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영화 개봉 질서를 바꿀 오스카(OSCAR)의 정책 변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많은 영화 질서 바뀐 가운데 미국영화아카데미, 2022년 오스카 출품작 극장 개봉 조건 없애, 극장 폐쇄 영향이지만, 향후 영화 시장 큰 변화 예상, 한편, 미국 메모리얼 데이 영화 흥행 성적 급등
(2021-06-02)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영화 개봉 질서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극장 단독 개봉 기간이 90일에서 45일 수준으로 줄었고 이마저도 극장을 뛰어넘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도 늘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극장의 주요 개봉 장소로 부상했습니다. 특히, 워너브러더스는 올해(2021년) 개봉하는 영화 모두를 스트리밍 서비스와 극장에 동시에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른바 하이브리드 릴리즈(Hybrid release)입니다.
영화제들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극장 폐쇄 기간이 길어지면서 극장에 걸린 영화에만 상을 주던 콧대 높은 영화제들도 규칙을 개정할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미국 사회가 다시 정상화되고 있는 지금, 사람들의 관심은 이런 변칙들이 정식 규칙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냐는 겁니다. 정답은 ‘그렇다’. 입니다.
오스카 영화제, 스트리밍 영화 수상 자격 부여
대표적인 사례가 영화제 오스카(OSCAR)입니다. 기존 오스카 영화제는 미국 뉴욕과 LA지역에서 최고 7일간 상영한 영화만 출품을 허락해왔습니다. 지난해는 이 규정이 잠시나마 사라졌습니다. 극장 개봉 영화가 전무한 상황에서 이 원칙을 고집하면 상을 수여할 영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스카가 결단을 내렸습니다. 오스카 영화제를 주관하는 미국 영화 아카데미(the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는 지난 5월 27일 “극장 상영을 하지 않은 영화들에게도 오스카 수상 자격을 주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아카데미는 “극장들이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지난해에 이어 스트리밍 서비스에 바로 진출한 영화들도 오스카 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아카데미 협회의 발표는 타이밍상 적절해 보입니다. 그리고 정책 변화도 예상됩니다. 영구적이라고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일시적인 해제는 사실 그냥 해제로 들립니다. 앞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영화도 보다 자유롭게 오스카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에선 보다 더 많은 극장이 문을 열었지만 관객이 생각보다 빠르게 늘지 않고 있습니다. 버라이어티는 지난 5월 22일 모닝 컨설트가 조사한 자료를 인용해 “미국 성인의 18%가 극장에 안전하게 다시 돌아가기 위해선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다음달에 바로 극장에 가고 싶다고 말한 사람은 10명 중 3명(33%)이었지만 정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스카 극장 개봉 필수 조건은 영화 스튜디오들에게는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관객 수익을 생각하면 극장 개봉 시기를 미뤄야하지만, 수상 욕심에 마냥 미룰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장벽이 사라진 만큼, 스튜디오들의 개봉 전략도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2022년 오스카상을 위해 스튜디오들은 극장 개봉을 굳이 기다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스카의 결정 PVOD시장 활성화
아울러 시청자들도 오스카상을 위한 영화를 더 오래 기다리지 않고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스카의 이 결정은 PVOD시장 활성화를 가져다 줄 지도 예측됩니다. PVOD(Premier Access VOD)는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개봉 영화를 보는 대신 관람료를 내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보통 미국에선 월 30달러 선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오는 7월 개봉하는 디즈니의 ‘블랙위도우(Black Widow)’도 극장과 스트리밍 PVOD서비스 동시 개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많은 영화들이 PVOD 방식의 ‘하이브리드 개봉’이 예상됩니다. 우리도 권위 있는 영화제의 정책 변화, 더 나아가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미국 상반기 최대 연휴 중 하나인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 5월 28~31일) 주간에 극장 영화계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최고 실적을 냈습니다. 경기 회복의 확실한 신호탄이 될 수 있습니다.
파라마운트의 스릴러 ‘조용한 집 A Quiet Place Part II’는 컴스코어 북미 지역 집계 기준, 주말 4일 동안 5,700만 달러의 박스 오피스를 기록했습니다. 디즈니의 ‘크루에라(Cruella)’ 역시 성적이 좋았습니다. 6월 2일 현재 미국의 극장은 72%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번 메모리얼 데이 주간의 전체 북미 지역 흥행 성적은 2019년 2억3,000만 달러의 절반 정도였습니다. 아직은 회복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 확산 등 시청 패턴 변화로 2019년 수준은 다시 오지 않을 것으로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