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 “모든 이들이 이미 넷플릭스를 보고 있다”는 의미 혹은 “넥플릭스만 보만 된다”는 진실
안테나 조사, 미국인들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평균 1.5개 이용, 이 중 하나는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가입자 생존률은 75%, 나머지 한자리는 치열한 경쟁
(2021-03-11)
최근 ViacomCBS의 파라마운트+(Paramount+)가 미국 스트리밍 시장에 들어왔습니다. 과거 클래식TV 콘텐트와 할리우드 영화 등을 앞세워서 입니다. 그러나 시장에 입장한 시기가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경쟁이 너무 치열합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HBO MAX, 디스커버리+, 애플 TV+ 등 다 언급하기엔 지면이 부족합니다. 그 의미는 신입인 파라마운트+를 구독하기 위해선 다른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는 이야기 일수도 있습니다.
[미국인들,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1.5개 이용]
구독 서비스 분석 회사 안테나(Antenna)는 미국내 소비자들의 2021년 1월 현재 1.5개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유료 이용하고 있다고 최근 분석했습니다. 이용 개수가 4~5개이지만 실제 돈을 내고 보는 서비스는 2개가 안된다는 이야기입니다. 2년 전 넷플릭스나 훌루 정도가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을 때, 1인 당 스트리밍 구독 개수는 1.25개였습니다.
이는 많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출시됐지만 실제 상당 수 사람들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개만 본다는 뜻은 아닙니다. 비용이 들지 않는 초기 프로모션 기간에만 서비스를 가입하고 중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온라인 과금 서비스를 이용, 안테나가 분석할 결과를 보면 ViacomCBS가 직면한 과제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이를 간단히 말하면 “모든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있다” 입니다.
[넷플릭스의 뛰어난 생존력, 경쟁자에겐 악재]
넷플릭스에 대한 미국인들의(글로벌도 마찬가지만) 충성도는 상당합니다. 그만큼 콘텐트 퀄러티에 대한 만족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안테나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넷플릭스에 가입한 사람 중 75%가 지금도 여전히 유료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어떤 메이저 스트리밍 서비스도 생존력(Survival rate)이 습니다.
반면, 애플TV+의 생존율은 34%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10명 중 7명이 이용 후 6개월 정도가 지나서 서비스를 해지했습니다. 이 숫자에는 돈을 내지 않는 프로모션 고객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통해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애플TV+보다 넷플릭스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더 높다. 그들의 선택에는 가격 이상의 요소가 들어있다”
넷플릭스 고객들은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넷플릭스를 가입하고 나중에 다른 서비스를 고민합니다. 이제 넷플릭스는 필수재가 된 겁니다.
ViacomCBS에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는 사실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파라마운트+의 전신인 스트리밍 서비스 CBS All Access를 이용하고 있던 가입자들은 그대로 파라마운트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사실은 지난해 5월 시장에 들어온 HBO MAX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HBO MAX는 서비스 전 HBO NOW라는 이름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들어올 신규 진입자들은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겁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그렇다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서비스들에겐 기회가 없을 것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이 조사 결과 하나로 미래를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분위기도 미국인들은 아직 스트리밍 서비스에 돈을 추가로 쓸 준비가 되어 있어 보입니다. 1.5개를 가입해 있다는 말은 돈을 내는 서비스가 그렇다는 것이지 스트리밍 서비스를 2개 이하로 보고 있다는 말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WSJ 등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일일 평균 사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5개 이상입니다. 여기엔 플루토TV(Pluto TV), 투비(Tubi) 등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얼마전 모건 스탠리 기술 통신 컨퍼런스에서 워너미디어의 CEO 제이슨 키라는 “사람들은 결국 6~7개 정도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며 “HBO MAX는 그 안에 포함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습니다.
정리하면 미국인들이 현재 유료로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는 2개 이하. 여기에 무료 서비스를 더하면 5개 정도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고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방송 시장 변화에 따라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 고객이 줄어드는 만큼,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고객도 늘어날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용 개수는 물리적으로 무한정 늘기 어렵다’는 진실입니다. 비용과 물리적인 시간이 그렇습니다.
후발 사업자에게도 기회는 분명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가치를 입증해야 합니다. 무료로 가입하게 하든 아니면 돈을 낼 가치를 제공하든 어떤 식으로든 5개 안에는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 가치는 바로 ‘콘텐트의 가치’와 같습니다. 다른 데서 보기 힘든 혹은 볼 수 없는 것을 먼저 제시해야 합니다. 볼륨이 없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한국도 상황이 비슷할 겁니다. 그러나 다른 것은 하나 정도를 유료 가입하고 지금은 나머진 네이버나 유튜브에서 제공되는 이른바 짤방(숏 폼 콘텐트)를 보고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선 제대로 된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누군가 준비하고 있다면 사람들이 허전함을 느낄 때 지금이 적기입니다. 유튜브의 방송 플랫폼 장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두렵습니다.
PS> 한국에도 꽤 알려진 소식이지만 중요한 이야기니 다시 붙입니다. 그리고 넷플릭스의 가장 강력한 적이 될만 합니다. 어제(미국 시간) 디즈니 CEO 밥 체이펙은 디즈니+가 가입자가 1억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습니다.
1억 명을 넘긴 건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이어 세번째 대기록인데 2019년 11월 이후 16개월 만에 이뤄낸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디즈니는 지난 2월 11일 디즈니+가입자가 9,490만 명 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19년 11월 12일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유럽, 라틴 아메리카, 일본 등에 진출했고 최근에는 싱가포르에 서비스를 시작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한 판 싸움이 예상됩니다. 이 대결을 3강의 만들 사업자가 우리에게는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