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디스커버리(Discovery)의 둘 중 하나가 아닌 그리고 전략(And)...우리는 디즈니+와 다르다.
다큐멘터리, 음식, 홈인테리어 전문 미디어 그룹 디스커버리, 스트리밍 서비스 디스커버리+ 가입자 1,100만 명 돌파, 스트리밍 시장 경쟁 속 차별화된 오리지널 콘텐트로 승부
(2021-02-23)
미국 다큐멘터리, 음식, 여행 중심의 케이블TV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디스커버리(Discovery)가 지난 1월 4일 내놓은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가 1,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내 가입자가 700만 명 나머지는 해외 가입자입니다. 이에 회사는 오는 2월 말 1,200만 명, 12월이면 700만 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디스커버리가 보유하고 있는 케이블TV채널은 HGTV, TLC, Food Network, Animal Planet, 여행 채널, OWN 등입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와 유럽, 아시아에 진출해 있습니다.
<월 4.99달러(광고)의 전문 장르 스트리밍 서비스 디스커버리+>
스트리밍 서비스 디스커버리+는 미국과 일부 글로벌 국가에서 런칭했습니다. 가격은 한 달에 4.99~6.99달러(광고 없는 버전)인데, 출시 당시 5만5,000시간의 단독 콘텐트가 제공됐습니다. 스포츠와 운동, 여행 등에 특화된 전문 스트리밍 서비스로는 상당한 수준입니다. 오히려 첫 출시 당시 50여 개의 오리지널 콘텐트가 서비스되어서 애플 TV+나 디즈니+(Disney+)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드라마 등 예능 장르가 포함된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물론 2019년 서비스 시작 당일 1,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디즈니+보단 속도가 느리지만 말입니다. 현재 디스커버리는 정확한 가입자 목표치는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 시, 2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급의 파급력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미국에선 통신 사업자 버라이즌(Verizon)과 협력해 스마트폰 가입자들에게 1년 무료 디스커버리+(Discovery+)이용권을 주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프리미엄이 반영된 주가>
스트리밍 가입자 증가에 따라 수익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디스커버리는 2020년 4분기 매출을 28억8,900만 달러, 주당 이익 76센트로 밝혔는데 미국 증권가의 예측과 거의 유사하거나 상회했습니다.(증권가 예측 28억3,000만 달러, 주당 72센트). 2020년 전체 매출은 106억7,100만 달러 정도였는데 전년 대비 4% 정도 감소했습니다. 미국내 광고 매출이 5% 줄어든 반면, 글로벌 시장 광고 매출은 12%가 하락했습니다.
디즈니+ 등 다른 미디어 기업과 유사하게 디스커버리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런칭한 것이 최근 회사 가치 상승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 TV와 영화 제작이 몇 달 동안 중단되고 미국 콘텐트 산업을 상당히 위축시킨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디스커버리 주가는 52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올 들어 지금까지 약 66% 상승했습니다.
주가 호조에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함께 디스커버리의 뛰어난 포토폴리오도 한몫 했습니다. 디스커버리의 2020년 4분기 실적을 보면 미국 수출형 콘텐트 그룹의 전형적인 모델을 띄고 있습니다. 미국 내 광고 감소와 케이블TV 프로그램 사용료 위축을 글로벌 시장 진출과 구독료 수입으로 어느 정도 만회하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코로나바이러스 혼란 속에서도 어느 정도 버텨내고 있는 겁니다.
물론 투자로 인한 일정 정도 손실은 있습니다. 기업 성장의 핵심 지표인 현금 흐름(Free Cash Flow)는 1년 전 11억 달러에서 4억4,100만 달러로 급락했습니다. 아무래도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여파로 인해 광고가 급격히 줄었지만, 스포츠 판권, 세금, 운영자금 등은 여전히 지급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디스커버리의 글로벌 사업은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습니다. 영국, 스페인, 폴란드 등에서 강세를 보이며 회사 주가도 연속 상승했습니다. 특히,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라이프 스타일, 음식 여행 등의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는 TLC가 지난해 여성 층에서 강한 지지를 받으면서 ‘여성 시청자’도 급격히 늘었습니다. 디스커버리는 25~54세 여성 시청자 수가 네트워크 출범 이후 가장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속에서 집에 갇힌 여성 시청자들이 TLC채널 앞으로 모였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충성도 높은 시청자, 둘 중 하나가 아닌 그리고(And) 전략>
디스커버리의 CEO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는 “스트리밍 서비스 디스커버리+ 가입자 증가에 대해 일부 케이블TV채널을 보여주던 이전 애플리케이션 디스커버리 GO(Discovery Go)의 가입자가 안정적으로 디스커버리+로 이전한 것이 긍정적이었다”고 서술했습니다. 다시 말해 본격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을 하기 전 준비했던 디지털 구독자 사업이 지금의 짧은 시간 성장을 도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슬라브 CEO는 현재 디스커버리+에 광고를 하는 광고주가 100여 개를 넘는다고 컨퍼런스를 통해 밝혔습니다.
애널리스트와의 컨퍼런스 콜에서 자슬라브 CEO는 계속해서 디스커버리의 스트리밍 시장 공략법은 일반 예능이나 드라마 등을 편성하는 다른 스트리밍 회사와는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스커버리의 콘텐트 포토폴리오는 ‘유료 지불 의사가 발생하는 오리지널 콘텐트’라는 겁니다. 이와 관련 디스커버리는 디스커버리+에 방송되는 콘텐트 중 TV에 방송됐던 콘텐트는 50% 정도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디스커버리+(Discovery+)가 단순히 리니어 채널의 복제가 아닌 스트리밍에 걸맞는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의미입니다. 스트리밍에 제공되는 50% 오리지널 콘텐트는 사람들로 하여금 구독의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콘텐트의 질을 가지고 있다고 디스커버리는 자신하고 있습니다.
디스커버리는 경쟁이 치열한 미국 스트리밍 시장에 비교적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차별화 전략이 확실합니다. 지금 시청자들이 원하지만,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콘텐트를 제공한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래서 드라마나 예능 대신, 실생활에 필요한 콘텐트들을 제공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이에 미국 홈 개선 및 홈 인테리어 구루(Guru)인 칩과 조아나 게인스(Chip and Joanna Gaines)가 운영 중인 매그놀리아 네트워크(Magnolia Network)과 조인트 벤처를 만든 뒤 오는 7월 15일 DIY 시리즈를 내놓는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디스커버리는 또 흑인 여성들에게 매우 충성도가 높은 오프라 윈프리가 만든 케이블TV채널 OWN의 지분 대부분(93%)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방향성에 대해 디스커버리는 의미 심장한 언급을 했습니다. 디스커버리 인터내셔널 대표 겸 CEO JB 페레트는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디즈커버리+는 “둘 중 하나가 아니라 그리고(not an ‘either-or’ but an ‘and.’)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경향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독성 있고 확실한 팬(Fan)이 있는 콘텐트인 만큼, 디스커버리+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이른바 핵심 스트리밍 서비스와 함께 이용자들이 반드시 구독해야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디스커버리는 한국에서의 낮은 인지도와는 달리 실내 인테리어, 자연 다큐멘터리, 여성, 동물(Animal Planet) 등 코로나바이러스 시대에 최적화된 콘텐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확장성도 뛰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위해 디스커버리+는 소셜 미디어 서비스에 많은 광고를 투입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과 Z세대 시청자가 많은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광고 분석 회사 Pathmatics에 따르면 디스커버리+는 2021년 2월 15일 현재까지 3,400만 달러를 인스타그램, 트위터, 모바일, PC, 비디오 등 디지털 광고에 투입했습니다.
<디스커버리의 실적에서 우리가 도출할 수 있는 결론>
디스커버리+의 성공 여부는 한국에도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에서 컨셉트로 승부하는 사업자의 루트는 우리에게 열린 길일 수 있습니다. 한국 방송 프로그램도 둘 중 하나가 아닌 ‘그리고’의 번들(Bundle)에 포함될 수 있는 충분한 프리미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뉴스코퍼레이션의 CEO 로버트 톰슨(Robert Thomson)은 최근 구글과 콘텐트 라이선스 계약을 하면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프리미엄 저널리즘은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there should be a premium for premium journalism)”. 여기에서 저널리즘을 콘텐트로 바꾸면. 프리미엄(Premium)을 받을 콘텐트는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