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TV의 성공 모델을 넘보다
미국 넷플릭스, 디즈니+ 등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시작된 '콘텐츠 ' 싸움이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옮겨붙는 분위기,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도 기존 프로그램 구매외 별도 오리지널 드라마, 다큐멘터리 제작 시동, 레거시 TV시장 한층 더 어려워질 전망
(2021-05-10)
미국 스트리밍 전쟁이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ree Ad Streaming TV, FAST)까지 옮겨 붙었습니다.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는 광고를 편성하는 대신, 무료로 콘텐츠를 구독자들에게 제공하는 AVOD(Ad-VOD) 방식입니다.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대부분 콘텐츠를 다른 서비스나 스튜디오에서 수급, 편성해왔습니다. 이에 상대적으로 서로 간 경쟁이 덜했습니다. 마케팅 싸움을 할 정도로 수익이 발생하지도 않았고 콘텐츠 차이도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구독자 확대로 아직까진 함께 크는 시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무료 스트리밍 시장에도 ‘경쟁’이 도입됐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편성하기도 하고 공급하는 콘텐츠 물량도 대폭 늘립니다.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IMDB TV는 얼마 전 놀랄만한 발표를 했습니다. <Law&Order>, <Chicago>, <FBI> 시리즈의 유명 프로듀서 딕 울프(Dick Wolf)가 연출하는 작품을 편성한다는 내용입니다. 그가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에 탑재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닙니다. 아마존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보유한 IMDB TV의 전략은 AVOD를 위한 ‘고품질 콘텐츠’입니다. 무료와 품질을 다 갖췄다면 소비자에게 외면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폭스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투비도 오리지널 콘텐츠 대열에 합류합니다. 폭스는 투비를 위한 150시간의 단독 콘텐츠를 준비 중입니다. 첫 공개 시점은 2021년 3분기입니다. 다만 드라마가 아닌 다큐와 뉴스 중심입니다. 그리고 폭스는 얼마 전 <밥의 버거 Bob’s Burger>를 만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Bento Box’(500만 달러)를 인수했습니다. 이를 통해서도 오리지널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로쿠(Roku)는 이미 오리지널의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로쿠도 현재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로쿠 채널(Roku Channel)을 운영 중입니다. 이 회사는 최근 올 봄 <Cypher>라는 이름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런칭했고 숏 폼 스트리밍 서비스 ‘퀴비(Quibi)’의 콘텐츠 자산을 인수했습니다. 지금은 이들 콘텐츠는 ‘퀴비 오리지널(Roku Originals)’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퀴비 오리지널에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명작 <애프터 다크 After Dark>도 있습니다.
오리지널 전쟁은 중소 무료 서비스까지 옮겨붙었습니다. ‘Chicken Soup for the Soul’의 스트리밍 서비스 크랙클(Crackle)은 올해부터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폭 확대합니다. 새로운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와 다큐 시리즈를 앞세운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Crackle Plus’를 런칭합니다. 광고 기반 무료 VOD와 실시간 채널들이 포함된 것은 그대로입니다.
이외 바이어컴CBS의 플루토TV는 모회사 CBS와 바이어컴의 풍부한 라이브러리 콘텐츠와 영화를 편성을 확대합니다. 이 서비스는 월간 평균 활성 이용자만 4,900만 명에 달합니다.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합류에 가장 타격 받는 진영은 ‘유료 스트리밍이 아닌 ‘TV, 유료 방송’ 등 전통 미디어입니다.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TV와 거의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실시간 TV채널들도 광고를 편성하는 대신 무료로 방송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 글은 미국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를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며 TV의 위기를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현재 무료가 강점인 TV를 대체할 수 있는 콘텐츠가 스트리밍을 통해 더 많이 서비스된다면 굳이 TV를 찾아볼 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미국의 뉴스 채널 시장은 TV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더 다양한 채널을 공급하는) 무게 중심이 옮겨갔습니다.
한국은 아직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의 존재감이 미미하고 콘텐츠도 힘이 없지만, 우리는 카카오TV 등의 성장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전통TV 진영은 이들과의 싸움이 불가피할 겁니다. 동시에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힘겨운 전쟁도 겪어내야 합니다.
지금 체력으로 생존이 가능할지 고민해봐야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