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치열한 스트리밍 전쟁의 끝은? 가입자 비중 0%에서 17%까지 성장한 디즈니+의 의미
2019년 디즈니+ 등장 이후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경쟁 격화. 한 때 4명 중 3명이 가입했던 훌루와 넷플릭스는 이제 10명 중 5명만 구독, 당분간은 경쟁 예상되지만 시장 정체 시에는 M&A 가능성도/영국 BT 스포츠 부문, 매각 대상에 올라 경쟁의 끝
(2021-05-03)
아래 그림은 지난 2019년 11월 디즈니+가 런칭하고 난 뒤 지난 달(4월)까지 미국 프리미엄 스트리밍 서비스(유료) 시장 점유율 변화를 그린 그래프입니다.(출처 Antenna) 시각적으로만 봐도 그동안의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2년 전 3~4개로 단순했던 막대 그래프는 2021년 1분기에는 무지개로 변했습니다.
지난 1분기 디스커버리+(Discovery+)와 파라마운트+(Paramount+)까지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가세한 결과 경쟁 양상은 매우 복잡해졌습니다.
점유율로보면 2년 전 미국 프리미엄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4명 중 3명은 넷플릭스나 훌루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두 명 중 한 명 만 이들 두 서비스를 가입합니다. 그 사이 디즈니+를 구독하는 소비자들은 0%에서 17%까지 상승했습니다.
서비스 이탈율도 커지고 있습니다. 모든 서비스를 구독하기에는 가격 부담이 올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조사 업체 안테나에 따르면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평균 월간 이탈율은 2019년 1분기 5.3%에서 2021년 1분기 7%까지 늘었습니다. 서비스 별로 차이가 있지만 100명 중 7명은 계속 이탈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모두가 살아남으면 좋겠지만, 어느 순간 시장 성장이 정체되면 치열한 경쟁은 어떤 사업자에겐 사업 철수 결정을 내리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 지난주 영국 스포츠 중계 업계를 흔드는 대형 소식이 있었습니다. 브리티시 텔레콤(BT)이 스포츠 중계 방송 부문을 매각한다는 소식을 추진한다는 뉴스입니다. 이 뉴스는 영국 텔레그래프가 단독 보도했습니다.
이 뉴스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던 이유는 BT가 영국 최고 인기 스포츠 축구 프로리그 프리미어 리그(UK Premier League) 중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BT 스포츠 부문의 인수는 스포츠 중계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도 있습니다.
충격적 소문은 잠재적 인수 업체가 디즈니, 아마존, 스포츠 스트리밍 DAZN 등 모두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겁니다. 만약 BT가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으로 경영권이 넘어간다면 영국 미디어 역사는 다시 쓰여집니다. 영국인들의 자존심인 프리미어 리그 중계에서 지상파 방송이 빠진 이후 통신 업계까지 손을 떼고 사실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를 주도할 것이라는 겁니다.
현재 영국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은 Sky, BT, 아마존이 가지고 있습니다. 프리미어 리그는 새로운 중계권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이변이 없는 한 이들 업체가 다시 중계권을 따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BT는 수십억 달러가 드는 스포츠 중계에서 손을 떼고 통신과 인터넷 비즈니스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한 때 중계권 시장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을 모두 제압했던 BT가 이제 중계권료의 압박과 스트리밍 서비스의 공세에 물러납니다. 루퍼트 머독의 Sky가 아직은 버티고 있지만, 이들도 Tubi(폭스가 보유한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로 언제든 중계 시스템을 바꿀 수 있습니다.
역사는 그렇게 흘러갑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도 결국 치열한 경쟁 끝에 몇개의 메이저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다만, 우리나라 업체 중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을 제대로 펼칠 사업자가 (새롭게) 등장할 지는 의문입니다. 참고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종편, 지상파 방송사(전국)는 7개입니다. 메이저 스트리밍 서비스는 2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