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스트리밍 서비스가 만든 변화 ‘개인 시청 플랫폼 시대’ 개막
최근 한 조사에서 미국 가정 평균 스트리밍 서비스 4개 구독하는 것으로 밝혀져. 스트리밍 구독 가격도 점점 상승해, 기존 방송 플랫폼에서 벗어나 개인이 시청 플랫폼을 스스로 구축하는 시대 개막... 완전한 개인 시청 플랫폼 시대는 '뉴스와 스포츠'가 만들 것.
사람들이 스트리밍 서비스에 모인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케이블TV를 중단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넘어온 사람들은 계산은 간단했습니다. 한 달 120달러에 달하는 케이블TV를 끊고 월 이용료가 5~15달러 가량 되는 스트리밍으로 갈아탄 겁니다. 케이블TV에 한 달에 10만 원 넘게 투입하지만, 정착 보는 건 3~4개 채널입니다. 본전 생각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 모두 가입 시 월 10만 원 상당]
그러나 거의 모든 사업자가 스트리밍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고민이 생겼습니다. 원하는 채널들을 보기 위해선 2~3개 이상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해야 하는 겁니다. 최근 디즈니+나 넷플릭스의 경우 가격 인상에 나서고 파라마운트+나, 디스커버리+가 새롭게 스트리밍 시장에 등장하면서 부담은 더 올라갔습니다. 디즈니는 지난 3월 말 월 이용 가격을 1달러 인상해 이제 8달러에 서비스합니다. 이에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스탠다드 상품 가격을 14달러(1달러 인상)로 올린 바 있습니다 이제 좋아하는 영화나 스포츠 중계 스트리밍까지 묶으면 전통적인 케이블TV가격 정도를 줘야 합니다.
블룸버그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HBO MAX(AT&T), 넷플릭스, 디즈니+ 등 메이저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해 주요 서비스를 모두 가입하려면 매달 92달러 정도(10만 원)가 필요하다고 보도했습니다. S&P글로벌 마켓이 조사한 케이블TV 매달 구독 가격이 93.50달러였으니 어느 정도 비슷합니다. 표에서 볼 수 있듯, 여기에는 폭스 네이션(뉴스 스트리밍), AMC+(워킹데드) 등 다소 전문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는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이를 넣으면 구독료는 더 올라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직까진 이렇게 많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입하는 고객은 거의 없을 겁니다.(한국에선 이렇게 가입할 수도 없습니다.)그러나 TV를 사랑하는 구독자들의 고민은 이제 시작입니다. 모든 방송 사업자가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리를 옮길 경우 이런 불편한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예상되는 명백한 피해자는 전통적인 방송 플랫폼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가격 부담 때문에 다시 케이블TV 구독을 선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적어도 <만달로리언(디즈니+)>과 같은 오리지널 콘텐트가 서비스되고 있으면 말입니다.
[오디언스, 개인 시청 플랫폼 구축 시작]
소비자들은 스트리밍 서비스 내 보다 저렴한 옵션인 광고 모델(광고를 보는 대신 구독 가격을 낮추는)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6월 출시되는 HBO MAX의 광고 버전 등에 더 관심이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조사 기관 파크 어소시에이츠(Parks Associates)의 리서치 담당 이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맞는 번들을 구독하고 또 해지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본인들 스스로 최적화된 채널 구성을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소비자 스스로가 자신의 플랫폼을 만든다는 겁니다. 암페어 애널리시스(to Ampere Analysis)에 따르면 2021년 1월 기준, 일반 미국 가정은 약 4개 정도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2017년 조사에선 평균 2개 였습니다.
파크 어소시에이츠 조사에선 지난해 미국 가정 중 3분 1 이상이 4개 이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Subscription)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하나도 구독하지 않는 가정은 25% 미만이었습니다. 복수 스트리밍 서비스 시대는 이미 개막했습니다. 우리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스포츠와 뉴스는 개인 방송 플랫폼 시대 핵심]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리지널 콘텐트의 규모가 엄청납니다. 매주 오리지널 드라마가 수십 편 쏟아집니다.
그러나 여전히 케이블TV를 끊고 스스로 완전한 스트리밍 번들을 구성하기에 아쉬운 장르가 있습니다. 바로 스포츠와 뉴스입니다. 그래서 최근 새롭게 등장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이들 장르에 강점을 가진 사업자가 많습니다. 비즈니스 모델도 광고와 구독을 적절히 섞습니다. 피콕(NBC유니버설), 파라마운트+(ViacomCBS), 디즈니의 ESPN+는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중계에 모두 뛰어들었습니다. 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뉴스룸을 보유한 스트리밍 사업자는 모두 뉴스 오리지널 콘텐트를 스트리밍 서비스에 쏟아 붇고 있습니다. 차별화 전략입니다. 물론 실시간 채널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보완재로 디지털 지상파 직접 수신이나 이들이 제공하는 무료 뉴스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선택]
한국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아직 초기입니다. 콘텐트는 상당히 앞서 있지만, 플랫폼 서비스 시장 여전히 경쟁 제한적입니다. 웨이브와 넷플릭스, 티빙, 왓챠 정도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아마 넷플릭스+ 국내 사업자(웨이브)를 구독하는 가입자가 제일 많을 겁니다. 그러나 해외 방송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 이후엔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사업자 복수 가입(디즈니+, 넷플릭스, HBO MAX), 국내 사업자 가입(웨이브, 티빙), 등으로 경쟁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때 소비자들을 고민에서 벗어나 구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이런 차별화는 스포츠와 뉴스에서 가장 빠른 효과가 발생할 겁니다. 하지만, 차별화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방송 뉴스를 모든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지금 상황을 개선할 필요는 있습니다.
PS> 독립 작가 및 블로그 등을 모아 서비스하며 소셜 저널리즘 플랫폼을 표방했던 미디엄(Medium)이 얼마 전 독립 기자 및 작가 지원으로 회사 방향을 선회한다며 직원들에게 회사 인수를 제안했습니다.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이자 회사를 설립한 에반 윌리엄스(Willama)는 최근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날 독자들에 대한 신뢰와 친화는 주로 브랜드가 아닌 사람(개인의 목소리)에 의해 구축된다.” 브랜드는 사라지지 않겠지만 이제 모든 영역에서 개인이 앞서는 시대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