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Media]코트TV(Court TV), OTT(Over The Top)와 OTA(Over The Air)로 모든 세대에 사랑 받다
미국 3위 지상파 방송사 E.W 스크립스, 과거 재판 중계로 인기 끌었던 코트TV(Court TV)를 부활시켜 지상파 방송 및 케이블TV, 스트리밍 서비스 등 오디언스가 보는 모든 방송 플랫폼'에 송출. 20대부터 70대 모두가 보는 '유니버스한 방송으로 탈바꿈' 시도 스트리밍 시대에 전문 방송이 살아가는 방법
(2021-04-13)
1990년대 미국에서 카메라가 법정에 처음 반입이 허용됐을 때 코트TV(Court TV, 법정 TV)는 케이블TV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채널 중 하나였습니다. 코트TV는 월리엄 케네디 스미스, OJ 심슨, 메넨데즈 형제(Menendez) 등 극악 무도한 살인이나 사건을 저지른 미국 유명인들의 재판을 중계하면서 전성기를 고가했습니다. 시청자들은 코트TV를 통해 실제 재판에 참여한 것과 같은 생생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CNN, FOX 등 케이블TV 뉴스 채널들이 재판 중계에서 나서면서 코트TV는 시청률이 대폭 빠졌습니다. 이후 사건 재연 프로그램이나 실화 탐험대와 같은 방송에 주력하다, 워너미디어(당시 타임워너)에 인수된 뒤에는 트루(TruTV)로 이름을 바꾸면서 컨셉트가 완전 바뀌었습니다. 사실상 법정을 떠났습니다.
코트TV(Court TV)는 지난 2019년 5월 부활했습니다. 신시내티에 기반을 둔 미국 3위 지상파 방송사 E.W. 스크립스(E.W Scripps)를 통해서입니다. 이 회사는 워너로부터 상표권과 과거 재판 자료 영상을 구입해 재판 중계 방송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 코트TV가 다시 주목 받고 있습니다. 미국 미네소타 미네아폴리스 경찰관 데릭 쇼빈의 재판 때문입니다. 쇼빈은 지난 2020년 5월 25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에게 수갑을 채우고 목을 자신의 무릎으로 장시간 늘러 질식해 죽게 한 장본인입니다. 이 사건으로 미국은 흑인 인권 시위가 발발하게 됐습니다.
코트TV는 이 재판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중계합니다. 코트TV 선임 부사장 스콧 터프츠(Scott Tufts)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이 우리가 다시 런칭한 이후 가장 중요한 재판이라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아마 지상파를 통해 방송된 재판 중에서도 미국 역사 상 의미 있는 사건 중 하나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코트TV, 흑인 인권 재판 전 과정 방송]
미국 아틀랜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코트TV는 쇼빈 재판의 전 과정을 모두 중계해주는 유일한 방송사입니다. 재판 처음부터 중단 없이 재판 전 심리나 배심원 결정 등 모든 과정을 보여줍니다. 방송도 케이블TV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 및 유튜브 등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서 내보냅니다.
이런 적극성 때문에 주목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닐슨에 따르면 재판 시작 후 코트TV의 일일 총 시청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30%나 올랐습니다. 실시간 스트리밍도 매주 평균 300만 명에서 1,350만 명으로 무려 346% 급증했습니다.
코트TV의 성공은 재판 중계에만 있지 않습니다. ‘360도’ 플랫폼 전략도 크게 히트를 쳤습니다. 이를 통해 모든 세대가 보는 방송이 됐습니다.
지상파의 경우 코트TV는 디지털 다채널 방송(MMS)을 통해 미국 전역 1억1,200만 명에게 방송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코트TV는 디지털 고화질(HD)채널 전환 시 추가로 MMS채널을 확보했습니다.
또 케이블TV 방송와 유튜브, 웹사이트(Court TV website),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플루토TV), 모바일 앱 등 거의 모든 방송 플랫폼을 통해 방송되고 있습니다.
코트TV의 미디어 사업 전략은 “플랫폼에 구애 받지 않는(platform-agnostic) 채널 서비스”입니다.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 서비스 가입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트TV는 시청자들이 소비하는 모든 플랫폼에 진출하길 원합니다.
이에 대해 터프 부사장은 현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3명의 아이들이 있는데 그들은 모두 스마트폰과 아이패드를 통해 콘텐츠를 본다”며 “그런데 70대인 어머니는 지상파 TV를 통해 방송을 본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들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선 360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OTT와 OTA 시장에 대비하는 코트TV와 스크립스]
코트TV의 모회사인 지상파 방송 사업자 E.W. 스크립스(E.W. Scripps)는 스트리밍 서비스 증가와 유료 방송 플랫폼 감소 사이 틈새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구독료도 계속 오르고 있어 (가격 부담 때문에) 무료 공중 안테나를 통해 방송을 보는 시청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최근 닐슨(Nielsen)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미국 전체 가구의 40%에 달하는 5,000만 가구가 안테나를 통해 지상파 방송을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29%에 비해 급증한 수치입니다.
이를 분석해 보면 영화나 오리지널 콘텐츠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해보고 나머지, 뉴스나 스포츠와 같은 실시간이나 지역성이 중요한 프로그램은 유료 방송 대신, 안테나(over the Air)를 통해 본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코트TV처럼 인기가 있는 케이블TV채널도 지상파 방송을 통해 송출할 수 있습니다. OTT와 OTA는 어쩌면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스크립스는 코트TV를 장기적으로는 CNN과 같은 뉴스 채널로 육성하려 합니다. 사실 CNN도 과거 케이시 앤서니 살인 재판(the Casey Anthony murder trial) 등 미국 전역에서 관심이 높았던 사건 취재를 시작으로 정치로 옮겨갔기 때문에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이를 위해 코트TV는 현장 기자들과 앵커를 법률 학위를 가진 직원들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한편, 코트TV는 쇼빈의 재판에서 다른 뉴스 채널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정치적 사회적 분석보다는 오로지 ‘법’에 기초를 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통해 시청자 의견을 모아, 저녁에 궁금증도 풀어주고 방송도 합니다.
터커 부사장은 “요즘과 같이 양극화 되어 있는 뉴스 환경에서 우리는 법과 팩트에 기반한 방송으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트리밍과 거대 미디어 그룹 사이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입니다.