(Meredith Kopit Levien)은 지난 2023년 5월 칸 라이언에서 가진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취재하기 위해 로봇을 보낼 수는 없다”며 “저널리즘은 전문성과 판단력을 갖춘 인간 크리에이터(기자)를 필요로 한다. AI가 우리의 전문성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AI에 대한 이해는 저널리즘에게는 필수입니다. 지배 당하지 않으려면 지배해야 합니다.
케빈 메리다(Kevin Merida) LA타임스 편집장은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모두가 AI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술을 정확하고 책임감 있게 쓰는 법을 안다면, 테크놀로지는 당신을 더 좋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