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스트리밍 서비스와 전통 미디어의 공생 관계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스트리밍 서비스 강세로 이들 서비스하고 있는 전통 미디어 기업 주가 올라. ViacomCBS, 디스커버리 등은 연초 대비 150% 이상 상승, 극장 재개관 등에 따라 추가 상승 여력 존재
(2021-03-24)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은 기존 유료 방송 시장에 큰 타격을 줬습니다. 유료 방송 시장 광고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고 가입자들도 좀 더 저렴한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과는 달리 ViacomCBS, 라이언스게이트(Lionsgate) 등 기존 전통 미디어 기업의 주식은 오히려 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스튜디오들이나 전통 콘텐트 회사들은 그들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런칭했거나 다른 스트리밍 사업자에게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트리밍 시장이 커진 만큼, 모회사 가치가 올라가거나 공급처가 늘어나고 있는 겁니다. 현재 주요 업체 중 넷플릭스를 제외하곤 스트리밍 서비스만 상장된 사업자는 없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ViacomCBS와 디스커버리(Discovery)입니다. 한 때 주춤했지만 요즘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바이어컴CBS 주식은 올해 미디어 분야에서 가장 많이 상승한 종목 중 하나입니다. 지난 1월 이후 대략 15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1월 초 30달러 중반 주가는 3월 22일 현재 100달러를 경신했습니다. 지난 2019년 바이어컴과 CBS가 합병해 탄생한 이 회사는 3월 초 스트리밍 서비스 파라마운트+를 런칭했습니다.
여행, 음식, 다큐멘터리 등을 전문 방송 제작하는 디스커버리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율이 높아짐에 따라 주가 상승에 더 많은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야외 활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아웃도어 전문 콘텐트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디스커버리 주가는 지난해 12월 스트리밍 서비스(디스커버리+) 런칭 이후 급등해 156%에 가까운 인상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통 미디어 기업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또 다른 이유는 극장 재개관입니다. 뉴욕, LA지역 AMC에 이어 미국 2위 극장 체인인 리걸 시네마(Regal Cinema)도 4월 2일 다시 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이에 이 곳에 영화를 공급하는 라이언게이트, 바이어컴CBS, 디즈니 등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주가도 상승세입니다. 리걸 시네마를 운영 중인 시네월드(Cineworld) 주가 역시 상승 추세입니다.
최근 바이어컴CBS 등 급등한 미디어 주식은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합니다. 얼마 전 미국 영화협회(MPA)는 2020년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 가입자가 10억 명을 돌파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유념해야 하는 것은 대부분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디즈니와 워너미디어는 그들 스트리밍 서비스의 손익 분기점을 빨라야 오는 2024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과 영국 500여개 극장을 보유하고 있는 시네월드(Cineworld)가 극장 문을 여는 시점을 4월 2일로 잡은 이유는 영화 <고질라 VS 킹콩>을 상영하기 위해서입니다. 워너미디어가 공급하는 이 영화는 제작비만 2억 달러가 넘는 올해 상반기 최대 기대작입니다.
극장 오픈과 함께 시네월드는 워너브러더스와 극장 개봉 기간과 관련한 다년 계약을 맺었습니다. 오는 2022년부터 워너브러더스는 스트리밍 영화 공개 전 최소 45일 간의 극장 독점 개봉 기간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90일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로 미디어 주권이 바뀐 이상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영국의 경우 최소 한 달(31일)의 극장 개봉을 보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영화 흥행 여부에 따라 이 기간은 45일까지 연장될 수 있습니다.
시네월드 CEO의 무디 리딩거는 “미국 시장은 우리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중요 시장”이라며 “앞으로 극장 매출이 늘어날 것이고 조만간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19년 시네월드는 글로벌 시장 매출 43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이미 미국이 포스트 코로나바이러스 스테이지에 돌입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살 수 없다는 현실을 인지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미디어 분야도 많이 바뀌었고 이번 극장 개봉 기간 단축에서도 알 수 있듯 많은 질서가 변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