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메타버스 시대, LA를 주목하라2/뜨거워지는 스타트업 경제
메타버스 등 엔터테인먼트와 테크놀로지가 만나는 엔터-테크 시대. LA지역 스타트업 투자 및 기업 가치 급증. 최근 신생 기업들의 평균 중간 기업 가치는 6,500만 달러(777억 원)으로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을 뛰어넘어. LA지역의 스타트업 열기는 가상 공간 구축 열풍으로 내년에도 이어질 것
(2021-10-11)
얼마 전 미국 LA지역 크리에이터 경제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뉴스레터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최근 크리에이터와 팬(오디언스)들이 직접 만나는 크리에이터 경제(Creator Economy)가 급격히 커지는 가운데 엔터테인먼트와 기술, 커머스, 커뮤니티가 만나는 이른바 엔터테크(Enter-Tech)의 중심지로 LA가 각광 받고 있는 겁니다.
국내 많은 미디어들이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취재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LA지역의 분위기를 보다 더 열심히 전해드리겠습니다. 물론 스트리밍 기업들, 미디어 스타트업, 뉴저널리즘, 크리에이터 경제 중심입니다. 그들의 움직임에서 우리의 미래를 봤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시작합니다.
다들 알다시피 LA는 이미 100여 년 전부터 대중문화의 세계 중심지였습니다. 콘텐츠가 기술을 만나면서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NTF, 블록체인, VR 등이 모두 이 영역의 새로운 엔터 상품입니다.
LA지역 스타트업의 가치 평가액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지표에서 엔터 테크의 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미국 스타트업 경기는 사상 최고지만 이중 LA가 단연 1위였습니다. 모든 크리에이터 경제가 콘텐츠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닷LA(Dot.LA)와 피치북(Pitchbook)이 최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A지역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 평가액의 중간금액은 1년 사이 116%가 올라 올해 상반기 6,500만 달러(777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투자를 받기 위해 사전에 기업을 평가한 액수을 집계한 것이지만 미국 다른 지역의 스타트업을 크게 능가하는 수준입니다. 스타트업의 성지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San Francisco Bay Area)의 경우 기업 가치 중간 평균 금액(the median)이 전년 대비 43%가 오른 5,000만 달러를 넘겼습니다. 적어도 지금 스타트업은 LA가 베이 지역을 넘어섭니다.
피치북의 기업 가치 투자 선임 애널리스트 카일 스탠퍼드(Kyle Stanford)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히 L.A.와 같은 허브에서는 최근 몇 년간 신규 투자자들의 홍수와 스타트업에 투자하려는 더 많은 자본으로 인해 거래를 위한 경쟁이 상당히 증가했다"며 "LA는 자체적으로 강력한 자금조달이 이루어졌고, 더 많은 지역 자본을 생태계에 끌어들이고, 지역 회사들에게 기회를 넓혀줬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LA지역 크리에이터 경제가 관련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선순환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사실 기업의 미래 가치를 현재 실적을 바탕으로 측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선 기업 가치 평가는 과학이 아닌 예술(more of an art than a science)에 가깝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떤 기업들이 잿팟을 터뜨릴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벤처 기업들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는 공인된 투자사나 평가 기관이 측정한 기업 자치를 준용합니다. 가끔은 또 해당 업종의 시장 전망을 보기도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LA지역들 스타트업의 미래는 밝은 편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LA에 자리잡는 크리에이터 경제 기반 스타트업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영화 제작과 데이트 앱에서부터 흑인 커뮤니티 관련 서비스까지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LA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메타스테이지라는 기업의 영상입니다. LA지역에서 지난 2018년 창업 이후 메타스테이지는 온라인 상에서 오프라인과 유사한 무대(스테이지)를 구현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했습니다.)
투자자들도 새로운 아이디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사이더(Insider)는 크린치베이스(Crunchbase)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20년 LA지역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1억9,500만 달러가 투자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LA지역 스타트업들은 크리에이터가 작품을 만들고 이들의 TV와 영화를 수익화하는 방법을 바꾸는 데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와 NFT, VR, AR 기업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자금 쏠림이 몇몇 기업이나 특정 투자자에게 쏠리고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전체 시장이 커지는 것은 맞습니다.
여름 이후, 미국 사회가 정상을 찾으면서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LA에 위치한 인력 교육 관련 스타트업 탱고는 8월 첫 시드 라운드(Seed Round)에서 570만 달러를 모았습니다. 한 달 전 직원 혜택 관련 기업(employee benefits company) 준(JOON) 역시 초기 단계에서 230만 달러를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지역 스타트업을 취재하는 미디어이인 닷LA는 이에 대해 “피치북에 따르면, 2010년 미국의 중간 초기 기업 자금 투자는 50만 달러였다.”며 “그러나 2021년 2분기 중간값은 260만 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런 뜨거운 열기는 벤처 캐피털이나 헤지 펀들을 LA에 모이게 했습니다. 이로 인해 더 많은 기업들의 투자를 받게 됐습니다. 최근 9월 골드먼삭스가 발표한 자료(Hedge Funds and the Convergence of Private and Public Equity Investments)에 따르면 주로 공모 주식에 투자하는 헤지 펀드들이 테크 기업들의 사모 투자에 몰리고 있습니다. 올 초부터 9월까지 헤지펀드의 사모 거래는 770건 1,530억 달러로 지난해 753건, 960억 달러를 크게 넘었습니다.
최근 열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런던에 본사를 둔 혹스턴 벤처스(Hoxton Ventures) 파트너인 후세인 칸지(Hussein Kanji)는 올해 초 CNBC에 “또 다른 기술 거품에 대한 두려움”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과거와 다른 점은 구독 경제가 어느 정도 확산됐고 스타트업들의 비즈니스도 독자 영업보다는 리스크를 분산하는 플랫폼 영업이 일반화됐다는 점입니다. 인터넷과 같은 바다를 형성할 메타버스는 기회가 보다 넓습니다.
그리고 스타트업의 미래는 불확실한 것이 맞습니다.
공정한 기업 가치는 지금 아닌 내일을 반영하는데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버드 대학교 기숙사에서 사용하던 페이스북이 전세계를 지배하고 이를 우려한 의회에서 청문회가 열릴 줄은 20년 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