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팬데믹 이후 미디어 시장 화두는 '다양성(Diversity)'...중요해지는 한국 콘텐츠
미국 UTA 팬데믹 이후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 설문 조사, 미국 소비자의 3분의 1 이상이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완전히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한 가운데, 글로벌 콘텐츠에 대한 접근과 소비자 증가,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 증가로 미디어 생산 중심도 한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
(2021-06-07)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소비자들의 엔터테인먼트 시청 패턴이 완전히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 연예 콘텐츠 기획사 UTA(The United Talent Agency)는 ‘완전한 변화 :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계속되는 코로나바이러스 영향( Forever Changed: Covid-19’s Lasting Impact on the Entertainment Industry)’이라는 제목의 설문 조사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팬데믹 전후로 변한 오디언스의 변화 추이입니다. UTA의 이번 조사는 18세 54세 미국 1,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리서치 그룹 SightX가 진행했습니다.
[미국 소비자 3분의 1, 미국외 글로벌 콘텐츠 소비 늘어]
이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3명 중 1명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엔터테인먼트 소비 습관이 완전히 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미국 소비자의 84%는 팬데믹 동안 엔터테인먼트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전체의 67%는 팬데믹 이후에도 더 많은 시간을 엔터테인먼트 소비에 투입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증가 등 사실 이 같은 변화는 많은 언론 매체에서 지적돼 왔습니다. UTA조사에선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콘텐츠 다양성의 확장입니다.
미국 소비자 10명 중 7명은 펜데믹 동안 새로운 포맷, 플랫폼, 장르 등으로 찾기 위한 엔터테인먼트 검색을 활발히 진행했다고 답했습니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3분의 1은 구독 또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더 많이 소비하게 됐고 4분의 1은 더 많은 장르와 타입의 스토리를 봤습니다.
특히, 응답자 중 3분의 1은 미국만이 아닌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인터내셔널 콘텐츠를 과거 보다 더 오래 접했다고 답했습니다. 다양성 증가했다는 것은 한국 콘텐츠에도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더 이상 미국이 전체 미디어의 중심이 아니야]
UTA의 조사 결과를 확인시켜주는 데이터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스트리밍 시대 더 이상 미국이 전체 미디어 시장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팩트들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최근 특집 기사를 통해 지난 2020년 중국이 세계 최대 영화 시장에 등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020년 중국의 극장 매출은 30억 달러로 미국과 캐나다보다 10억 달러 가량이 많았습니다.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미국과 캐나다 극장 대부분이 문을 다고 신작 영화가 개봉을 연기한 영향이 큽니다. 그러나 구조적인 권력 이동도 예측됩니다. 중국은 지난 3년 사이 2만 개가 넘는 스크린을 추가했습니다. 중국 내 총 영화 스크린은 7만5,000개에 달하는 데 이는 미국과 캐나다 숫자의 거의 두 배입니다.
영화 산업의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은 TV시장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등장 이후 TV 미디어 비즈니스는 글로벌화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2020년 신규 구독자의 83%는 글로벌 시장에서 발생했습니다.
2021년 1분 북미 지역 가입자는 정체였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 구독자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이제 2021년 1분기 현재 전체 가입자의 60%가 북미 이외 지역 거주자입니다. 이런 속도로 가면 조만간 내년 혹은 내후년에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지역 가입자가 북미를 넘어서게 됩니다.
최근 가입자 증가 속도를 높이고 있는 디즈니+, HBO MAX,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도 글로벌 시장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 디즈니+의 구독자 3분의 1은 인도 거주자입니다. 오리지널 콘텐츠와 함께 현지 최고 인기 스포츠인 크리켓 중계권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디즈니는 인도 성공 모델을 디즈니는 동남아시아로 확장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도 조만간 진입합니다.
미국 미디어 기업들이 성장 동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찾고 있는 것과 동시에, 이들이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글로벌 콘텐츠도 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를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겁니다. 190여 국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매년 수십억 달러를 글로벌 제작을 위해 투자합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170여 개 글로벌 스튜디오와 제휴하고 있으며 34개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이중 12개 언어의 프로그램을 미국에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미국인들의 글로벌 콘텐츠 소비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드라마 ‘뤼팽(Lupin)’과 스페인 작품 ‘종이의 집(Casa de Papel)’은 글로벌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가장 인기 있는 10개 시리즈 주 하나로 꼽혔습니다.
특히 드라마 ‘뤼팽’은 프랑스 작품 중 처음으로 미국 일일 톱10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뤼팽은 스트리밍 콘텐츠 분석 사이트 패럿 애널리틱스의 자료에서 글로벌 콘텐츠 432위에 올라있습니다. 인기 소설인 괴도 루팡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비영어권 제작 작품 중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드라마 이기도 합니다.
이런 분석을 종합해 보면 팬데믹 이후 콘텐츠 변화의 중심은 글로벌 시장에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분명한 기회가 있습니다. 인터내셔널 드라마 서사 구조에 익숙하고 한국 드라마의 매력을 아는 고객들을 ‘K’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늘었습니다.
지역 특수성이 있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입니다. 매끄러운 한국 드라마의 서사구조는 팬데믹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겁니다. 그리고 글로벌 오디언스들도 우리를 더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