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CNN 의 스트리밍 전략 ‘데일리 뉴스 플랫폼’ 으로 도달율이 아닌 몰입도를 높여라
실시간 뉴스와 속보에 강한 CNN, 오리지널 포맷과 숏 폼 탐사보도가 특징은 스트리밍 시대엔 취약점 보여, 오디언스 특성을 알 수 없고 기존 광고 모델을 포기하지 못했기 때문..이제 자체 디지털 뉴스 플랫폼 가동
(2021-03-26)
스트리밍 시대에 대응하려는 CNN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와 페이스북 등 디지털 플랫폼에 콘텐트만을 공급해왔지만,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뉴스의 홍수 시대를 맞이하면서 웹사이트 방문자가 늘고 광고와 콘텐트 판매 매출도 생겼지만, 디지털 스트리밍 시대에 존재감에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뉴스도 VOD로 보는 시대에는 Z세대에 맞게 차별화되는 뉴스를 공급하거나 자체 플랫폼이 강해지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그러나 CNN은 그동안 자체 브랜드의 힘만 믿고 구독 경제에 안일하게 대응했습니다.
<스트리밍 시대에 대응하는 CNN>
CNN은 구독 미디어 시대, 대응에 나섰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오리지널 콘텐트를 만들고 자체 디지털 플랫폼 빅 텐트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오리지널 콘텐트는 모회사인 AT&T의 HBO MAX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미국 대선 당시, CNN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커버하던 여기자 10명을 주인공으로 한 기자 다큐멘터리 <On The trail>을 선보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민주당 후보들의 경선 현장뿐만 아니라 기자들의 생생한 취재 현장, 가사 아이템 발전 과정, 그리고 기자들의 사생활까지 담겨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방송은 유튜브 등이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로만 방송됐습니다. 제작은 CNN필름과 HBO MAX가 맡았습니다. CNN필름은 극장이나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 뉴스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공부하는 일종의 내부 스튜디오입니다.
이후 CNN은 이슈가 있을 때 마다 특집 보도나 탐사 프로그램(의회 난동 등)을 만들어 HBO MAX에 방송하고 독점 인터뷰 프로그램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자체 디지털 뉴스 플랫폼도 구축합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의미 있는 움직임은 CNN이 전세계 특파원들과 미국 내 주제 기자들을 출연시켜 만드는 현장 리포트 ‘Go There’이 페이스북을 떠난 사건입니다 발표는 지난 2월 초에 있었습니다.
당초 CNN의 <Go there>은 페이스북의 구독 비디오 서비스인 ‘페이스북 와치’에 서비스되고 있었지만, CNN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GO There>은 페이스북 와치가 제작비를 지원해 만들어졌는데 페이스북을 통해 600여개 에피소드가 방송된 바 있습니다.
계약 종료와 함께 CNN은 이제 <Go There>은 CNN 웹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CNN 자체 디지털 플랫폼에만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체 디지털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CNN은 페이스북 계정은 유지하지만, 이제는 그 계정을 클립을 올리거나 페이지 링크를 올리는 식으로 자체 웹으로 유입시키는 창구로 활용합니다.
CNN의 디지털 프로덕션 담당 부사장인 코트니 쿠페는 당시 인터뷰에서 “자체 플랫폼의 디지털 구독자 증대 및 광고 매출 확대를 위해 Go There을 페이스북에서 빼기로 했다”며 “페이스북 와치 계정을 여전히 유지하겠지만, 우리 자체 플랫폼을 키우는 용도에 한정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Go There>은 휘발성 있는 숏 폼 뉴스 콘텐트로 페이스북 와치의 핵심이었지만, 광고 매출은 페이스북이 장악해 CNN의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에 앞서 CNN은 2년 전에도 <Anderson Cooper Full Circle>을 런칭했다가 자체 플랫폼으로 이동시킨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19년 페이스북 와치가 제작비를 부담하면서 만들어진 <Go There>은 10분 내외 길의 숏 폼 뉴스 콘텐트입니다. 전세계 55개국, 120여 명의 특파원들이 참여해 데일리 뉴스 현장 영상과 분석을 전합니다. 환경, 인종, 여성 이슈, 이민 등 다양한 주제의 차별화된 뉴스를 원하는 타깃이 대상이었습니다. 그동안 페이스북과의 계약에 따라 <Go There>은 페이스북 와치에 방송된 지 24시간이 지나서야 CNN에 공개할 수 있었습니다.
쿠페는 “CNN은 우리 디지털 뉴스 플랫폼 안에서 우리 오디언스에게 몰입감을 주는 콘텐트를 원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 구독자들이 뭘 원하는 어떤 뉴스를 보고 싶어하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리지널 뉴스를 통해 플랫폼 강화, 구독자 성향 파악, 광고 매출 확대 등 세가지 긍정적 효과를 보겠다는 전략입니다.
<도달율보단 열독과 참여가 중요>
실제, 최근 CNN의 디지털 전략은 조금 바뀌고 있습니다.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면 도달율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 이보단 몰입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CNN 자체 분석에 따르면 페이스북 와치에 <Go There>을 공개했을 때 한 에피소드 당 평균 20초 정도의 시청 시간을 보였는데 CNN에 공개된 뒤에는 평균 5분 이상이 시청 시간이 확보됐습니다. 도달(reach)이 낮은 대신 몰입(engagement)가 높아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페이스북 와치 실험이 잘못된 선택은 아닙니다. 오히려 많은 구독자들이 있는 페이스북과의 협업을 통해 시장에서 통하는 뉴스 콘텐트 포맷을 찾은 겁니다. 페이스북도 이런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셀리 비너스(Shelley Venus) 페이스북 뉴스 전략 담당 이사는 CNN의 결정과 관련한 성명에서 “페이스북 와치의 뉴스 서비스는 CNN과 같은 파트너에 투자해 시청자에게 어떤 뉴스 콘텐트가 소구력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며 “CNN은 모바일에서 성과를 내고 자체 플랫폼에서 이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Go There>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뉴스는 2020년 1월 중국 우한에서 특파원 데이비드 쿨버가 진행한 리포트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장 극심했던 전염병의 근원지의 분위기를 너무 생생하게 표현했습니다. 이 숏 폼 뉴스는 올해 2월 기준, 2억1,000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쿨버는 1년 뒤인 2021년 2월 초에도 지금 분위기를 후속 보도했습니다.
한편, 스트리밍 시대에선 헤매고 있지만, 지금 디지털 뉴스 도달율에선 여러 지표에서 CNN은 1위입니다.
CNN은 컴스코어 발표자료를 근거해 지난해 1월과 11월 사이 CNN 웹사이트의 글로벌 월간 순방문자(UV)가 2억1,8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2위는 BBC 1억 1억9,100만 명, 3위는 1억5,500만 명, 4위는 뉴욕타임스(1억5,400만 명), 5위 데일리 메일(1억4,300만 명), 6위는 폭스 뉴스(1억2,500만 명)이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미국 대선 등 뉴스에 관심 가지는 이벤트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플랫폼에도 적어도 지난해엔 상황이 괜찮았습니다. 2020년 평균 모바일 오디언스는 전년 대비 24% 늘었습니다. 2020년 1~11월 모바일 순방문자(UV)는 1억4,200만 명으로 2위 뉴욕타임스 1억1,100만 명, 3위 폭스 뉴스(9,300만 명)을 앞섰습니다. 경쟁 회사인 NBCNEWS.COM(8,700만 명), USATODAY.COM(7,900만 명)은 1억 명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런 디지털 플랫폼 방문자 숫자만을 볼 때 CNN의 수치는 건강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미디어 시장, 특히, 방송 시장 주도권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급격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CNN 뉴스사이트 순 방문자의 변심을 막을 강력한 유인책이나 프로그램이 없다면 추가 수익 확보도 어렵습니다.
앞으로 광고 매출은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미디어 플랫폼 회사들에게 더 많이 뺏길 겁니다. 구독 모델로의 전환이 시급해 보입니다. 뉴욕타임스는 방문자 숫자에선 뒤지지만 구독자가 750만 명이나 됩니다.
CNN은 현재 오리지널 디지털 뉴스 프로그램에 대한 개인 시청 데이터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뉴스를 보기 위해 사이트를 방문하는 이들과 디지털 오리지널 뉴스 등을 직접 시청하는 오디언스는 다릅니다.
그동안 NBC나 CBS 등은 이런 스트리밍 시장 대응을 위해 다양한 포맷을 만들었지만 아직 CNN의 움직임이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디지털 플랫폼 강화와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의 진정성에 관심이 더 많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