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넷플릭스의 오스카(OSCAR) 장악, 그리고 넷플릭스-네이션(Netflix Nation)을 향한 새로운 전략
넷플릭스, 제 93회 오스카상 후보작 선정에서 35부문에 이름 올려 역대 최다, 이와 함께 창사 후 처음으로 자사 콘텐트 방영권 외부 판매 추진, 수익화 전략 가동, 한국에 영향 미칠듯
(2021-03-17)
글로벌 스트리밍 1위 사업자 넷플릭스(Netflix)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스카상을 지배했습니다.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1위 사업자 넷플릭스는 제 93회 아카데미 어워드에서 총 35개 부문에 후보작을 올렸습니다. 지난 2020년 24개에 비해 10개 이상 많은 수준입니다. 지금도 상승세인 넷플릭스의 전성시대는 아직 오지 왔습니다.
[넷플릭스의 맹크, 오스카 10개 부문 후보작]
올해는 데이비드 핀처의 영화 <맹크 Mank>가 주도했습니다. 할리우드 고전 영화 <시민 케인>의 작가 허먼 J. 맨키비츠 (Herman J. Mankiewicz)의 일대기를 그린 흑백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최고 작품상(best picture) 후보 등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습니다.
맨키비츠 역을 맡았던 게리 올드먼(Gary Oldman), 마리온 데이비스 역을 맡은 아만다 세이프리드(Amanda Seyfried)는 둘 다 남녀 주연 배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외 아론 소킨(Aaron Sorkin) 감독의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The Trial of the Chicago 7>도 최고작품상을 비롯, 6개 부문 후보작으로 선정됐습니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4년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작 <The Square>을 배출하면서 오스카상에 도전해왔습니다. 그러나 <로마 Roma>나 <결혼 이야기 Marriage Story>와 같은 좋은 영화가 있었음에도 그동안 최고 작품상 수상하고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역대 최대 숫자가 후보자에 오른 만큼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함께 아마존 스튜디오도 경사를 맞이했습니다. 오스카 역사 상 가장 많은 12개 부문 후보작에 작품을 올렸습니다. 동시에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특히, 디즈니+는 지난 2019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오스카 상 후보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애니메이션<온워드>와 <소울>이 최고 장편 애니메이션 후보작에 선정됐습니다.
이번 오스카의 또 다른 특징은 한국 배우들의 선전입니다. 배우 윤여정은 <미나리 Minari>로 한국 여자 배우 중 처음으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를 포함해 <미나리>는 총 6부문에 후보 이름을 올렸습니다. 6개 이상 후보작을 낸 작품은 6개뿐입니다 .이 영화 주연 스티브 연은 아시아 남성 중 최초로 남우 주연상(Leading Actor) 후보에 올랐습니다. 오스카 영화제 시상식은 4월 25일 미국 ABC방송을 통해 중계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프로그램 TV판매 추진]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미국 콘텐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자사 오리지널 콘텐트의 미국 지상파 TV 판매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한국 등 TV네트워크로부터 방영권을 구매해 편성했지만, 반대로 오리지널을 TV채널에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 매체 더인포메이션은 넷플릭스가 NBC유니버설, ViacomCBS 등 미국 지상파 TV네트워크와 콘텐트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둘 다 미국 지상파 방송 네트워크(NBC, CBS)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콘텐트외 외부 판매 논의는 여러 모로 의미가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개방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콘텐트 생태계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올 수 있습니다.
TV네트워크에 프로그램이 판매될 경우 재방, 삼방 등을 거쳐 콘텐트의 생명력이 늘어납니다. 넷플릭스의 로고가 박힌 콘텐트의 수명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유통 권리 관계가 명확한 콘텐트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넷플릭스의 추가 수익도 발생합니다. 광고를 하지 않는 한 단순히 구독료 수입으로 만은 미래 생존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판단일 수도 있습니다. 올해만 13억 달러 등 매년 수십억 달러를 제작에 투입하는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투자비를 일부 상환하는 전략으로는 나쁘지 않습니다.
현재 방영권 판매가 고려되고 있는 작품들은 <버드 박스> 등 서비스된 지 2년 이상 된 영화들입니다. 오래된 영화들은 새로운 구독자를 유입시키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올 라이선스 확보]
넷플릭스가 2차 유통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이유는 2015년부터 저작권을 직접 모두 보유하는 콘텐트를 만들고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2015년 당시 최고 콘텐트 책임자였던(CCO) 테드 사란도스 CEO는 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오리지널 콘텐트에 대한 투자는 1달러 당 시청 시간을 기준으로 볼 때 더 효율적이며, 브랜드 홍보 효과, 더 높은 고객 유지율을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때부터 넷플릭스는 모든 저작권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1차 목표는 넷플릭스로 고객들이 모이게 하기 위해서고 2차는 향후 플랫폼 확장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었을 겁니다. 제작사들에게는 돈으로 모두 보상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트가 예전에도 다른 플랫폼에 공급된 적은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제작된 마약왕을 그린 <나르코스 Narcos>는 ViacomCBS의 플루토TV(Pluto TV)에 지난 2020년 판매됐습니다. 그러나 이는 넷플릭스 초기 시리즈이고 사실 프랑스 고몽 인터내셔널 텔레비전이 배급권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성인 애니메이션 <보잭 홀스맨>는 지난 2014년 넷플릭스에 첫 서비스됐는데 지난 2017년 미국 케이블TV채널 코미디 센트럴에서 방송됐습니다. 이 역시 방영권이 넷플릭스가 아닌 다른데(The Tornante Company) 있었습니다.
라이선스 공급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ViacomCBS와 NBC유니버설은 넷플릭스와 경쟁이 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파라마운트+(Paramount+)와 피콕(Peacock)을 운영 중입니다. 그래서 이번 계약은 광고 모델 스트리밍 서비스나 TV채널에 한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넷플릭스 시장 지배의 근원은 콘텐트 투자입니다. 올해만 130억 달러(14조 7500억 원)을 투자합니다. 경쟁사로 불리는 피콕은 지난해와 올해 두 해를 합쳐 겨우 20억 달러를 쓰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규모의 경제가 이뤄져 넷플릭스는 최근 더 이상 돈을 빌려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언급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더 이상 화수분이 아닌 넷플릭스]
‘자금을 차입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앞으로 수익을 더 많이 올리고 지출은 신중하게 하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미국에서 넷플릭스는 1분기 광고비를 줄이고 최근엔 비밀번호 공유 제한을 추진하는 등 비용 통제에 들어갔습니다. 1인당 수익을 더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실제 넷플릭스가 지난 2월 미국 증권거래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넷플릭스의 글로벌 광고비는 14억5,000달러로 전년 18억8,000달러에 비해 4억3,000달러 줄었습니다.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페이스북에 지출했던 넷플릭스의 광고비는 4,800만 달러에서 2,160만 달러로 감소했습니다.
관리에 들어간 넷플릭스는 한국과의 관계도 다시 설정할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까지 한국 콘텐트에 대한 인기로 일부 업체들에겐 눈먼 돈에 가까웠던 넷플릭스는 앞으로 그렇게 선한 투자자로 남아있지는 않을 겁니다.
넷플릭스의 콘텐트 금고를 채워주는 조건으로 제작비를 무한정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결론입니다. 한국 방송 사업자 혹은 스튜디오들은 이제 또 다른 항해에 나서야합니다. 바로 우리가 키를 잡고 말입니다. 넷플릭스 호황은 언제든 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