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새로운 시대, 새로운 도전들...레드박스와 워너미디어 '이유는 넷플릭스'
한 때 넷플릭스를 능가했던 레드박스, DVD 키오스크 대여에서 더 나아가지 못해 지금은 사세 축소, 이에 SPAC를 통한 새로운 기획 모색/AT&T의 워너미디어, 속전속결로 디스커버리 그룹과 합병 발표, 거래 규모 430억 달러의 거대 미디어 기업 탄생, 넷플릭스와의 한판 승부 예상
(2021-05-18)
한국에는 없어졌지만 미국은 아직까지 마트나 서점에서 DVD를 빌려주는 키오스크(Kiosk)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 레드박스를 통해 영화를 대여해 보는 고객은 별로 없습니다. 그나마 이용자들은 거의 노년 층입니다.
이 키오스크를 운영하는 사업자는 바로 레드박스(Redbox)입니다. 넷플릭스도 DVD대여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는 건 너무도 유명한 사실입니다. 지난 2002년 설립된 레드박스는 한 때 넷플릭스, 블록버스터(DVD, 비디오 대여점)과 경쟁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는 구독자 2억 명을 넘어선 범접할 수 없는 회사로 발전했고 블록버스터는 사실상 파산했습니다. 지난 2019년 스트리밍 서비스도 시작했지만 신통치 않습니다.
레드박스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합니다. 요즘 미국 증시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과의 합병을 통한 증시 상장을 통해서입니다. 레드박스는 17일(미국 시간) 기인인수목적회사인 시포트 글로벌 아퀴지션(Seaport Global Acquisition Corp)과 회사를 합병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합병 회사의 기업 가치는 6억9,300만 달러(7,900억 원)입니다. 레드박스는 투자와 증시 상장을 통해 모은 자금은 부채 상환과 유료와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구축에 쓰여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매년 36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레드박스 고객은 3,900만 명이고 미국 전역에 4만개의 키오스크가 있습니다. 이용자의 70%가 노년층이나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입니다. 혁신이 어려울 것 같지만, 레드박스는 반대의 생각입니다. 이 고객들을 디지털 플랫폼으로 안정적으로 전환시키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입니다.
이사회 승인을 통해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2분기에 증시에서 거래가 가능할 전망입니다. 레드박스는 약 2억900만 달러를 증시에서 조달한다는 계획입니다.
변화를 선택한 사업자는 또 있습니다.
AT&T의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가 5월 17일(미국 시간) 430억 달러(48조9,300억 원) 규모 합병에 최종 합의했습니다. 전날 시장에서 흘러나온 소문이 실제로 확인된 겁니다.
이 둘의 합병은 TV부문에선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이제 HBO, CNN, HGTV, 애니멀 플래닛(Animal Planet), 푸드 네트워크(Food Network) 등 미국 케이블TV 인기 채널들과 영화사 워너브러더스는 한 회사로 모이게 됐습니다.
합병회사는 규모와 콘텐츠 제작 능력 측면에서 스트리밍 시대 넷플릭스, 디즈니+ 확실한 경쟁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골프, 유럽 스포츠 리그(올림픽), MLB, NHL, 미국 NCAA 등 스포츠 중계권에선 업계 최강입니다. 시너지가 분명합니다.
합병 비율은 거의 7(AT&T )대 3(디스커버리)입니다. AT&T주주들은 합병 회사의 주식 71%를 받게 되며 디스커버리는 29%입니다. AT&T는 현금과 부채 증권, 기타 다른 수단 등을 통해 430억 달러를 보전 받습니다.
레드박스와 워너-디스커버리의 도전은 미디어 시장 변화 때문입니다. 뭉치거나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과거 이름으로는 넷플릭스와 애플 등 IT대기업을 당해낼 수 없습니다. 두 개 회사 모두 핵심은 규모를 갖춘 자금 조달인데, 모두가 성공할 순 없을 겁니다.
참고로 2021년 미국 유료 방송 사업자(MVPD)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거의 마무리됐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021년 1분기 미국 유료방송 가입자는 전분기 대비 140만 명이 줄었습니다.(2.2%) 지난 2016년 이후 20분기 연속 감소세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520만 명이 줄었습니다. 이를 봐도 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도 이 시기가 곧 올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