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의 고민 '시청률'이냐 '뉴스 가치냐'
취임 1주년 맞은 CNN CEO 크리스 리히트, 팩트로 뉴스로의 전환 가속화. 외주 제작 다큐멘터리 대신, 내부 제작 스토리 뉴스 및 내부 제작 다큐멘터리 강화. 최근에는 CNN의 무게 중심을 애틀란타에서 워싱턴, 뉴욕으로 이동
“시청률이 아니라 뉴스로서 다룬다.(I think you cover Donald Trump as part of the news, not as a way of having an outcome of ratings — just cover the news”
CNN의 대표인 크리스 리히트(Chris Licht)는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 세마포(Semafor)가 개최한 미디어 서밋(Media Summit)에 참석해 이 같이 말하며 ‘중립 뉴스’로 회귀하고 있는 CNN의 현재를 이야기했습니다.
지난 2022년 5월 취임한 크리스 리히트는 아침뉴스(NBC Today) 유명 프로듀서 출신입니다.
CNN은 디스커버리의 인수 이후 ‘의견 뉴스(Opinion News)’에서 ‘팩트 뉴스(Fact News)’로의 회귀를 계속해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시청률이 급등했던 CNN은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자, 거품이 확 빠졌습니다. 돈 레몬(Don Lemon) 등 도널드 트럼프에 각을 세웠던 진행자들이 바이든(Biden) 대통령에는 그러지 않았던 겁니다.
일부에서는 ‘야성’을 유지하라고 주문했지만 디스커버리(Discovery) CEO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와 CNN대표 리히트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진영에 휘둘리지 않는 ‘팩트 뉴스’로의 복귀를 선언한 겁니다. CNN의 존재의미를 각인시켰던 ‘걸프전’ 현장 취재 당시로 돌아가길 원했습니다.
경쟁사 MSNBC가 전직 백악관 대변인 젠 사키(Jen Psaki)를 스트리밍 오리지널 뉴스 사회자로 고용한 전략에 대해선 ‘훌륭하지만(great hire)’ 그의 전략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리히트는 “저는 그런 일을 할 줄 모른다. (전략의 효용성은) 그것이 누구냐에 달려있다.(I don't know that I would do that... it depends on who it is)”라고 언급했습니다.
팩트 뉴스로의 전환은 리히트 부임 이후 지속적으로 CNN필름(다큐멘터리 등 제작) 부서를 축소시킨 움직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외부 아웃소싱으로 만들어지는 롱 폼 대신 내부에서 생산할 수 있는 퀵 다큐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리히트는 지난 2022년 10월 영화와 TV시리즈 기획(롱폼)을 외부 아웃소싱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2년 10월 할리우드리포터는 “나의 장기 플랜은 더 이상 외부 파트너와 의뢰해 제작하는 기획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제 3자 프리미엄 콘텐츠가 비용이 높아지고 있지만, 롱폼 포맷은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파트”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즉, 내부에서 기획하고 외부에서 제작하는 콘텐츠의 제작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리히트가 롱 폼이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의 말은 롱폼보다는 내부 제작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CNN도 내부 제작과 기획으로 시스템을 돌릴 경우 숏 폼, 퀵 다큐(긴급 제작해 일주일 안에 방송을 하는 것)에 더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정치 의견 뉴스에 힘을 빼기로 한 CNN은 CBS 아침뉴스(CBS Mornings) 진행으로 유명한 게일 킹(Gayle King)과 전직 NBA 농구선수 찰스 바클리(Charles Barkley)와 출연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NN의 최고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래리 킹 라이브(CNN at 9 p.m)’을 재현하려는 노력입니다. 인터뷰 프로그램인 래리 킹 라이브는 CNN의 최고 전성기였던 1985년부터 2010년까지 방송되며 많은 화제를 낳은 바 있습니다.
한편, CNN은 지난 2023년 4월 3일 3명의 앵커가 발생 뉴스, 인터뷰 등을 교대로 소개하는 정통 뉴스 스타일 ‘CNN News Central’를 선보였습니다.
이 뉴스는 또 뉴욕에서 진행을 하는 등 CNN이 애틀랜타에서 뉴욕과 워싱턴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했습니다.
특히 다양한 360도 그래픽 비디오 월(Video Wall)을 사용해 스트리밍 시대, 뉴스 비주얼을 강화했습니다.
‘ Sara Sidner, Kate Bolduan, John Berman’ 등이 앵커로 나오는 이 프로그램은 뉴욕 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방송됩니다. 워싱턴 기반 오후 버전은 2023년 4월 17일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