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현장] '참여하는 기자'&' 할리우드를 닮아가는 '넷플릭스'
#1 2022년 9월 말 허리케인 이안이 미국 동부를 강타한 가운데 레거시 미디어들의 고군분투. 재난을 기록하는 역할을 틱톡에 넘겨준 레거시(Legacy)들은 기자를 재난의 중심에 보내. #2 할리우드를 부정하며 스트리밍 1위에 오른 넷플릭스는 이제 할리우드를 닮아가. "비용 절감 동시에 콘텐츠 계약도 다변화"
2022년 9월 말 미국 지상파 및 케이블 TV 등 레거시 미디어들은 허리케인 이안 취재에 집중했습니다. 매번 그렇듯, 허리케인이 불어닥치는 순간을 취재하는 기상 전문 기자들은 2022년에도 다양한 그림을 만들어냈습니다.
미국에 상륙한 역대 3번째 위력의 허리케인에도 기자들은 현장에 있었습니다. 바람에 못이겨 여러번 밀려나면서도 리포팅에 최선을 다하는 기자들도 있고 실시간 중계 중 허리케인’에 놀라 뒤를 돌아보는 장면이 찍힌 기자도 있습니다.
[참여 저널리즘, 슬픈 저널리스트]
틱톡에 ‘현장’ 중계의 주도권을 넘겨준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들은 이제 중계를 하는 것보다 중계가 되는 그림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대, 틱톡은 현장을 기록하고 TV는 현장에서 기록됩니다.
미국 웨더 채널 기상 전문 기자 기자 짐 칸토르(Jim Cantore)는 이안이 미국 플로리다를 강타한 2022년 9월 28일 위험 지역의 최중심이었던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푼다 고르다(Punta Gorda)에서 현장 중계를 했습니다.
“괜찮나”
짐 칸도르의 위험한 중계를 보다 못한 아나운서가 걱정하는 말투로 물어봅니다. 칸도르는 “괜찮다. 괜찮다.(I’m fine, I’m fine)”고 답하는 장면도 화면에 잡혔다. 이 영상은 레거시 미디어에 첫 방송됐지만, 틱톡 등 소셜 미디어에서 수만 번 재생됐습니다.
극한 자연이 만드는 돌발 영상은 TV중계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입니다. 미국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뉴스채널들은 수난을 겪는 기자들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취재진’을 더 깊은 자연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는 소셜 미디어 시대 변화한 ‘현장 취재 매뉴얼’입니다.
자연의 무서움을 기록하는 역할을 소셜 미디어에 넘겨준 지금, 레거시 미디어들은 자신들의 리포터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에게 폭풍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기자들에게 부여한 겁니다. 이른바 ‘참여 저널리즘(participatory journalism)’으로 유명해진 기자들도 많습니다.
[빅테크와 싸우는 레거시, 폭우 현장에서 맞는 현실]
재난 보도는 다릅니다. 틱톡 등 빅테크가 저널리즘의 경쟁자가 됐을 때 기자는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기자의 위험한 참여가 바이럴이 되어 글로벌로 확산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폭우 현장에서 싸우는 저널리스트는 빅테크 앞에 흔들리는 ‘레거시’ 자신입니다.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 지역 방송 WESH의 토니 앳킨스(Tony Atkins) 기자는 이안으로 허리까지 물이 불어 차에서 탈출하지 못한 간호사를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요즘엔 기자들을 폭풍의 중심에 밀어넣지 않고도 재난의 위험을 알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는 겁니다. 플로리다 많은 방송사들은 지역 곳곳에 설치한 라이브 웹 카메라와 건물 CCTV, 제보 영상을 방송에 계속 내보냈습니다.
폭스의 날씨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 뉴스 폭스 웨더(Fox Weather)는 ‘강우 방지 드론(rain-resistant drones)’을 뛰어 이안 상륙 당시 생생한 장면을 전달했습니다.
허리케인 이안 보도에서 폭스웨더는 재평가됐습니다. 웨더 테크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폭스웨더는 현상 보도와 과학적인 분석을 위해 날씨 센서가 부착된 방송 라이브 스트리밍 카메라(waterproof live streaming camera boxes with weather sensors) 등 최신 기상 보도 장비를 구축했습니다. 기자들이 직접 나가기 너무 힘든 지역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태풍의 눈’에 까지 카메라를 들이댔습니다.
또 ‘허리케인 트렉(HurricaneTrack)’과 협업해 고화질 허리케인 카메라를 활용했고 이를 통해 허리케인의 모든 면을 화면으로 전달했습니다. 폭스웨더는 재난을 취재하는 항공팀(Fox Flight Team)있습니다. 이들은 24시간 허리케인을 따라다니며 보도했습니다.
폭스가 아닌 폭스웨더에 대한 오해가 있으시다면 유튜브에서 ‘날씨’ 대해 진심인 그들을 보십시오.
방송 기술에 관심이 있는 분은 참고할 만한 소식입니다.
미국 국립 기상청(NOAA)도 허리케인 중심을 촬영할 수 있는 특수 드론 ‘허리케인 드론’을 띄워 자료 수입과 영상을 공급했습니다.
참고로 레거시 미디어들의 고난은 동영상 소셜 미디어 틱톡(Tiktok) 때문입니다. 이미 재난을 기록하는 역할은 TV가 아닌 틱톡이 물려받았습니다. 허리케인 이안을 피하는 동물원은 ‘동물농장’이 아닌 자신들의 틱톡 계정에 이를 알려졌습니다.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는 곳도 이제는 틱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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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를 닮아가는 넷플릭스]
레거시 언론사들이 틱톡 시대, 새로운 역할을 찾는다면, 스트리밍 서비스 1위 넷플릭스는 이제 할리우드를 벤치마킹합니다. 글로벌 가입자 2억 2,070만 명으로 세계 1위에 오른 그들은 콘텐츠 제작비를 유지하면서도 영향력을 확대할 방법에 고민입니다.
사무실 공간(LA본사 사무실)도 줄이고 정리해고와 지역 사무실도 폐쇄(미국 유타)했습니다. 심지어 직원들에게 무제한 주어졌던 회사 브랜드 제품(머그컵) 구입도 이제는 1년에 300달러로 제한합니다. 정말 박해졌습니다.
그러나 이정도로는 급증하는 콘텐츠 제작비를 감당하기 부족합니다. 이에 할리우드 스튜디오들했던 것처럼 대작 위주의 콘텐츠에 집중 투자하고 예능, 코미디 쇼 등은 라이선스 기간을 줄이고 있습니다.
특히, 라이선스 임대가 끝난 콘텐츠의 경우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연장을 하지 않은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워너미디어도 2022년 8월 36편의 오리지널을 HBO MAX에서 뺐고 9,000만 달러가 투입됐던 DC 오리지널 ‘배트걸’을 접었습니다.
다소 충격이지만, 거의 완성됐던 프로젝트도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미디어 데드라인(Deadline)은 2022년 9월 27일 넷플릭스가 TV 시리즈 ‘그렌델(Grendel)’ 제작을 취소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렌델은 이미 상당 수준의 촬영이 진행된 프로젝트로 알려졌습니다.
할리우드와 달라지는 방향으로 급성장했지만 할리우드와 비슷해지는 전략으로 1위를 지키려합니다. 넷플릭스는 올해(2022년)도 170억 달러(24조 원)을 투자합니다.
그 결과가 어떨 지는 10월 18일 3분기 실적에서 어느 정도 밝혀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