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습관적 시청에서 의도적 보기로 태세 전환하는 미국 시청자
비즈니스인사이더 조사, 2020년 미국에서 커넥티드(Connected TV) 시청 33.8% 증가, 보여주는 것이 아닌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경향 더 늘어
(2021-02-22)
2020년 이후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미디어 지형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 중 틱톡의 부상, TV몰아보기(Binge-Watching) 등 디지털 미디어 소비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트렌드는 올해를 포함해 당분간 계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많은 데이터에서 확인되듯, 미국 성인(한국도 마찬가지)들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이런 디지털 미디어를 보는데 소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다 자세히 볼 필요는 있습니다. 실제 사업에는 피상적인 데이터보단 디지털 미디어 중 어떤 카테고리에 사람들이 열광하는지를 인지하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커넥티드TV, 스트리밍 서비스, 디지털 오디오, 소셜 미디어 서비스, 숏 폼 동영상 등 수많은 디지털 미디어가 소비되고 있습니다. 이 중 지난 2020년 크게 3개 영역의 부상이 눈에 띕니다.
<커넥티드TV(Connected TV, 33.9% 이용 증가)>
디지털 미디어의 부상 속 2020년 미국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미디어는 스마트TV 등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커넥티드TV’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속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커넥티드TV로 영화, 드라마, 유튜브와 같은 디지털 콘텐트를 즐겼습니다.
유럽 경제 전문지 인사이더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사람들의 기타 커넥티드 디바이스(other connected device) 시청은 2020년 한 해 33.8%가 증가했습니다. 요즘, 커넥티드 디바이스는 스마트TV, 로쿠, 아마존 파이어TV 등 스트리밍 디바이스,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게임 콘솔로 다양합니다. 콘텐트의 비실시간 시청이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도 이런 커넥티드TV소비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독형 OTT(Subscription OTT)혹은 스트리밍 서비스, 1시간 50분>
지난해는 구독형 OTT의 시대였습니다. 각종 서비스들이 등장했고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도 이용 시간과 가입자가 대폭 늘었습니다. 미국 대표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언급하자면, 디즈니+, HBO MAX, 피콕(Peacock), 애플TV+,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CBS All Access, 디스커버리+ 등인데 이미 한 줄을 넘어갑니다.
물론 여기에 언급하지 않는 사업자는 엄청나게 많습니다. 조사 결과 지난해 이런 스트리밍 서비스 미국 내 이용은 전년 대비 33.9% 올라 하루 평균 1시간 12분에 달했습니다. 쉽게 말해 미국인들이 하루에 최소 한 시간 10분 이상을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면서 지냈다는 겁니다. 특히, 구독형 OTT를 가입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더 높습니다 이들은 1시간 50분 이상을 이들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지냈습니다. 직장 근무 시간, 다른 가정 내 활동 등을 감안하면, 하루 2시간은 엄청난 시간입니다.
<스마트폰 Smartphone>
이 결과는 식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커넥티드TV 및 OTT의 장점을 모두 집결시켜 놓은 디바이스입니다. 설명할 필요도 없이 이 디바이스만 있으면 인터넷도 하고 영화도 보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드라마도 시청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 이용도 급격히 늘었습니다. 이는 과거에도 여러 데이터를 통해 증명된 바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지난해 이동성이 대폭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때보다 스마트폰에 끌렸습니다. 지난해 미국 사용자들은 하루에 3시간 13분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투입했습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속 유튜브(Youtube)나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챗 등 소셜 미디어 서비스의 사용 증가는 스마트폰 이용 빈도를 더욱 높였습니다. 게다가 다양한 멀티태스킹(media multitasking) 기능의 장점은 앞으로도 스마트폰의 발전 가능성을 더 높입니다. 이런 데이터들을 볼 때 집에선 스마트TV, 밖에선 스마트폰이 모든 미디어의 중심이 될 것임은 분명합니다.
<2021년 이후의 미국인들은 디지털 미디어를 얼마나 소비할까>
비즈니스 인사이더(BI)의 전망에 따르면, 디지털과 전통 미디어 등을 합친 전체 미디어 소비는 지난해 대비 올해(2021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백신이 공급되는 등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에서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2020년 13시간 38분(전통 TV 5시간 47분, 디지털 7시간 50분)에서 2021년 13시간 27분(전통TV 5시간 30분, 디지털 7시간 57분)으로 전체 미디어 시청이 10분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수치에서 볼 수 있듯, 디지털 미디어(Digital Media) 시청은 여전히 증가세입니다. 앞으로도 전체 미디어에서의 비중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수치는 다양한 행동을 하면서 동시 시청하는 멀티태스킹을 포함합니다.)
<TV습관 시청 비율 절반 이하로>
반대로 실시간 TV, 케이블TV 등 전통TV의 소비 시간은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인사이더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시청자의 TV소비 시간은 전년 대비 매년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2.3%, 2019년 -3.9%, 2020년 -4.7%였습니다. 올해(2021년)는 2.4% 정도의 감소가 예상됩니다. 이를 숫자로 보면 이해가 더 편합니다. 올해 정기적으로 실시간TV를 보는 미국 성인 시청자가 2억 명 아래로 떨어져 1억9,920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측됩니다. 미국 성인 인구가 3억 3,000만 명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가 TV를 보지 않는 겁니다. 물론 이들이 미디어를 안보는 것은 아닙니다. TV를 보지 않는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드라마를 시청할 지도 모릅니다.
<단순 시청이 아닌 목적 시청의 시대로>
이 조사 결과는 미국인들이 시청자(Viewer)가 아니 미디어 소비자(Media Consumer)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청자와 미디어 소비자, 속성은 같지만 결과를 찾아가는 과정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과거 시청 습관(viewing habits)은 이제 찾아보기(Search)와 몰아보기(Binge Watch) 등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바로 목적 시청입니다. 미국 잡지 아틀란틱(The Atlantic)은 이를 수동적인 시청의 카우치 쇼(Couch shows, 소파에 앉아서 보는)에서 의도적 미디어(Intentional media)로의 전환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보여주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을 찾아보는 시대가 왔음을 말합니다. 사실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물론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게다가 콘텐트 제작의 균형이 스테이션(Station, 방송사)에서 스튜디오(Studio, 스튜디오 및 OTT)로 넘어갈 경우 이런 목적 시청은 현실을 넘어 미래가 될 겁니다. 볼 것이 많은 쪽으로 시청자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시청자들이 있는 곳에 콘텐트가 공급되는 현상은 일반적입니다. 국내외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우리 옆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는 우리의 태세 전환도 예상됩니다. 한국 미디어 소비자와의 조우를 준비할 때가 왔습니다.
한편, 최근 코드커팅닷컴(Cordcutting.com)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재미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코드커팅(유료 방송을 중단하고 OTT, 스트리밍 서비스 등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하는 이유가 단순히 유료 방송의 비싼 이용료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최근 코드커팅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많은 유료 방송 이용 고객들이 방송도 보면서 월 45달러(5만원 상당)의 스트리밍 서비스(OTT)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유료 방송과 인터넷을 함께 볼 경우 평균 168달러(18만 원)가까이 듭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4~5개를 가입할 수 있는 비용입니다.
같은 조사에선 케이블TV나 위성방송 가입자들이 평균 4.5개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반면, 코드 커터(유료방송을 중단하고 스트리밍으로 옮겨간)는 평균 4.1개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었습니다. 비용 문제로 옮겨갔다면 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할 여유가 생겼음에도 말입니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유료 방송 가입자(Pay TV Sub)들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평균 45달러를 사용한 반면, 코드 커터들은 평균 37달러(4만원 상당)을 지출했습니다.
결국 새로운 미디어 등장 시 기존 미디어에 대한 지불 의사가 있는 가입자들이 가격에만 민감한 구독자들보다 먼저 반응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결론적으로 유료 방송 가입자(Cord Havers)들은 유료 방송을 한번도 가입하지 않았거나(Cord Nevers), 가입을 중단한 이들(Cord Cutters) 보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코드커터의 자료만 봐도 월 40~60달러를 스트리밍 서비스에 쓰는 비율은 유료 방송 가입자(17.5%)로 가장 많았습니다.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는 경제 구도 상 구독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노력이 더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