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90년 전통이 무너지다. 코로나바이러스에 쓰러진 알라모드래프트하우스 시네마
텍사스 지역 중견 극장 체인 알라모드래프트하우스, 파산 보호 신청 제출, 텍사스 90년 전통 리츠 시네마 폐쇄 결정, 동시에 진행된 스트리밍의 공세 시계 제로인 미국 극장 업계
(2021-03-05)
90년 전통의 미국 텍사스 오스틴 지역 극장인 리츠(Ritz)가 문을 닫습니다. 리츠를 운영 중인 미국 텍사스 중견 극장 체인인 알라모 드래프하우스(Almamo Drafthouse)가 결국 파산했습니다.
지주사 알라모 드래프 홀딩스 LLC는 그들의 자산을 포트레스 인베스트 그룹과 다른 투자자들에게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파산 보호(chapter 11)신청을 했습니다. 알라모는 작은 규모이지만 고급 좌석과 맥주 등 레스토랑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급 극장 체인으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한국 극장 체인 CGV와 유사한 개념입니다. 그래서 다인 인 극장(Dine in Theater)으로도 불렸습니다.
그러나 알라모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해 파산한 미국의 첫 번째 극장 체인이 됐습니다. 알라모는 현재 텍사스지역에서 41개 개봉관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해 3월 이후 문을 계속 닫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비용 절감을 위해서인데 직원 대부분도 무급 휴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파산 보호에 따라 리츠 극장과 함께 캔자스시티 등의 극장은 모두 폐쇄됩니다. 다만, 수익성이 괜찮은 뉴욕 브루클린 지역 극장은 다시 오픈할 예정입니다.
그렇다고 알라모가 자구 노력을 안한 것은 아닙니다. 알라모는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극장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VOD) 플랫폼인 ‘알라모 온 디맨드(Alamo On Demand)’를 런칭했기 때문입니다. 극장 개봉작뿐만 아니라 옛날 작품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반 스트리밍 서비스와 유사한 컨셉트입니다.
이런 서바이벌 전략에도 불구하고 미국 극장 업계에 불어 닥친 불황은 너무 심각했습니다. 시작했던 구독 서비스도 제대된 콘텐트를 수급하지 못해 가입자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알라모는 1,000만 달러의 구제 금융도 받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극장 폐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최악의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파산 보호 신청 후 알라모는 구조 조정에 들어 갑니다. 알라모는 2,000만 달러의 운전 자금을 임시 대출 받게 됩니다. 회사의 임시 운영을 위해서입니다. 또 임대인과 협의해 임대료 등의 할인이 있지만, 이 모든 결정은 파산 법원이 하게 됩니다. 극장의 운명이 법원에 넘어갔습니다. 알라모의 창업주인 팀 리그(Tim League)는 “지금은 파산 신청이라는 힘든 결정을 해야 하지만 미래엔 다시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영화가 개봉하고 백신이 공급되면서 극장 상황이 좋아지고 있어 올해 연말이면 다시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텍사스 주정부는 최근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중단하고 상업 시설도 100% 수용 인원을 허용키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극장 산업은 상당 기간 고난이 예상됩니다. 알라모가 끝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더 많은 피해 업체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미국 2위 극장 체인인 시네마스(Cinemas)도 간신히 위기를 넘겼지만 지난해 말부터 문이 닫혀 있습니다. 게다가 많은 영화들이 이미 개봉을 미뤘고 동시에 스트리밍 서비스의 부상은 극장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디즈니(Disney)마저 신작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Raya and The Last Dragon>을 극장과 디즈니+에 동시 개봉합니다.
현재 머물고 있는 인디애나 블루밍턴(Bloomington)에 위치한 AMC 극장도 얼마전 방문했는데 문을 아무리 흔들어도 응답이 없었습니다.
극장의 위기는 구조적 문제와 사회적 변화가 함께 찾아온 재앙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스트리밍도 그들을 괴롭힙니다. 극장에 드리운 어두운 터널은 언제 끝날 까요. 어떤 지점에서 한국 극장 산업이 과점 시장이라는 것은 어쩌면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