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웬만해선 막을 수 없는' 넷플릭스를 멈추게 한 것은?...게릴라전을 준비하라
2억 명 이상의 가입자로 글로벌 1위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글로벌 작품 소싱 루트 구축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때도 지속적인 수혈 가능했지만, 최근 드라마 공급 편수 줄어, 코로나의 여파. 이와 함께 다른 스튜디오들의 견제로 향후 수급에도 영향 미칠 것으로 전망
(2021-04-07)
최근 미국에선 스트리밍 서비스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장 큰 변화는 드라마 공급의 증가입니다. 정말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서비스에서 새로운 드라마가 선보입니다. 이제 다 제목을 챙겨 보기도 어렵습니다. 2020년 미국 TV와 스트리밍 서비스, 케이블TV에서 방송된 새로운 드라마 에피소드는 649편입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 편수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이어지면서 1년 전에 비해 29편(4.3%) 줄어든 수치입니다.
이 와중에서도 넷플릭스는 신공을 부렸습니다. 2019년에 비해 2020년 오리지널 콘텐트 숫자가 40여개 늘었습니다. 때문에 할리우드 업계에서도 이 드라마 레이스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해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글로벌 소싱을 한다고 해도 제작에는 한계가 있고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제작 중단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너마저]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넷플릭스 드라마 공급도 바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버티기에 한계가 온 겁니다.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는 넷플릭스 관련 트위터(https://twitter.com/whatonnetflix)를 운영하는 케이시 무어의 자료를 바탕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트가 줄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연간 오리지널 콘텐트 공급 개수는 1년 전에 비해 12% 줄었습니다. 작은 변화지만, 그동안 1년에 30편 이상을 늘려 생산하던 넷플릭스의 결과라는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단기 전망: 넷플릭스, 3분기 이후 신규 콘텐트 수급 회복]
그렇다면 넷플릭스의 공급 감소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할리우드 전문가들은 올해(2021년) 2분기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시기라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통상 넷플릭스는 서비스 되기 수개월 전부터 작품 제작에 나섭니다. 한번에 시즌을 다 내놓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는 제작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올해 5월 이후 일시적으로 드라마 기근이 올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만약, 의미 있는 신작 드라마들이 있다면 전략적인 공개도 검토해 봐야합니다. 물론 외생 변수에 기대는 행운은 오래가진 못합니다.
[장기 전망: 콘텐트 방어선 구축전, 우리의 미래는]
오리지널 외 넷플릭스의 라이선스 타이틀(구매) 수급 상황은 더 안좋아졌습니다. 다른 스튜디오들이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동하면서 넷플릭스에 공급하는 물량을 줄인 탓이 큽니다. 이와 관련 NBC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자체 스트리밍 피콕(Peacock)을 위해 HBO MAX와 넷플릭스에 앞으로 영화를 공급하지 않는 방향을 고민 중이라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서비스에 자사 영화나 드라마를 공급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넷플릭스가 1순위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외부로 작품을 유출하는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습니다. 신작 제작이 늦어지면서 내부 편성도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NBC유니버설은 인기 시트콤 <모던 패밀리 Modern Family>의 방영권을 본인들도 방송하는 조건으로 훌루(Hulu)에 허용했습니다. 이른바 하이브리드 딜(hybrid deal)입니다.
일시적인 변화보다 더 큰 움직임은 ‘콘텐트 장벽’ 구축입니다.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HBO MAX, Peacock, Paramount+, Discovery+ Disney+ 등)를 모두 내놓으면서 넷플릭스는 최대 공급처이자 경쟁상대가 됐습니다. 이제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자신을 공격할 넷플릭스에 편하게 작품을 공급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1차적으로 장벽을 치기로 한 모양새입니다. 지금은 그들의 무기(스트리밍 서비스)가 넷플릭스에 대항하긴 형편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 넷플릭스의 아킬레스건을 찾기 전엔 봉쇄를 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지도 정해집니다. 그들의 전쟁에 무기를 공급하는 무기 거래상(Arms Dealer)이 될 지 아니면 국지전을 준비하는 게릴라로 변신할 지.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가진 무기(콘텐트)와 전술(플랫폼)에 달려 있을지 모릅니다. ‘웬만해선 그들을(넷플릭스와 또 다른 그들) 막을 수 없습니다.’
한편, 최근 오프라 윈프리와의 충격적인 인터뷰로 화제를 낳았던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넷플릭스와의 콘텐트 제작 계약 후 7개월 만에 프로젝트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넷플릭스에 공급할 새로운 다큐멘터리는 전쟁이나 임무 수행 중 장애를 입고 인생이 바뀐 이들의 스포츠 대회인 ‘인빅터스 게임’을 다룬 작품입니다. 이 경기를 주관하는 인빅터스 재단(Invictus Foundation)은 해리 왕자가 만든 곳입니다.
<Heart of Invictus>이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오는 2022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벌어지는 대회를 그립니다. 그들의 훈련 과정과 그 뒤에 숨겨진 그들의 삶, 이들을 지원하는 사람들에 대한 논픽션이 작품에 담길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