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애니메이션의 넷플릭스 노리는 소니, But 미국 법무부의 견제... K드라마에 미치는 영향
소니, 워너미디어의 일본 애니메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 크런치롤(Crunchroll) 인수 위해 미국 법무부에 승인 신청, 그러나 일본 애니메 시장 독과점 우려로 법무부 심사 연장, 전문 장르에 대한 독과점 심사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넷플릭스, 아마존 반사 이익
(2021-03-29)
이제 강조하기도 민망하지만, 미국은 스트리밍 서비스 점유율 경쟁이 치열합니다. 메이저 업체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 뉴스 등 전문 장르 스트리밍 서비스도 숨가뿐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에선 AT&T의 크런치롤(Crunchroll)과 소니의 퓨니메이션(Funimation)이 양대 산맥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소니가 크런치롤을 11억 7,00만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시장 지각 변동을 예고했습니다. 퓨니메이션과 크런치롤을 합칠 경우 소니가 7백 만명이 넘은 애니메이션 구독자를 확보해 스트리밍 시장 최강자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 분야 넷플릭스로 불릴 만 합니다.
[소니, 크런치롤 인수 미 법무부 제동]
미국 내 일본 아니메(anime)를 중심으로 한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어 경쟁사인 넷플릭스와 아마존도 관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크런치롤은 독자 서비스도 있지만 AT&T의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에도 함께 서비스됩니다. 단독 버전은 매달 7달러~15달러로 과금됩니다. 크런치롤은 1,000여 편의 작품과 3만 여 편의 일본 애니메 에피소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소니의 꿈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미국 법무부(Justice Department)는 소니가 AT&T로부터 12억 달러를 주고 크런치롤을 인수하겠다며 제출한 인수 계획서 검토를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업 인수 합병의 경우 한국과 마찬가지로 법무부의 반독점 심사를 거쳐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 삼고 나선 겁니다. 이는 실리콘밸리 미디어 더인포메이션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크런치롤 인수로 소니가 미국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이 어느 정도까지 올라갈지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미국 내에서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수요가 크게 늘어 법무부도 신중한 모습입니다. 경우에 따라선 시간이 상당히 걸릴 수도 있고 물론 인수 자체가 불허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사업자 아닌 전문 장르에 대한 독과점 제재 이례적]
애니메이션 장르는 스트리밍 시장에선 상대적으로 니치 마켓(Niche Market)입니다. 지난 2월 현재 크런치롤의 가입자도 미국을 포함 전세계 400만 명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퓨니메이션을 제외한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소니 입장에선 소중한 곳입니다. 소니는 크런치롤과 퓨니메이션을 합쳐 애니메이션 왕국을 만들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분야 넷플릭스를 꿈꾸고 있습니다.
크런치롤과 퓨니메이션의 주요 콘텐트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와 드라마입니다. 확실한 팬이 있는 시장인데 이 둘을 합치면 미국 내 이 시장에선 1위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콘텐트는 <드래곤 볼>과 <세일러문>시리즈입니다.
만약, 미국 법무부(DOJ)가 소니의 크런치롤 인수를 불허한다면, 소니는 심각한 내상을 입습니다. 미국 콘텐트 시장에서 소니는 마이너 사업자로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결과는 재미있게도 넷플릭스와 아마존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겁니다. 이 둘다 일본 애니메 콘텐트를 무섭게 수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반독점 심사가 대형 업체에 유리하게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경쟁을 촉진시키 위해 결합 심사를 하는 정부의 의지와는 시장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측면에서 넷플릭스의 미국 내 가입자가 7,000만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700만 명 규모의 인수를 정밀 검토한다는 것은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워너미디어와 소니는 크런치롤과 퓨니메이션은 단지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유통시키는 두 개의 사이트일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다른 옵션이 많다는 겁니다. 아마존, 넷플릭스, 훌루, 하이드라이브(Hidive) 등도 일본 애니메이션을 많이 유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양사는 일본 애니메이션 장르를 성인이 즐기는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한 종류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심슨> 등 일반 애니메이션과 다르지 않아 단지 일본 애니메이션을 전문적으로 유통한다고 해서 독과점으로 볼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미국 법부부는 일본 애니메 시장을 대체 불가능한 ‘하나의 독점적 장르’로 보고 독과점 조사 차원(Antitrust Probe)의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으로는 일본 애니메에 대한 글로벌 이용자 증가가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협회가 2020년 11월에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 규모도 2019년 240억 달러였습니다.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동안 더 커졌습니다.
[반독점 검사, 한국 K콘텐트에 미칠 영향은]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법무부의 결합 심사는 빨라야 6개월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면 더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후 결론은 간단합니다. 인수 승인 아니면 불허입니다.
우리가 만들지 않는 장르지만, 결과는 한국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한 장르의 독과점에 대해 바이든 정부가 어떤 스탠스를 가지는 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K드라마도 세계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소니와 같은 처지에 놓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K드라마가 미국에 본격 진출할 때, 두 서비스가 통합해 진출하거나 현지 업체를 인수(비키, 코코아 등)할 때 소니와 유사한 심사를 할 지도 모릅니다. K드라마, K콘텐트가 영향력을 더 확대한다면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집니다. 물론 가정입니다.
미 바이든 정부도 반독점 정책은 강경합니다. 대표적 규제 기관인 법무부와 FTC가 반독점 관련 기업 인수 합병 심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법무부는 세일즈포스의 슬랙 인수와 관련한 심사 기간을 연장했고 연방무역위원회(FTC)는 페이스북의 10억달러 규모 쿠스토머(Kustomer)인수를 집중 심사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 반독점 규제 기관들의 심사는 몇몇 대형 거래를 제외하곤 소규모 심사에서 이렇게 강한 규제 심사(Extensive Review)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2019년의 경우도 이런 2단계 심사가 이뤄진 경우는 전체 거래의 3%에 불과했습니다.
콘텐트 시장을 보는 그들의(미국) 생각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독점하면 안되는 그렇게 중요한 콘텐트 인가요?
한편, 아래 사진은 2019년 샌디에이고 코믹콘 전시장 사진입니다. 이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지금으로선 생경한 풍경입니다.
이 분위기를 다시 기대해봐도 좋을까요? 세계 팝컬쳐, 및 코믹북 축제인 샌디에이고 인터내셔널 코믹콘(Comic-Con)이 오프라인 행사로 다시 찾아옵니다. 코믹콘조직위원회는 지난 3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코믹콘 스페셜 에디션(Comic-Con Special Edition)]이 추수 감사절 주간인 11월 26~28일 3일간 오프라인 행사로 열린다고 밝혔습니다. 장소는 샌디에이고 컨벤션 센터 그대로입니다.
샌디에이고 코믹콘은 매년 7월 15만 명 이상이 모이는 국제 행사지만,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오프라인 이벤트가 아닌 버추얼로 이뤄졌습니다. 코믹콘 조직 위원회는 원래 행사 기간인 7월 22~25일까지 버추얼로 무료 이벤트도 진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