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제임스 본드, 새로운 집을 찾다. 아마존 84억5,000만 달러, MGM 스튜디오 인수
26일(미국 시간) 아마존, MGM과 부채 포함 84억5,000만 달러 인수 계약 체결, 아마존 역사 상 2위 인수 합병. 100년 역사의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아마존 품에 들어감에 따라 수천여 편의 오리지널 IP 확보, 스트리밍 콘텐츠 경쟁 및 M&A 가속화될 듯
(2021-05-26)
007 제임스 본드(James Bond)가 새로운 집을 찾았습니다. 유통 공룡 아마존(Amazon)이 영화 스튜디오 MGM을 공식 인수했습니다. 가격은 84억5,000만 달러입니다. MGM은 너무 유명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로 지난 1924년 설립됐습니다. 이 회사는 주로 TV콘텐츠를 만들어온 아마존 스튜디오를 보완하게 됩니다. 아마존은 MGM의 영화와 할리우드 고전을 보전하고 오디언스들에게 더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GM 인수로 4,000여 편 영화 확보]
아마존은 MGM 인수로 수천 개의 TV, 영화 라이브러리를 확보하게 됩니다. 약 4,000여 평의 영화와 1만7,000여 편의 TV쇼다. 이들 콘텐츠는 스트리밍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에 실릴 전망입니다.
특히, 그동안 대표 오리지널 콘텐츠가 없었던 아마존은 ‘007’, ‘핑크 팬더 Pink Panther’, ‘록키 Rocky’, ‘양들의 침묵’, ‘로보캅 Robocop’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작품도 손에 넣게 됐습니다. 이와 함께 ‘파고 Fargo’, ‘핸드메이드 테일 The Handmaid’s Tale’, ‘바이킹스 Vikings’ 등 유명 TV작품도 아마존에 넘어갔습니다.
아마존 인수 역사에서 MGM은 2번째 거물입니다. 지난 2017년 유기농 마켓 체인 홀푸드(Whole Food)를 137억 달러를 인수한 이후 최고입니다. 아마존은 구체적으로 언제 인수가 완료될지를 밝히지 않았다. 내부에선 FTC 등 규제 기관의 승인을 거쳐야 해 2021년 말 정도로 예상됩니다.
기존 MGM은 할리우드에서 50~60억 달러 정도로 인수 가격이 점쳐졌습니다. 하지만, 현금이 쌓이고 쌓인 아마존은 84억5,000만 달러 베팅 했습니다.
아마존의 대주주 등극은 양사 모두에게 이득입니다. MGM에도 나쁜 거래가 아닙니다. 어차피 MGM은 스트리밍 서비스 시대, 누구 와도 손을 잡아야 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이용 가능 고객은 2억 명이 넘습니다. 게다가 인수 가격에는 MGM의 부채까지 포함됐다. 아마존 브랜드 아래 여전히 MGM으로 활동합니다.
[아마존 스튜디오 오리지널의 바다로]
MGM 인수 후 아마존은 스트리밍 서비스 오리지널 투자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존은 알다시피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할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은 2021년 1분기 말 기준 현금, 현금성자산, 시장성 유가 증권 733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 시장에 아마존이 등판한다는 이야기는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는 의미입니다.
넷플릭스에 이어 합병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로 나오면서 사이즈도 커지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투자입니다.
워너미디어와 합병을 선언한 디스커버리는 한 해 200억 달러의 콘텐츠 제작비를 쏟겠다고 밝혔습니다. 바이어컴CBS도 스트리밍 서비스 파라마운트+(Paramount+)에만 오는 2024년까지 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사실, 넷플릭스는 매년 170억 달러 규모를 콘텐트 제작비로 투입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미디어들의 스트리밍 서비스 투자 규모가 커지면 커질 수록, 우리는 유불리를 따져야 합니다. 제작비가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한 이들은 한국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겁니다. 국내 대형 스튜디오는 대박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소 규모 스튜디오(혹은 스튜디오 규모를 갖추지 못한)는 더 어려워집니다.
한편, 아마존과 MGM의 최종 계약은 규제기관의 결합 심사를 거쳐합니다. 그러나 FTC 등 규제 기관의 기업 결합 심사는 만만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 들어 최근 애플, 구글 등 기술 대기업들의 반경쟁, 반독점 조사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MGM과의 거래가 발표되기 하루 전, 워싱턴 DC 검찰은 반독점 법률 위반 혐의로 제소 당했습니다. 유통 거래 독점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 제품 가격을 통제했다는 혐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