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넷플릭스는 통신사에게도 버거운 상대 '덩치키우기' 혹은 '손털기'
블룸버그 "AT&T, 미디어 비즈니스(워너미디어) 분사 후 디스커버리와 합병 논의 중" 보도, 넷플릭스, 디즈니 등 미디어 기업과의 경쟁을 위해 덩치 키우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분석, 이에 앞서 버라이즌도 미디어 비즈니스를 매각하는 등 통신사들의 미디어 전략 변화 본격화
(2021-05-17)
AT&T 미디어 사업, 디스커버리와 합병 논의 중
스트리밍 시대가 미국 통신사들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16일(미국 시간) AT&T가 워너미디어 등 자사 미디어 비즈니스를 분사해 디스커버리(Discovery Inc.)그룹과의 합병을 논의 준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빅뉴스입니다. 만약 이 거래가 성사된다면 그야 말로 엔터테인업계 블록버스터 딜(Deal)로 불릴 만 합니다. AT&T는 3년 전 850억 달러를 투입해 타임워너(지금 워너미디어)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공식 발표가 이르면 이번주(5월 17일~24일)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두 회사는 현재 최종 결정을 앞두고 계약 형태와 디테일한 조건을 손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이번 합병 소식은 두 가지 현실적인 이유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넷플릭스와의 싸움, 그리고 통신 업계의 생존 경쟁입니다.
[넷플릭스를 이길 덩치가 필요]
넷플릭스, 디즈니와와 싸울 체력(콘텐츠 투자)은 생존을 위해 필수입니다.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 모두 건실한 회사입니다. 디스커버리는 최근 스트리밍 시장 호황으로 올해 주가가 18%나 상승해 회사 가치가 240억 달러에 달합니다. 또 AT&T도 같은 기간 12% 올라 회사 가치가 2,30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혼자선 매년 170억 달러(19조) 가량을 콘텐츠 투자비로 사용하는 2억 명 가입자 넷플릭스를 제압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여행, 자연 다큐멘터리, 음식 등에 강점이 있는 리얼리티의 제국 디스커버리와 드라마와 영화의 제왕 AT&T의 결합은 스트리밍 시대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현재 워너미디어는 CNN, HBO, 카툰네트웍크, TBS, TNT,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디스커버리(Discovery)는 HGTV, 푸트네트워크, TLC, 애니멀 플랫닛과 같은 개성 있고 팬층이 두터운 채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시청자 층은 시너지가 충분합니다. CNN을 보는 시청자들은 다큐멘터리나 골프채널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두 회사 모두 HBO MAX와 디스커버리+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두 회사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합친다면 규모 면에서도 해볼 만합니다. HBO MAX가 4,000만 명, 디스커버리가 3월 말 현재 1,5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것은 1인 당 매출(ARPU)입니다. 게다가 구독 모델(HBO MAX), 하이브리드 모델(구독+ 광고, Discovery+) 도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미디어를 바라보는 통신사들의 시선]
AT&T의 선택은 미디어 시장을 보는 통신사들의 현 주소를 보여줍니다. 과거 미디어 비즈니스를 한 지붕아래 배치해 가입자 유치와 1인당 매출 상승을 목표로 했던 통신사들의 전략에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으로 발전해나가면서 통신사들은 과거 어느때보다 경쟁에 버거워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가입자 확보 경쟁은 통신사들에게 선택을 강요합니다. 규모를 더 키울지 아니면 일찌감치 미디어 시장 철수를 결정해야 할 시기가 온 겁니다. AT&T사례를 봤을 때 현재까지는 5G 통신 시대를 위한 투자도 급선무여서 두 개 전선에서 싸울 여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 버라이즌(Verizon)도 최근 야후 뉴스 등 미디어 부문을 투자 펀드에 50억 달러에 매각한 바 있습니다. 또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도 프리미어리그 축구 중계를 하는 스포츠 중계 부문의 매각설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유료 방송의 몰락]
한편 AT&T와 디스커버리 모두 전통적인 TV비즈니스가 시장 축소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케이블TV나 위성방송을 통해 TV채널을 보는 고객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방송시장 분석 회사 모펫 내탄슨(MoffettNathanson)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지난 2010년 이후 3,500만 가구가 유료 방송 상품 구독을 취소하거나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한국도 미디어 비즈니스에서 통신사들은 승리의 역사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투자와 중단을 반복해왔습니다. 최근엔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심으로 다시 미디어로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모양새입니다. 부가 가치와 서비스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오리지널에 대한 전략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이대로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