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진짜 중요한 건 가입자당 매출(ARPU)..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숫자의 진실과 거짓
디즈니+ 1억 명, HBO MAX 4,100만 명 등 각 스트리밍 사업자들 가입자 현황 및 전망 속속 발표. 그러나 무료 가입자와 초저가 가입자가 포함되어 있어 투자자에 혼선도. 정말 중요한 숫자는 가입자 당 매출
(2021-03-25)
요즘 스트리밍 서비스는 미국 증시에서도 화제의 중심입니다. 보다 넷플릭스, 디즈니+, 디스커버리+ 등의 가입자 증가 속도와 함께 투자자들도 모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가도 급상승 중입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습니다. 넷플릭스(Netflix)를 제외한 대부분 서비스들이 스스로 밝히고 있는 구독자 숫자와 실제가 다르다는 겁니다. 서비스 사업자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본인들의 가입자 증가 속도가 빠르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 가입자는 정확히 따져봐야 합니다.
[가입자 수, 실제와 진실 사이]
HBO MAX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AT&T 워너미디어(HBO MAX)의 CEO 제이슨 키라(Jason Kilar)는 애널리스트들을 만나 자리에서 “미국에서 HBO MAXs의 가입자는 4,150만 명이나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 숫자는 디즈니의 디즈니+가 미국에서 확보한 것보다 많고 넷플릭스 미국 가입자의 거의 3분의 2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시장이 파악해 보고 있는 HBO MAX의 신규 가입자는 690만 명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지금 케이블TV를 통해 유료 방송 HBO 채널을 구독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무료 가입자입니다. 물론 이들이 HBO MAX를 지금 이용할 수 있지만, 실제 수익에는 도움이 안됩니다.
디즈니도 공공연한 비밀이 있습니다. 디즈니는 오는 2024년 글로벌 가입자가 2억3,000만 명~2,600만 명으로 예상했는데 이 중 40%는 고객 1인당 월 매출이 2달러도 안되는 인도 지역에서 나옵니다. 가입자가 늘어도 수익은 그만큼 성장하지 않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수년 내 HBO MAX 매출이 디즈니+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심지어 HBO MAX가입자 규모가 더 작더라도 말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미국내 가입자당 매출(ARPU)을 보면 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13달러 수준이고 디즈니+가 4달러 정도로 가장 낮습니다.
디즈니+의 미국 내 가입자가 비중은 전체 대비 취약합니다. 그마저도 상당수가 통신사 프로모션(버라이즌 1년 무료)을 통해 디즈니+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입자당 매출을 놓고 보면 넷플릭스가 현재 가장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디즈니의 분발이 필요해 보입니다.
[가입자수와 1인당 매출과 분석도 중요]
가입자 숫자와 가입 매출과의 차이를 분석하는 것은 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투자자에게도 의미가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점차 유료 방송을 대체하고 있지만,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할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많은 투자자들이 이미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디즈니와 디스커버리. 바이어컴CBS가 최근 급격한 주가 상승을 경험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주가 상승으로 자신감이 붙은 ViacomCBS는 3월 22일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위해 30억 달러의 주식을 매각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가입 경로에 따른 대략적인 매출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이는 한국도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보이며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 질수록 우리도 겪을 문제입니다.
만약 HBO MAX 가입자가 케이블TV를 통해 유치됐다면 워너미디어는 케이블TV사업자에 구독료의 15~35%를 줘야 합니다. 스마트TV회사도 15~30%를 떼어 갑니다. 애플이나 안드로이드 OS에선 15%가 일괄 징수됩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케이블TV의 경우 HBO MAX 가입자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숫자만 공개할 뿐입니다. 그래서 HBO MAX를 취소한다고 해도 이유를 알 수도 없습니다. 이는 새로운 가입자 유치를 위한 전략 수립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통신사들과의 프로모션 계약을 맺은 스트리밍 사업자들도 있습니다. 디즈니+와 디스커버리+가 버라이즌과 1년 무료 이용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대가로 버라이즌은 가입자 숫자에 따라 이용료(할인)를 스트리밍 사업자에 제공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구독자 대부분이 무료 이용 기간이 끝나면 재구독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구독자 정보를 정확히 몰라 다시 구독하라고 가입을 독려하는 마케팅도 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연속성을 확보하고 경쟁에서 생존하려면 이제 진짜 가입자 숫자와 1인당 가입자 매출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를 위해선 가격 인상이 가장 쉬운 답이지만, 어느 순간 가격 저항이 올지도 모릅니다. 가격을 올리지 않고 가입자 당 매출을 올리는 방법을 알아내야 합니다. 이제 숙제를 해결할 시간입니다. 우리에게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편, 넷플릭스 소식 하나를 더 전해드립니다. 오는 4월 25일 열리는 오스카 남우 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Steven Yen)이 출연하는 코미디 시리즈 드라마 <비프Beef>가 넷플릭스에서 상영됩니다. 넷플릭스는 영화 <미나리 Minari> 제작사인 A24가 만드는 30분짜리 에피소드 10편의 시트콤을 편성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스티븐 연과 함께 유명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알리 웡(Ali Wong)도 출연합니다. 감독은 이성진이 맡았습니다. 이 감독은 드라마 <데이브 Dave>와 <실리콘밸리 Silicon Valley> 작가로도 유명합니다. <Beef>는 도로에서 폭발 사고를 당한 2명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작품입니다. 알리 웡과 스티븐 연은 제작자로도 참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