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스트리밍 도매상 로쿠(Roku), 미국 스트리밍 시장을 장악하다. 미국 스마트TV 10대 중 4대 로쿠 탑재
로쿠, 코로바이러스 유행 속 2020년 4분기 6억4,990만 달러(7,196억 원 상당)의 매출 기록해 전년 대비 58% 증가, 로쿠채널 통해 오리지널 콘텐트 시장 진출도
(2020-02-20) 주말이지만, 시기를 늦출 이유가 없는 실적 발표여서 전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로쿠(Roku)에게 다시 한번 영광을 안겨줬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나 TV방송채널을 온라인을 통해 한번에 볼 수 있는 스트리밍 플랫폼 로쿠(Roku)가 1년 전에 비해 58% 증가, 2020년 4분기 6억4,990만 달러(7,196억 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 발표는 미국 시간으로 2월 18일(미국 시간)에 있었습니다.
4분기 순이익은 6,520만 달러였습니다. 이는 미국 증권가의 예측(손실)을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이용자의 경우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활성 이용자가 5,120만 명이라고 밝힌바 있습니다. 1년 전에 비해 39%(1,430만 명)늘어난 수치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만들어준 활황>
로쿠의 사업은 크게 3가지입니다. 로쿠 TV라고 불리는 스마트TV나 폰에 탑재되는 스트리밍 TV시청 플랫폼, 일반TV와 연결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게 해주는 ‘스트리밍 플레이어’, 그리고 각종 액세서리(스트리밍 바) 등입니다.
로쿠 TV플랫폼에선 로쿠 채널이라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도 있는데 로쿠 중에선 아주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입니다. 로쿠 채널(Roku)은 2020년 4분기, 6,180만 명의 가구(Households)를 시청 가구로 확보했습니다. 애초 미국 증권가가 예측한 로쿠의 매출은 낮았습니다. 리서치 회사 Refinitiv는 로쿠의 경우 6억1,770만 달러 매출과 주당 5달러 정도의 손실을 예측 했었습니다. 콘텐트 구입에 많은 돈이 투입됐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하락으로 마감되긴 했지만 그래서 로쿠의 주식은 실적 발표 이후 40% 이상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하드웨어에서 미디어 플랫폼으로 매출 변화>
로쿠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플랫폼 비즈니스(Platform business)’입니다. 2020년 4분기 매출이 4억7,12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1% 늘었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경우 광고, 구독 비즈니스 등이 포함됩니다. 로쿠는 “비디오 광고 부분의 성장세가 인상적이었다”며 “유료 방송을 중단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입하는 고객이 늘고 있어 1년 사이 비디오 광고 매출이 배 이상 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연간 실적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2020 실적 요약>
• 총 매출 58% 성장, 17억7,800만 달러
• 플랫폼 매출, 71% 성장(전년 동기) 12억6,800만 달러
• 총 수익(Gross profit) 63% 성장(전년 동기) 8억800만 달러
• 활성 계정, 1,430만 명 증가해, 연말 기준, 5,120만 계정
• 연간 스트리밍 시간(Streaming hours), 1년 전 대비 209억 시간 증가, 587억 시간
• 1인당 평균 매출(ARPU), 1년 사이 5.62달러 증가, 28.76달러 기록
• 미국 판매 스마트TV의 38% 로쿠 TV모델(Roku TV models)
광고를 포함한 플랫폼 부문 매출은 이제 로쿠 전체 매출의 75%를 차지합니다. 지난 2019년 63%에서 12%포인트가 늘었습니다. 로쿠가 스트리밍 하드웨어 판매에서 스트리밍 포털, 로쿠채널 등 미디어 플랫폼 회사로 진화했음을 의미합니다. 이제부터 미디어 플랫폼 확장과 관련한 본격적인 사업을 벌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물론 하드웨어 비즈니스에 비해선 확장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특히, 로쿠 사용 증대에는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늘었다는 점도 한 몫 했습니다. 로쿠는 NBC유니버설의 피콕(Peacock)과 HBO MAX와의 계약을 끝냈습니다. 이에 소비자들은 로쿠를 통해 이 두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로쿠 플랫폼 비즈니스 글로벌 담당 부사장인 스콧 로젠버그(Scott Rosenberg)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쿠의 전체 사업 부분 실적이 다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드웨어 부문도 흑자 전환>
스트리밍 미디어 디바이스 등 낮은 수익에 항상 힘들어하던 하드웨어 사업도 1억7,87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선방했습니다. 스트리밍 미디어 디바이스는 TV와 인터넷에 연결해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수치. 그러나 1년 전에 비해선 성장률은 낮아졌습니다. 아무래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하드웨어보단 SW를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해 사람들이 쇼핑을 많이 하진 않은 이유도 있습니다. 하드웨어가 포함된 플레이어 비즈니스(Player business)도 거의 이윤이 없었습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로쿠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더 올인하고 있습니다.
<로쿠, 잇단 콘텐트 수급으로 이용 시간 급증>
매출 증가와 동시에 로쿠 이용 시간도 급격히 늘었습니다. 2020년 1년 동안 로쿠(Roku)의 이용시간은 587억 시간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습니다. 4분기의 경우 분기 기준 사상 최고인 170억 시간이었습니다. 이 역시 55%가 증가한 수준입니다. 로쿠는 이용시간을 더 늘리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와 관련 지난 1월 무료 스트리밍 채널인 로쿠 채널(Roku Channel)을 위해 숏 폼 스트리밍 서비스 퀴비(Quibi)의 오리지널 콘텐트 75개의 글로벌 유통 권한을 확보했습니다. 할리우드 거물 제프리 카젠버그와 전 HP 대표 맥 휘트먼이 설립했는데 서비스 6개월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퀴비가 제작했던 콘텐트는 2021년부터 로쿠 채널에 포함되는데 수백 시간에 달하는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이번 계약 비율은 1억 달러 이하로 알려졌습니다. 로쿠는 퀴비 콘텐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정확한 서비스 일시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외 로쿠는 디즈니, NBC유니버셜, A+E네트워크, 디스커버리 등으로부터도 다량의 콘텐트를 수급 했습니다.
로쿠가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프로토콜(Protocol)은 로쿠가 최근 제작과 관련한 법적 문제를 검토할 변호사(lead production attorney) 구인 공고를 냈는데 담당 업무에 “오리지널 콘텐트로의 확장’이라고 적시되어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아직은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이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이 같은 투자로 로쿠는 계속해 매출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로쿠의 2021년 1분기 매출이 4억7,800~4억9,300만 달러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전년 대비 49~54% 상승). 그러나 1분기는 1,600만 달러~2,300만 달러의 손실이 예측됩니다. 콘텐트 수급 비용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만약 오리지널 콘텐트에 투자할 경우 당분간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로쿠의 전망은>
2020년 실적이 좋았지만, 2021년은 로쿠에겐 도전의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하반기 폭발적 성장을 한만큼 올해는 실적이 조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1분기, 2분기 실적도 전년 대비 뛰어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로쿠는 2021년 매출액에서 매출 원가를 제외한 매출 총이익(Gross Margin)이 40% 중반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020년 로쿠의 매출 총이익은 45.4%였습니다. 1인당 평균 매출(ARPU)는 1년 사이 24%가 증가한 28.76달러입니다.
다만 향후 모든 스트리밍 서비스 각축장이 될 스마트TV는 로쿠의 희망입니다. 2020년 미국에서 판매된 전체 스마트TV의 38%가 로쿠 TV 모델이었습니다. 로쿠 미디어 플랫폼이 기본 탑재된 TV라는 이야기입니다. 광고 시장도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로쿠는 2020년 4분기 미국 6대 광고대행사들이 로쿠 광고 집행을 늘렸다며 올해(2021년)도 광고 집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결국 로쿠의 성장은 로쿠의 서비스되는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성장(디즈니+, HBO MAX, 디스커버리 등),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 로쿠채널의 구독자 확대 등의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향후 포털 형태인 로쿠 플랫폼이 아닌 자기 스스로의 미디어 플랫폼으로 서비스하는 사업자가 늘어날 경우 로쿠도 성장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한편, 로쿠는 일종의 스트리밍 서비스의 포털 형태(혹은 스트리밍 도매상)지만, 한국에선 이런 서비스를 하는 사업자 없습니다. 과거 CJ헬로비전(현 LG헬로비전)이 티빙스틱이라는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은 적이 있지만 자사의 케이블TV상품과 CJ E&M(현재 CJ ENM)의 콘텐트를 제공하는데 그쳤습니다. 그마저도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계속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이런 스트리밍 포털 서비스가 다시 한국에도 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형태도 있지만 각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하는 콘텐트를 소개하는 집합(Aggregator) 서비스 포맷도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